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내가 구속되면 한 달 만에 이 정권 무너진다"

명태균 씨가 지난해 구속을 앞두고 A언론사에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이 담긴 녹음파일을 건네 대통령실을 압박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명태균 씨가 구속 전에 언론사를 윤 대통령 부부를 압박하는 메신저로 활용하고, 구속되면 언론사에 건넨 녹음파일이 보도되는 계획을 세웠다는 얘기다.

하지만 A언론사는 지난해 11월 명 씨로부터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증거를 입수했으나 현재까지 보도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A언론사는 명태균 씨로부터 자료를 확보했다는 사실관계만 대통령실에 알렸고, 윤석열 대통령과 배우자 김건희 씨는 이에 진노했다고 한다. A언론사가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증거를 쥐고 있어 윤 대통령 부부가 또 다른 압박을 느꼈다는 것이다. 

(왼쪽부터)명태균 씨,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씨 (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명태균 씨,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씨 (사진=연합뉴스)

25일 주진우 시사IN 편집위원은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명태균 씨는 (지난해)11월 14일 (구속 전)영장실질심사 전에 한 사흘 동안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 (휴대전화에서)USB에 자료를 담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윤석열, 김건희 둘이 위협을 받을 만한 일과 압박을 받을 만한 증거들을 넣었다. 그런데 (압박)메신저가 있다. 언론사"라고 말했다. 

주진우 위원은 "메신저가 언론사였는데 보도는 안 하고 용산에 보고한다. 이 사실을 안 윤석열, 김건희 진노한다"며 "그러면서 판이 깨진다"고 말했다. 진행자 김어준 씨는 "명태균이 자기 살려고 엑기스를 모아 용산에 보냈는데, 용산에 보낼 때 '나를 구속시키거나 내 말 안 들어주면 거간꾼이 된 언론사를 통해 터뜨려버리겠다'는 의지"라며 "그런데 언론사는 파일 전체를 용산에 보낸 게 아니라 '우리한테 이런 게 왔다' 쥐고 있고 싶었던 것"이라고 물었다. 이에 주진우 위원은 "네"라고 답했다. 

김어준 씨가 "윤석열이 보기에는 이중 협박인 것 아니냐. 명태균으로부터의 협박이기도 하고, 언론사로부터의 협박이기도 한 것"이라고 하자 주진우 위원은 "이중 협박 중에서 그 언론사 협박에 (윤석열 대통령이)더 화를 냈다"고 전했다. 주진우 위원은 "(윤석열 대통령이)'니네들이 감히? 폐간시켜버릴 거야' 여기까지 간다"면서 "(A언론사는)아무런 보도도 안 한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 입장에서는)이게 더 위협·협박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했다.  

김어준 씨는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명태균은 이제 곧 가둘 텐데, 가둘 수 없는 언론사가 명태균으로부터 저걸 받았다"며 "(명태균 씨는)자기를 살릴 수는 없지만 구속되면 '당신들이 터뜨리십시오'하고 줬는데 언론사가 명태균 말 듣고 터뜨릴 리는 없다. 자기 필요에 의해 터뜨릴지 말지 할 것"이라고 했다. 김어준 씨는 "(A언론사가 대통령실에)'우리한테 들어왔는데 저쪽에서 그렇게 협박한다' 말만 전달했고, 그러자 이중의 협박을 받은 용산에서 화가 난 것이다. 이게 계엄의 이유 중 하나가 될 수 있겠다"고 했다. 

2월 25일 주진우 시사IN 편집위원이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의 휴대전화 내부에 있는 자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월 25일 주진우 시사IN 편집위원이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의 휴대전화 내부에 있는 자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4일 주진우 위원은 지난 2022년 5월 9일 명태균 씨와 김건희 씨가 나눈 통화 녹음파일을 입수해 공개했다. 2022년 6월 창원의창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태균 씨는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공천을 따내기 위해 윤 대통령 부부를 접촉했다. 

공천 심사 발표 전날인 2022년 5월 9일 윤 대통령은 명 씨와의 통화에서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명 씨 통화 40분 후인 오전 10시 49분, 김건희 씨는 명태균 씨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당선인이 지금 전화를 했는데 당선인 이름 팔지 말고 '그냥 밀으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건희 씨가 "권성동하고 윤한홍이 반대하지 않나"라고 묻자 명태균 씨는 "그렇다. 당선인의 뜻이라고 윤상현을 압박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김건희 씨는 "너무 걱정 말라. 잘 될 거니까 지켜보자"고 했고 명태균 씨는 "잊지 않겠다. 내일(대통령 취임식에서) 같이 뵙겠다"고 했다. 2022년 5월 10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는 김영선 전 의원을 창원의창에 단수 공천했다. 

주진우 위원은 자신이 입수·공개한 김건희-명태균 녹음파일은 A언론사가 입수하고 보도하지 않은 것 중 하나라고 했다. 주진우 위원은 자신이 입수한 공천개입 의혹 자료들을 "다 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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