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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팔이’의 복사판 ‘리멤버 아들의 전쟁’, 완성도 버리는 순간 진짜 위기는 시작된다[블로그와]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자이미 | 승인 2016.02.11 14:41

<리멤버-아들의 전쟁>을 보면서 많은 시청자들은 피로감을 호소한다. 이런 현상이 더욱 도드라질 수밖에 없는 것은 tvN이 보여준 드라마의 완성도가 지상파를 능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확연하게 비교가 가능한 상대가 있다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불행한 일이 될 수밖에 없다.

SBS 드라마 왕국의 몰락;
용팔이와 리멤버-아들의 전쟁이 보여준 처참한 현실

SBS는 지난해 사회적 부조리를 비판하는 드라마로 큰 관심을 받았다. 시청률이나 화제성에서 SBS는 다른 방송사를 압도했다. 물론 몇몇 드라마의 폭발적인 인기가 존재하기는 했지만 전체적인 흐름에서 SBS는 '드라마 왕국'이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모습이었다.

자타공인 '드라마 왕국'이란 평가를 받았던 SBS가 변하기 시작했다. <용팔이>를 시작으로 SBS는 작품의 완성도보다는 돈이 되는 방식으로 모든 것을 변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탄생한 것이 바로 <리멤버-아들의 전쟁>이다. 마치 복사판처럼 <용팔이>의 형식을 그대로 차용한 이 드라마는 돈은 벌었지만 SBS가 더는 '드라마 왕국'일 수 없음을 명확하게 했다.

   
▲ SBS 수목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

SBS의 이런 선택은 지금 당장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지속될 수 없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돈벌이를 위해서는 가장 극단적인 방식도 용납되는 상황은 결국 시청자들이 떠날 수밖에 없는 이유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영화 시나리오를 쓰던 작가를 영입한 것까지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개연성도 없는 4회 분량의 이야기로 긴 시간을 채워야 하는 상황은 결국 당혹스럽게 만들 수밖에 없었다.

스타 마케팅과 막장 시스템을 결합시킨 SBS의 시도는 높은 시청률로 화답했다. 욕 하면서도 본다는 막장 스토리는 이미 막장에 길들여진 많은 시청자들에게 동일한 공식과 감성으로 다가왔다. 그들에게 이야기의 완성도는 필요 없다. 그저 유명한 스타들을 보고, 그들을 괴롭히는 악당을 응징하기만 하면 그만이라는 식의 이 단순함은 당혹스럽게도 높은 시청률을 보였다.

SBS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용팔이>에게 연말 시상식에서 큰 상으로 보답했다. 이런 성공 신화는 유승호를 앞세운 <리멤버-아들의 전쟁>으로 복제를 시도했다. <용팔이>와 <리멤버-아들의 전쟁>은 판박이처럼 닮아있다.

스타 마케팅과 막장 시스템을 결합한 행보는 결국 SBS의 향후 드라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여전히 지상파에서 유사한 시간대 막장 드라마 대결을 벌이고 있는 것처럼 이들의 성공 방식은 이후에도 이어질 수밖에는 없으니 말이다.

   
▲ SBS 드라마 <용팔이>

SBS의 행보와 달리 tvN은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시그널>이 이들의 비교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도 흥미롭다. 이제는 다 알려졌듯 <시그널>은 2015년 후반기 <용팔이> 자리에 편성되었던 드라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퇴짜를 맞고 tvN에 편성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SBS는 돈이 안 된다는 점에서 퇴짜를 놨지만 tvN은 걸작이라는 이유로 큰 기대를 가졌다. 그리고 그들의 기대처럼 하나의 사회적 현상을 만들었던 <응답하라 1988>의 후속이면서도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장르 드라마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엄청난 성공이 아닐 수 없다.

7%대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시그널>은 <리멤버-아들의 전쟁>에 비해 절반 정도 밖에는 안 된다. 단순히 시청률이라는 지표만 본다면 당연히 후자의 승리다. 하지만 지상파가 가지고 있는 프리미엄과 기존 시청률 조사 방식을 생각해보면 이 지표가 모든 것을 증명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SBS와 tvN은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사회적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며 완성도와 화제성에서도 전반적으로 큰 성취를 가졌던 SBS는 이번에는 돈을 좇는 선택으로 노골화되었다. 드라마의 완성도가 아닌 수익률에만 집착한 SBS의 시도가 성공을 할 수 있을지 알 수는 없다.

   
▲ tvN 금토드라마 <시그널>

지상파가 아닌 케이블은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tvN의 시도는 흥미롭다. 지상파가 '막장'이라는 굴레에 빠져 출구를 찾지 못하는 것과 달리, tvN의 정석을 추구하고 있다. 완성도가 높으면 당연히 시간이 걸리겠지만 성공할 수밖에 없다는 당연한 진리를 실험 중이다.

여전히 장르 드라마가 대중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시그널>이 보여주고 있는 가치는 흥미롭다. OCN에 편성되는 것이 어울려 보였던 장르 드라마의 성공은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의 후속작인 <피리부는 사나이>로 다시 한 번 새로운 시도를 할 것으로 보인다.

극의 완성도에 그 무엇보다 큰 가치를 두고 있단 점에서 tvN의 시도는 흥미롭다. 당장의 수익보다는 드라마와 완성도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은 곧 장기적으로 tvN의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킨다는 점에서 큰 의미로 다가온다. 한두 편의 드라마로 모든 것을 정리할 수는 없지만 전체적인 흐름의 차이는 결국 큰 결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지상파 프리미엄을 누리며 극단적으로 상황을 몰고 가는 SBS의 현실과 달리, 후발주자였던 케이블의 tvN의 야심찬 도전은 판도 자체를 흔들 수밖에는 없어 보인다. 개국 10주년이 된 tvN은 지상파와 달리 '막장'을 버리고 '명품'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들의 행보가 기대된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자이미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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