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사장 퇴진 및 공정방송 쟁취를 위한 2012년 170일 파업에 참가한 후, 업무에서 배제돼 2013년 4월 MBC를 퇴사한 문지애 아나운서가 “방송을 하고 싶어서 프리 선언을 했다”며 “파업 이후 회사에서 필요하지 않은 존재가 됐더라”고 말했다.

2일 오후 8시 40분 방송된 tvN 현장토크쇼 <택시>에는 각각 KBS, MBC를 떠나 프리 선언을 한 오정연 아나운서와 문지애 아나운서가 출연했다. 이날 문지애 아나운서는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이하 MBC노조)의 2012년 170일 파업 이후, 회사에서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 되었다고 털어놨다.

▲ 2일 방송된 tvN 현장토크쇼 <택시>

문지애 아나운서는 퇴사 이유에 대해 “저는 방송을 하고 싶어 나온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회사에서 더 이상 제가 필요하지 않은 존재가 됐더라. 파업 이후에…”라며 “어쨌든 저는 그때 당시에 제 청춘을 모두 쏟아 부었던 회사에서 더 이상 내가 필요한 존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필요하지 않은 곳에서 왜 스스로 비참하다 느끼며 이곳에 머물러 있는가, 그래 지금까지는 MBC라는 세계 안에서만 내가 갇혀 있었다면 이제는 정말 밖으로 한 번 나와보자, 그리고 ‘너 방송하고 싶어서 방송국 들어왔는데 지금 방송 못하잖아. 그럼 방송하러 나가야지?’ 하고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택시> 촬영은 오정연 아나운서의 전 직장인 KBS가 위치한 서울 여의도에서 이루어졌다. 오정연 아나운서는 촬영 중 옛 동료를 만나기도 했다. 이를 본 문지애 아나운서는 오정연 아나운서에게 “(퇴사 후에도) 회사 근처에 잘 가느냐”며 “저는 회사 나오고 회사 주변을 안 갔다. 너무 마음이 불편해 못 가겠더라”고 말했다.

문지애 아나운서는 2일 방송에서 방송 최초로 집을 공개하기도 했는데, 2012년 크리스마스에 남편인 전종환 MBC 기자가 보낸 편지 내용에도 ‘파업’에 대한 언급이 들어 있었다. 전종환 기자는 “고단한 1년이었습니다. 1년이란 시간이 이렇게 허무할 수도 있음을 느끼게 해 준 시간이었죠. 그래도 결혼하고 함께하며 그 고단함이 많이 줄었다 생각합니다. 고맙습니다”라며 “부끄럽지 않아서 나중에 두고두고 이야기할 2012년이 될 거라 믿어야죠!”라고 말했다.

또, 앞서 MBC를 떠난 오상진 아나운서를 언급하기도 했다. 방송인으로 활약하고 있는 전직 아나운서들의 성적표를 매겼는데, 문지애 아나운서는 ‘B’를 줬다. 문지애 아나운서는 “C 했다가 B로 올려준 것”이라며 “방송에서 어떤 자리를 굳건하게 지킨 다음에 연기를 제대로 배워서 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 있다. 저는 오상진 선배를 드라마보다는 방송에서 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래서 방송에서 더 분발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매겼다”고 전했다.

2006년 MBC 24기 공채로 입사한 문지애 아나운서는 <뉴스투데이>, <뉴스데스크> 등 뉴스 프로그램은 물론 <PD수첩>, <생방송 화제집중>, <불만제로> 등 MBC 대표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두루 거치며 활약했다. 그는 지난 2008년 12월 MBC노조의 한나라당의 언론악법 저지 파업, 2009년 2월 언론노조의 미디어법 반대 파업 등에 참여했고, 2012년 170일 파업에도 참여했다. MBC가 2012년 4월 파업 대체인력으로 시용기자와 프리랜서 앵커를 뽑는다고 밝혔을 때에는 <프리랜서 앵커 채용 규탄 기자회견>에 참석하기도 했다. 문지애 아나운서는 오상진, 손정은, 허일후, 서현진 아나운서 등과 함께 파업 종료 이후 뚜렷한 이유 없이 프로그램에서 배제되는 고초를 겪은 바 있다.

▲ MBC 기자와 아나운서들이 파업 중이었던 2012년 4월 2일, MBC 사측의 시용기자 및 프리랜서 아나운서 채용에 반발해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모습 (사진=민중의소리)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