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에 출연해 ‘노무현 종북’ 등 망언으로 논란을 빚었던 이석우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이 낙하산 비판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미디어재단 초대 이사장으로 최종 임명됐다. 하지만 ‘부적절’ 인사라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고, 이 이사장의 박근혜 편향 발언들과 야권인사들에 대한 비방·조롱성 발언들이 새롭게 드러나 파문이 계속되고 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민희 의원은 19일 <낙하산 이석우, 친박근혜 트윗 종결자> 보도자료를 통해 이석우 전 비서실장이 트위터를 시작(2013년 7월)하고 국무총리 공보실장으로 임명되면서 활동을 중단(2013년 3월) 전까지 작성한 트윗 613건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이 이사장은 정치평론가를 하며 종편에 출연하던 시절 트위터를 통해 정치편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드러났다.

▲ 18일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으로 이석우 씨가 취임했다(사진=방통위)
이석우 “국정원 대선개입, 거짓선동”…청와대의 채동욱 찍어내기는 당연?

박근혜 정부의 정통성 문제와도 관련된 국정원 및 군사이버사령부 대선·정치개입 사건에 대해 이석우 이사장은 “일부 내용 문제될 수 있으나 개인견해”라며 “군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친북정책 비판글을 조직적 선거개입이라고 하는 것은 국가를 부정하고 무서운 종북행위”라고 주장했다. 이 이사장은 국정원대선정치 개입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에겐 여지없이 ‘종북’이라는 꼬리표를 붙였다. 또한 “거짓선동”, “악의적인 정치공세”라고도 비판했다.

“댓글 사건 대통령 사과 요구는 대선패배 책임을 상대에 뒤집어씌우는 가장 비열하고 악의적인 정치공세다…(중략)…야당이 선동하는 것처럼 광범위한 여론조작 아니죠. 댓글 규모가 전체의 0.001%도 안 돼 조직적 개입으로 보기도 어렵고 일부 내용 문제될 수 있으나 개인견해 표현일 수 있죠. 야당 지자체에서 작년 되레 댓글 선거개입 유지 판결났죠. 거짓선동들 하지마세요. 대선개입이라고 주장한 건 천6백건인데 그건 검찰 얘기도 아니고 뉴스타파의 주장일 뿐입니다. 국정원 트윗활동은 바로 노무현정권이 적극하라고 한 겁니다. …(중략)…검찰이 댓글 120만건 추가 발견, 공소장 변경하겠다는데 침소봉대죠. 군으로서 당연해야할 친북정책 비판글을 조직적 선거개입이라고 하면 우리 군 손발은 완전 묶어놓고 북의 사이버침투는 무한허용하자는 것. 이거야말로 국가부정, 무서운 종북행위”

최민희 의원은 “이석우 이사장이 문제가 없는 것이라고 감싼 것과 달리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법원으로부터 선거법 위반 유죄 판결을 받아 수감중”이라며 “연제욱·옥도경 전 군사이버사령관들 역시 군사법원에서 정치관여로 유죄판결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 (자료=최민희 의원실)

국정원 대선·정치개입 사건과 관련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려했던 채동욱 검찰총장은 청와대에 밉보여 결국, ‘혼외자’ 관련 논란으로 물러났다. 이와 관련해서도 이석우 이사장은 문제를 철저히 채 전 총장의 책임으로 돌렸다.

이석우 이사장은 “채 총장 사임놓고 외압이니 정권개입이니 하는데 배경은 실체도 없는 국정원 댓글 대선개입 무리한 기소와 경찰 사이버팀 동영상 짜깁기 등으로 나라를 혼돈에 몰아놓고 결정적으로 혼외자식 해명 기피함으로서 검찰수장으로서의 자격, 자질 미달”이라며 검찰총장의 자리에 대해 “나라에 누가 되지 않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와대의 채동욱 총장 ‘찍어내기’에 대해서도 “나라와 검찰에 혼란을 초래하면 당연히 국정운영주체 측에서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라고 감쌌다. 수사를 하다가 쫓겨난 윤석열 팀장에 대해서도 “자기가 서울지검차장이고 지검장이고 검찰총장이고 법무장관인가?”라고 조롱했다.

기초연금공약 이행 파기…이석우, “안간힘쓰는 박 대통령에 막말 안 돼”

이석우 이사장은 시종일관 △기초노령연금 공약 파기,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유출, △국정원 개혁 요구, △철도파업 등 다수의 사건사고에 대해 박근혜 정권을 보위하는 쪽에서 바라봤다.

이석우 이사장은 박근혜 정부의 대표적 공약 파기로 거론된 ‘기초노령연금’과 관련해 “기초연금공약 이행방안에 안간힘쓰는 박 대통령에게 먹튀라 막말 퍼붓는 민주당”이라며 “세수결손상황에 이행시기조정 불가피한 기초연금공약 약속이행에 안간힘 쓰는 박대통령에게 야권은 공약사기라고?”라고 지적했다. 공약을 지키지 못한 쪽이 아닌 공약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질책하는 야권에 화살을 돌린 셈이다.

▲ (자료=최민희 의원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유출 사건에 대해서도 이석우 이사장은 노무현 대통령이 NLL포기발언으르 사실로 단정하고 비난했다는 게 최민희 의원의 주장이다. 실제 이 이사장은 트윗을 통해 “(문재인 대표는)NLL포기 맞다면 정계 은퇴한다면서 1년 동안 나라혼돈 이끌었으니 친노진영의 NLL, 종북여부 해명 먼저”라며 “퇴진이 본인과 나라위해 현명할 듯”이라고 막말을 퍼부었다. 하지만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은 대화록 유출과 관련해 유죄를 받은 바 있다. ‘철도파업’에 대해서도 이 이사장은 “민노총, 민주당, 통진당이 합세해 또 나라와 정국을 흔든다”며 “철도마피아도 이참에 뿌리 뽑아야. 국민의 발을 인질로 삼는 노조이기주의”라고 몰아붙였다.

이석우 이사장은 국정원 개혁 요구에 대해서도 “김한길 대표가 노숙투쟁까지 하는 건 당내 다수파인 강경 친노세력의 리더로 추인 받아보려는 몸부림”이라며 “토사구팽된 손학규 전 대표의 전철 가능성 높다”고 조롱했다. 이 밖에도 이 이사장은 ‘노무현, 종북’ 발언 이후 자신들에게 쏟아지는 질책에 대해 “좌편향 시청자가 많은 것 같다”고 시청자 탓을 돌리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백설공주…문재인·안철수는 난장이”

이석우 이사장은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 바라기성 발언들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었다. 특히, 종편에 출연해 “(박근혜 대통령이)사람을 쏘아는 보는데 일반 사람들처럼 정말 미워서 쏘아보는 그런 건 아니고, 부드러운 분위기도 있고 깊이도 담겨있게 쳐다보니까 사람이 뭔가 찔리는 것”이라고 칭송한 바 있다. 트위터에서도 이 같은 기조는 이어졌다.

▲ (자료=최민희 의원실)
이석우 이사장은 ‘민주당의 새누리당(박근혜대표의 한나라당)따라하기와 차이점’이라며 “목적이 국민이냐와 정치인 자신이냐”이라고 주장했다. 박근혜 대표의 사학법개정에 반대해 장외투쟁을 벌이거나 천막당사를 운영한 것은 모두 국민들을 위한 것이라는 뜻이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의 국정원 대선개입에 대한 대통령 사과를 촉구하며 진행된 장외투쟁은 ‘정쟁’일 뿐이라는 주장이었다.

또한 이석우 이사장은 ‘박정희-김대중-김영삼과 박근혜-문재인-안철수의 같은점/다른점’이라면서 “앞은 필살애증의 교향곡이고 뒤는 백설공주와 두 난장이의 마이너리티리포트”라고 주장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백설공주’로 문재인·안철수 의원은 난장이로 묘사해다는 게 최민희 의원의 설명이다.

최민희 의원은 이석우 이사장의 9개월간의 트윗을 분석한 결과 “줄기차게 야당을 폄훼하고 공격한 반면 박근혜 대통령 극단적 편향성을 드러냈다”며 “이 씨의 극단적인 정치적 편향성은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은커녕 국무총리 공보실장과 비서실장 자리에도 부적격이었던 인물임이 확인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자신의 발언에 항의한 시청자를 두고 ‘좌편향 시청자’로 매도했던 인물이 어떻게 시청자의 권익과 방송참여 증진을 위한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이 될 수 있겠느냐”고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