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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인사의 확고한 철학 “SBS는 좌편향”시청자미디어재단 이석우, 방통위 출입기자 18명에 95만7천원 식사 대접 “살살해 달라”
박장준 기자 | 승인 2015.06.30 14:42

이석우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의 철학은 분명했다. 이석우 이사장은 30일 방송통신위원회 출입기자들과 오찬 자리에서 자신은 ‘낙하산’이 아니고 전문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과거 트위터에 “YTN에는 좌편향 시청자가 많은 것 같다” “SBS 좌편향”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는 “자유언론인 시절에 나온 일시적인, 강한 표현이었다”고만 해명했다. ‘아직도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SBS가 출연요청을 해왔고 세 차례에 걸쳐 출연 준비를 끝냈지만 SBS는 하루 전에 출연 취소를 통보했다”며 과거 발언이 자신의 철학과 소신에서 나온 것임을 확인했다.

   
▲ 5월18일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으로 이석우 씨가 취임했다(사진=방통위)

그는 연합뉴스, 세계일보에서 기자로 활동했다. 평화방송에서는 앵커와 보도국장을 지내면서 종편 식 저널리즘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후 그는 ‘시사평론가’로 활동했다. 2013년 종합편성채널에서 출연해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종북으로 보는 사람들이 일부 있다”며 “저는 종북으로 보지 않는데 결과적으로는 종북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는 “사람을 쏘아는 보는데 일반 사람들처럼 정말 미워서 쏘아보는 그런 건 아니고, 부드러운 분위기도 있고 깊이도 담겨있게 쳐다보니까 사람이 뭔가 찔리는 것”이라는 칭송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석우 이사장은 자유언론인으로 활동한 1년여 동안 종편과 트위터를 통해 정부여당 편향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그가 여당 편향 발언과 막말로 활동하던 2014년 초 국무총리실 공보실장으로 ‘영전’했다. 안대희 문창극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거치고 지난 2월 정홍원 총리가 퇴임한 직후 총리실을 나왔다. 이런 그가 진두지휘할 정책영역은 공교롭게도 ‘시청자’와 ‘미디어교육’이다. 그는 총리실을 나온지 석 달 만에 방통위 산하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이 됐다.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낙하산’ 논란과 야당 추천 상임위원들의 반대에도 임명을 강행했다. 방통위는 그에게 연봉 1억1100만원의 자리를 3년 간 보장했다.

기자간담회는 시청자미디어재단에서 먼저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석우 이사장이 기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던 셈이다. 이석우 이사장은 30일 곤드레나물밥, 간장게장, 불고기, 맥주 등 95만7천원짜리 밥상을 차려놓고 기자들에게 자신의 과거 발언과 낙하산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문제적 발언이 “찬반 대결구도로 몰아가는 종편의 특수한 방송환경” 때문이었고, “자유언론인 시절 일시적으로 쓴 강한 표현”이라고 둘러댔다. “기자들은 기사 쓸 때 다 강한 표현을 쓰지 않느냐”고도 했다.

그의 막말은 소신에서 나왔다. 미디어스는 ‘YTN 시청자는 좌편향, SBS는 좌편향이라는 생각은 지금도 같나’라고 여러 차례 물었으나 그는 끝까지 답변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한 기자는 “그것이 평소 철학이라면 업무 중에 발현된다”고 지적했으나, 이석우 이사장은 “기자에게도 개인 철학과 정치적 소신이 있을 수 있지만 일할 때 그것을 집어넣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자격요건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이석우 이사장은 “그렇게 자격요건을 확대하면 아무도 (공직을) 못한다”고 받아쳤다. 업무를 할 때는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드러내지 않겠다는 의례적인 답변이었다. 기자들 반응은 냉랭했다. 그는 “때리더라도 살살 부탁한다”는 말로 기자간담회를 끝냈다.

시청자미디어재단은 미디어 복지와 미디어 진흥, 그리고 방송광고시간 모니터링을 하는 조직이다. 소신이 확고하고 심지가 굳은 우편향 인사가 연간 240억원의 혈세를 운용하는 조직의 수장이 됐다. 내년 울산미디어센터가 출범하고, 자유학기제와 미디어교육을 실시하는 학교가 늘수록 예산과 직원도 늘어난다. 벌써 재단 경영기획실장 자리에 청와대 낙하산 인사가 내려앉을 준비를 하고 있다. 이석우 이사장은 “아직 3배수를 보고 받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재단은 출범 초기부터 ‘낙하산에 낙하산’ 논란으로 분위기가 흉흉하다.

기자들 사이에서는 “낙하산은 지겹다”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는 이야기가 흘러 나온다. 시청자미디어재단은 이사장이라는 첫 단추를 잘못 꿰었다. 이석우 이사장은 미디어센터와 자신의 활동을 지켜보면서 비판할 것이 있으면 비판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격론’을 환영한다며 언제든 연락을 주면 만나겠다고 했다. 그가 공언한 대로 “국가를 위해” 이사장 직에 지원했고, 그리고 용퇴할 생각이 없다면 7월8일 시청자미디어재단 출범기념식에서는 격론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 그는 소신을 더 분명하게, 공개적으로 밝혀야 한다.

   
▲ 30일 이석우 이사장은 과천정부청사 주변의 한 식당에 방통위 출입기자들을 초대했다. 이석우 이사장은 기자 18명에게 곤드레나물밥, 불고기, 간장게장을 대접했다. 총 식사비용은 95만7천원이었다. 재단은 휴대전화 보조배터리도 선물로 나눠줬다. 사진은 불고기가 나오기 전 모습. (사진=미디어스)

박장준 기자  wesh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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