[미디어스=조오련 칼럼] 요즘 정치권의 풍경을 보면 마음이 무겁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국회 본관 계단 앞에서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위험한 이재명을 막겠다”며 강한 어조로 출사표를 던졌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결국 또 하나의 정쟁이었다.
“제2의 6·25 전쟁”, “건국 전쟁” 같은 자극적인 표현을 거리낌 없이 내뱉는 모습에서, 정치인의 말이 국민에게 얼마나 깊은 상처를 줄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은 보이지 않았다. 국민의 아픔은 외면한 채, 분열과 공포를 앞세운 정치는 계속 반복되고 있다.
이는 단지 한 정치인의 문제가 아니다. 요즘 국민의힘 정치인들 대부분이 마치 누가 더 세게 말하나 경쟁이라도 하듯, 강한 언사와 자극적인 구호로 대권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그들이 외치는 말 속에는 ‘국민’은 없고, 오직 ‘적’만 남아 있다. 좌파, 선관위, 공수처, 민주당, 그리고 이재명까지. 국민의 삶은 뒷전이고, 상대를 향한 증오와 분노만이 난무한다.

그와 대조적으로, 이재명 후보는 출마 선언에서 “이번 대선을 대한민국이 새 희망의 미래를 여는 레벨업(Level-up)의 전기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70년의 위대한 성취를 넘어 세계를 주도하는 시대를 개척하겠다”는 말에는 적어도 국민을 두려움이 아닌 미래로 이끌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었다.
누구의 말이 옳은지는 국민이 판단할 몫이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국민은 지금 두 개의 전혀 다른 정치를 마주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쪽은 희망을 말하고, 다른 쪽은 불안을 키운다. 한쪽은 나아가자고 말하고, 다른 쪽은 싸우자고 한다.
지금 대한민국은 분열과 희망의 갈림길에 서 있다. 국민은 변화를 원하고, 삶의 개선을 바란다. 그러나 정치인들은 여전히 과거에 발목 잡힌 채, 정쟁과 권력 다툼에 몰두하고 있다. 이쯤 되면 묻지 않을 수 없다. 과연 지금 이 순간, 정치인들은 국민의 삶을 단 한 톨이라도 나아지게 하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는가?
오늘도 젊은 부모들은 육아와 생계 사이에서 허리가 휘고, 청년들은 월세 걱정에 밤잠을 설치며, 어르신들은 초라한 연금에 의지해 하루하루를 견딘다. 이들에게 '전쟁'이라는 말은 농담이 아니라, 삶의 고통을 증폭시키는 단어일 뿐이다. 이들에게 필요한 건 칼이 아니라, 따뜻한 손이다. 그 손으로 국민을 어루만지고, 신뢰를 쌓고, 내일을 함께 짓는 정치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 정치권이 외치는 ‘정권교체’, ‘정권재창출’이라는 말들 속에는 정작 국민이 보이지 않는다. 누구를 위한 정권이고, 누구를 위한 외침인가. 그저 권력을 위한 구호가 아닌가 의심스럽다.

최근 여당 일부 인사들의 발언과 태도는 국민을 국민으로 대하지 않고, 그저 ‘지배의 대상’으로 간주하는 듯하다. 이런 태도는 자유와 인권, 다양성이 존중되어야 할 민주사회에서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되레 북한의 통제 체제를 연상케 한다.
북한은 표현의 자유, 결사의 자유, 종교의 자유 등 기본적인 자유권을 체계적으로 부정하며, 다원주의를 철저히 억압한다. 독립 언론은 물론 시민사회와 노조도 허용되지 않고, 고문, 처형, 수감, 강제실종, 강제노역 등으로 국민을 통제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이러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징후는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 국민을 적대시하고, 상대 진영을 악마화하며, 권력만을 탐하는 정치가 계속된다면 우리는 어느 순간 그들과 다를 바 없는 길에 서 있을지도 모른다.
정치는 국민의 삶을 개선하고, 국민과 함께 걷는 일이 되어야 한다. 싸움이 아닌 책임을, 분열이 아닌 통합을 지향해야 한다. 정치는 결국 상처를 꿰매는 일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적을 세우는 칼이 아니라, 국민을 품는 손이다.
국민들은 요즘 정치권, 특히 국민의힘 정치인들의 모습에서 깊은 허탈감과 분노를 느낀다. 그들이 말하는 ‘나라’는 정말 국민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자기들 권력의 성을 더 높이 쌓기 위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나는 오늘도 글을 통해 말하고 싶다. 진짜 정치는 싸움이 아니라, 국민과 함께 걷는 일이라고. 지금, 그 길에서 우리는 누구를 선택할지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
권력은 사람을 시험하고 침묵은 죄를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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