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김건희 씨의 총선 개입 의혹 불똥이 이준석·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에 튀었다.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김건희 씨로부터 '김상민 검사 당선을 지원하라'는 요구를 받고 분개했다는 내용이 이른바 '칠불사 회동'에서 거론됐다는 얘기로 이준석 의원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천하람 의원은 '김상민 검사에 대한 언급은 있었다'고 했다.
20일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 법률대리인 남상권 변호사는 언론에 김건희 씨가 지난해 2월 18일 텔레그램으로 김영선 전 의원과 김해 출마 문제를 논의한 뒤 연락했다는 명태균 씨 주장을 전했다.
명태균 씨는 김건희 씨가 김영선 전 의원에게 전화해 "김상민 검사의 당선을 지원해라. 그러면 선거 후 장관 또는 공기업 사장 자리를 주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김건희 씨 연락을 받은 김영선 전 의원은 "김건희가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지난 대선 때 얼마나 죽을힘을 다해 도왔는데"라며 "자기 사람 공천 주려고 5선 의원인 나를 자르고 거기에 더해 나보고 그 사람을 도우라 하다니. 나는 밸도 없나"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날 밤 김영선 전 의원은 창원 의창 지역 출마를 포기하고 김해갑에 출마한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앞서 명태균 씨는 지난 17일 남상권 변호사를 통해 지난해 2월 16일~19일 김건희 씨가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와 "김상민 검사가 국회의원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 말했다고 주장했다. 김건희 씨가 명태균 씨에게 "선생님, 김상민 검사가 조국 수사 때 정말 고생 많이 했어요"라며 "김상민이 의창구 국회의원 되게 도와주세요. 김영선 의원은 어차피 컷오프라면서요"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명태균 씨는 김건희 씨가 "김종양은 문재인 정부의 부역자이고, 지난 대선 때 누가 대통령이 될지 모른다면서 집에서 놀다가 대선 끝나니 한 자리 하려고 기어나온 기회주의자"라며 "그런 사람이 국민의힘 의원이 되면 되겠습니까?"라는 말도 했다고 주장했다.
2024년 2월 김상민 검사는 김영선 전 의원 지역구인 창원 의창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해 3월 2일이 되어서야 김종양 전 인터폴 총재와 배철순 전 대통령실 행정관의 경선을 확정짓고 김영선 전 의원과 김상민 검사를 컷오프했다. 김종양 전 총재는 경선에서 승리해 현재 국회의원 신분이다.
남상권 변호사는 2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통화에서 김영선 전 의원의 격분과 칠불사 회동은 연결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1일 명태균 씨, 김영선 전 의원, 이준석 의원, 천하람 의원이 칠불사에서 만난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이에 더해 김영선 전 의원이 칠불사 회동에서 김건희 씨가 등장하는 텔레그램 사진을 보여주며 개혁신당 비례대표 1번 공천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칠불사 회동이 지난해 9월 뉴스토마토 보도로 알려지자 이준석 의원은 김영선 전 의원의 제보내용이 빈약하고 완결성이 없어 현장에서 요구를 거절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20일 MBC <뉴스데스크>는 이준석 의원이 "김 여사가 김 전 의원 대신 김상민 검사를 넣고 싶어한다는 건 이전부터 돌았던 얘기"라며 "칠불사에서 구체적으로 해당 사안을 들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천하람 의원은 "회동에서 김상민 검사 언급은 있었지만 대가에 대해선 듣지 못했다"고 했다.
같은 날 한겨레는 개혁신당은 김상민 검사가 공천을 받았으면 김건희 선거 개입을 폭로하려했다는 개혁신당 관계자 발언을 [단독] 보도했다. 한겨레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을 수사한 창원지검은 개혁신당 관계자 ㄱ씨에게서 '김상민 검사가 공천을 받았으면 (김 여사의 공천 개입 폭로) 기자회견을 했을 텐데, 공천을 받지 못해 기자회견을 취소했다'는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ㄱ씨는 검찰에 “저희가 생각했던 공천 개입 정황은 ‘김 여사가 김상민 검사를 창원 의창에 넣으려고 김 의원을 김해갑에 보내는 것’이었는데 막상 김 검사가 공천을 받지 못해 기자회견을 할 만한 정황이 부족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겨레는 "천하람 의원이 기자회견문 초안까지 작성했지만, 지난해 3월 2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김 검사를 공천에서 배제하자, 기자회견 계획을 접었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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