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아나운서 협회와 MBC기자회가 MBC 사측의 '프리랜서 앵커 채용' 방침에 항의하는 '블랙시위'에 나섰다.

MBC아나운서 협회와 MBC기자회는 2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MBC 본사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재철 사장이 MBC를 영혼없는 뉴스 공장으로 추락시키고 있다"며 프리랜서 앵커와 계약직 기자 채용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오상진, 문지애, 최현정, 나경은 아나운서 등 MBC 간판 아나운서들이 대부분 참석했다.

이들은 “뉴스 최종 전달자인 앵커의 생명은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공정성”이라며 “김재철 사장 체체에서 프리랜서 앵커들이 이런 가치를 지켜갈 수 있겠는가”며 비판했다.

이들은 "회사의 경영진과 주요 간부는 김재철 사장과 함께 회사를 망친 책임을 공동으로 지고 자리에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아나운서 대표로 모두 발언을 하게된 김범도 MBC 아나운서는 “파업 때문에 시청자에게 불편과 답답함을 드려서 죄송하다”며 “MBC 아나운서를 사랑하고 아껴주신 시청자들에게 파업과 관련한 상황과 우리의 입장을 분명히 전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아나운서들이 모였다”고 말했다.

김 아나운서는 “파업에 동참한 이유는 방송을 장악하려는 권력의 나쁜 본능 때문”이라며 “현재 이명박 정권이 방송을 대하는 태도는 지나치게 강압적이고 비민주적”이라고 비판했다.

박성호 MBC 기자회장은 “이런 자리에 아나운서 조합원과 기자 조합원이 함께 서게 된 것에 대해 참담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박 기자회장은 “뉴스 앵커의 경우 내부에서도 고도로 훈련되고 검증된 아나운서나 취재 경험을 바탕으로 뉴스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기자를 자리에 앉혔다. 하지만 (김재철 사장은) 아무런 검증과 내부 훈련 과정없이 외부에서 사람을 데려와 하루아침에 앵커석에 앉히려 한다”며 “원천적으로 파업할 수 없는 프리랜서 계약직 앵커를 뽑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MBC는 이와 관련해 보도자료를 내어 “새로 선발된 진행자들을 ‘단순한 기능인’으로 폄훼하고 또 이를 넘어서서 ‘외부인’으로 표현하는 것은 단순히 저항의 뜻을 넘어 인격적인 모욕 행위일 수도 있다”며 “노조원들은 스스로를 ‘외부인’으로 만들지 말고, 시청자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조속히 일터로 돌아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