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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멤버 아들의 전쟁 2회- 남궁민과 박성웅, 광기의 충돌이 흥미롭다[블로그와]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자이미 | 승인 2015.12.11 11:07

기억이 사라져가는 아버지는 억울한 살인자가 되었다. 국선변호사는 처음부터 의지도 없었고 법정에서는 더욱 형편없는 무의미한 존재로 드러났다. 이 상황에서 진우는 동아줄을 발견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이 맡은 사건은 성공시킨다는 조폭 변호사 박동호가 바로 그 존재다.

박동호와 남규만 광기의 충돌;
극과 극은 통한다, 극단적 경계는 강력한 전선을 형성했다

조폭이 될 수도 있었던 박동호는 조폭 두목의 권유로 법 공부를 했다. 권투선수였던 아버지의 장례식 장. 누구도 찾아와 주지 않는 그 처량한 곳을 조폭 두목이 찾아주었고, 그 자리에서 동호는 그 사람과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고 한다.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 굵고 짧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비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어린 동호는 차를 멈춰 세웠다. 그리고 자신도 조폭의 길을 가겠다고, 그렇게 할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하지만 조폭 두목의 한 마디는 동호의 인생 전체를 바꿔놓았다. 우리 같은 사람들은 법을 알고 있는 이들에게는 아무리해도 이길 수가 없다고 말한다.

   
▲ SBS 새 수목드라마 <리멤버- 아들의 전쟁>
힘겹게 변호사가 된 박동호는 당연하게도 조폭들의 법적인 문제를 해결해주는 존재가 되었다. 그리고 그 역시 조폭들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 사회의 악이라 불리는 조폭들을 대변하는 변호사에게 뭔가 기대를 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으로 다가오는 이유다.

일호그룹의 아들이자 후계자인 남규만은 모든 것을 다 가진 존재다. 최고 위치에 올라서 있는 그는 세상 무서울 것이 없는 존재이다. 그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는 그는 언제나 주먹이 앞선다. 그 주먹은 누구도 가리지 않는다. 자신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존재라면 어떤 자리에서든 주먹을 휘두르는 그는 재벌 후계자라기보다는 조폭이나 양아치에 가까운 존재다.

일호그룹에는 남규만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의 여동생인 남여경은 법대생이다. 부족할 것 없이 자란 그녀는 좋은 학업 성취도를 보이는 수재다. 문제는 탁월한 능력을 가진 그녀가 바라보는 세상이 남규만과 크게 다르지 않단 점이다. 법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사람이 될 수밖에 없음은 학교 동창인 이인아가 증명한다.

남여경이 철저한 승부사로 키워지며 법 역시 승자와 패자가 명확하게 갈리는 도박판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즐기는 존재라면, 인아는 철저하게 '정의'에 방점을 찍은 존재다. 그는 "진실은 사실을 이길 수 있다"는 말로 자신의 법 철학을 이야기한다.

기억을 상실해가며 억울한 살인자 누명을 쓰게 된 서재혁과 과잉기억증후군에 시달리는 아들 서진우라는 극과 극의 캐릭터만이 아니라, <리멤버-아들의 전쟁>은 극단적인 캐릭터들의 충돌을 담고 있다. 법정에서 검사와 변호사가 하나의 진실을 가지고 치열하게 싸우듯 현실 속에서도 이런 극과 극이 서로 충돌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 SBS 새 수목드라마 <리멤버- 아들의 전쟁>
모든 것을 가진 자들은 억울함이 덜하다. 하지만 가지지 못한 자들은 억울한 일을 당해도 이를 풀어낼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무지함은 곧 절망으로 다가오고 그 헤어 나올 수 없는 상황은 곧 침몰로 이어진다. 사회 안전망이 전무한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약자는 강자와 대등한 싸움을 할 수 없는 구조적인 한계를 품고 있다.

중산층이 붕괴되며 벌어지는 사회적 문제는 심각한 수준으로 확장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극단적 상황을 바로잡아야 할 위정자들이 오히려 이런 격차를 가속화시키는 일만 하고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제대로 된 정치꾼들이 존재하지 않는 사회가 얼마나 위험한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우린 지독한 방식으로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극단적인 경계에 서 있는 이들의 충돌과 대결은 결국 <리멤버-아들의 전쟁>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이 될 것이다.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이들이 과연 이 거대한 자본의 힘과 어떻게 맞서 싸울 수 있을지가 궁금해진다.

1회에서 탁월한 기억 본능을 보여주었던 진우와 사고 후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아버지 재혁의 이야기가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2회에서는 그들의 과거 이야기도 등장했다. 가난했지만 행복한 웃음이 떠나지 않았던 재혁 가족은 그날도 교통법규를 철저히 지키며 이동 중에 말도 안 되는 사고로 모든 것을 잃고 말았다. 화물차와 직접 충돌해 오른쪽에 앉아 있던 엄마와 형을 잃어버린 진우의 고통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컸다.

진우와 아버지는 그래도 열심히 살려고 노력했고 언제나 서로를 챙겨주며 행복했다. 그 말도 안 되는 사건 현장에 진우와 재혁이 서 있기 전까지는 말이다. 돈 권력에 의해 철저하게 준비된 이 사건은 그렇게 아무 것도 가진 것 없는 재혁을 살인범으로 몰아세우며, 진범은 철저하게 감춰진 채 마녀사냥이 시작됐다.

   
▲ SBS 새 수목드라마 <리멤버- 아들의 전쟁>
조폭 두목을 빼내 와야 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이 동호에게 주어졌다. 문제는 안하무인에 돈도 안 통하는 괴물 같은 남규만이 그 상대라는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를 뒤쫓던 동호가 기회를 잡았다. 규만이 친구를 만나기 위해 건축 중인 건물 옥상에서 은밀한 이야기를 하는 현장에 동호는 막무가내로 들어선다.

남규만이 귀국 후 친구들과 마약 파티를 했다며 그 증거를 모두 담고 있다는 말로 그를 부추긴 동호는 폭력의 희생자를 자처한다. 존재하지도 않는 증거를 내세워 주먹질과 발길질을 모두 받아낸 동호는 그렇게 조폭 두목을 구해냈다. 철저하게 계산된 동호의 방식은 남규만을 절망으로 이끌었다. 옆 건물에서 모든 것을 준비하고 촬영하던 조폭 무리들로 인해 남규만은 어쩔 수 없이 동호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으니 말이다.

돈만 준다면 어떤 사건이든 해결해준다는 박동호에게 진우는 희망을 건다. 국선변호사라는 자는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유죄를 확정하고 있었다. 말투도 어눌하고 법정에 처음 서는 날 긴장을 이기지 못하고 술까지 마시고 등장한 그자에게 아버지를 맡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단기간에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았다. 진우는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시키는 방법을 찾았고, 그게 카드 도박이었다. 진우는 도박장에서 엄청난 돈을 따냈다. 하지만 그런 도박장에서 돈을 딸 수는 있지만 가지고 나갈 수는 없는 일이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정의감에 불타는 인아가 현장에 등장했고 기지를 발휘해 그곳을 빠져나온다. 옥상까지 잘 피하기는 했지만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그들을 구한 것은 다시 진우다. 지나가는 모래를 실은 트럭을 도주의 도구로 사용한 진우는 그렇게 박동호에게 1억이라는 현금을 던지며 아버지의 변호를 맡아 달라 한다.

   
▲ SBS 새 수목드라마 <리멤버- 아들의 전쟁>
돈만 주면 뭐든지 하는 존재이기는 하지만 이길 수 없는 게임을 절대 하지 않는 게 박동호의 전략이었다. 절대 이길 수 없는 승부라고 생각해 거절했던 동호는 자신의 일을 돕는 조폭들을 통해 증거를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그는 진우 아버지의 변호인이 되어 법정에 서게 된다.

'서촌 여대생 살인사건'의 범인은 처음부터 남규만이었다. 범인이 드러난 상황에서 진범을 밝혀내는 과정은 단순해질 수밖에 없다. 범인이 오리무중일 경우에는 그 범인을 찾아내는 과정을 통해 흥미로운 재미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범인이 모두에게 드러난 상황에서는 이런 재미를 느낄 수가 없다.

시청자들이 모두 알고 있는 범인을 앞두고 이를 법정에 세우려는 이들의 노력은 결국 범인 찾기가 아닌 사회적 한계와 문제를 이야기할 수밖에 없도록 요구한다. 살인을 저질러도 돈만 있으면 법적인 처벌을 받지 않는 이 황당한 현실에서 재벌 후계자인 남규만의 역할은 흥미롭고 중요하게 다가온다.

조폭에 의해 키워진 변호사 박동호와 안하무인 재벌 후계자 남규만이 처음 만난 자리에서 보여준 광기의 충돌은 흥미로웠다. 드라마의 재미를 위해서도 이들의 존재감은 강력해야 한다. 과잉기억장애를 가진 진우는 모든 것을 기억하는 초능력자와 유사한 존재다. 물론 모든 것을 기억한다는 것은 잊고 싶은 것들마저 기억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잊고 싶은 그 사고의 기억을 생생하게 기억한 채 살아가야 하는 진우는 이제 아버지마저 잃을 수도 있는 상황에 처했다. 그가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스스로 변호사가 되는 것은 당연하고 필연적인 결과다. 이 과정에서 원톱 진우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어줄 존재가 바로 박동호와 남규만이라는 존재다.

범인을 추적하고 찾아내는 방식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범인을 드러내놓은 채 그를 법정에 세우는 것이 목적인 <리멤버-아들의 전쟁>은 명확한 노선을 보여주고 있다. 법이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과 함께 천민자본주의가 뿌리 내린 대한민국의 현재를 적나라하게 보여줄 수밖에 없는 이드라마는 그래서 흥미롭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자이미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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