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앤앰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전광판에서 고공농성을 시작한지 일주일째인 18일, 씨앤앰 직접고용 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했다. 노동조합의 요구는 씨앤앰과 대주주 MBK파트너스가 간접고용 대량해고 문제를 해결하라는 것. ‘연대파업’인 셈이다. 희망연대노동조합 씨앤앰지부 김진규 지부장은 이날 “씨앤앰 정규직은 모두 강성덕, 임정균이라는 마음으로 오늘(18일) 정오부로 발동해 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며 “간접고용 109명 대량해고와 이후 벌어질 모든 사태에 대해 ‘진짜사장’ MBK파트너스가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정치권도 MBK파트너스를 압박하고 나섰다. 새정치민주연합은 5개 상임위원회 소속의 의원들로 ‘씨앤앰 TFT’를 구성, 관련부처에 씨앤앰과 MBK파트너스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통합진보당은 2008년 MBK파트너스와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가 씨앤앰을 담보로 신한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1조5천억 원 이상을 대출한 과정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이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시민운동단체, 노동운동단체들은 MBK파트너스가 24일까지 사태를 해결하지 않을 경우 MBK와 김병주 회장, 그리고 맥쿼리 퇴출운동을 시작하겠다고 경고했다.
18일 ‘진짜사장나와라운동본부’와 정당, 시민사회·노동운동단체들은 MBK파트너스 사무실이 있는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K파트너스와 씨앤앰에 △고용승계가 거부돼 해고된 100여 명의 비정규직 해고자 전원을 즉각 원직복직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구조조정 및 생존권 위협을 즉각 중단하고 고용안정을 보장하고 △씨앤앰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임금 및 단체협약을 즉각 체결하고 △케이블방송 씨앤앰의 공익성 준수를 약속하고 향후 매각과정의 투명성을 보장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지킬 것을 촉구했다.
민중의힘 박석운 공동대표는 “지금 이 고공농성 현장에는 다단계 하도급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문제, 권력형 대출비리의 문제, 방송 공공성의 문제가 중첩돼 있다”며 “금융기관은 문패도 번지수도 없는 투기자본 MBK에게 두 차례에 걸쳐 수조 원을 대출해주고, 정부는 투기자본에게 방송을 인수하도록 했다”고 꼬집었다. 민주노총 신승철 위원장은 “지금 한국사회는 간접고용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 사회적 경제구조를 유지할 수 없을 지경까지 와 있다”며 “MBK 자본의 대량해고 중단과 구조조정 중단을 민주노총의 첫 번째 의제로 삼아 싸우겠다”고 말했다.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권영숙 노동위원장은 “간접고용 노동자가 파업을 해도 원청이 대체인력을 투입하면 아무 효과가 없고, 노동자가 싸우고 교섭해서 얻은 ‘합의’는 하루아침에 휴지조각이 됐다”며 “이곳은 노동의 시민권이 형해화되고 있는 현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동부도 방송통신 사업장을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하려고 시도했다”며 “그만큼 이 현장은 공익성이 있다고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규제하지 않고 들러리를 서면 국내자본도 충분히 ‘먹튀’ 할 수 있다”며 “정부와 제도정치권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원식 의원(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은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가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사는지 관심을 끊고, 이들이 목숨을 던지거나 목숨을 내걸지 않으면 쳐다보지 않는 세상이 됐다”며 “지금 MBK는 씨앤앰을 담보로 잡아 인수하고 이자 갚기도 힘든데도 매년 수백억 원의 배당을 받고 먹튀하려고 한다. 이들이 간접고용 노동조합을 깨부수고 사람을 내쫓고 엄동설한에 꼭대기로 내모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자본은 한국에서 한발자국도 나갈 수 없다”며 “국회의 모든 권한을 동원해 MBK의 실체를 낱낱이 밝히겠다”고 말했다.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은 “이미 씨앤앰의 불법·부당영업, 가입자 부풀리기 문제는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됐다”며 “이제는 전방위적으로 압박, 금융감독원을 통해 대출 비리를 들춰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상황까지 됐다는 것은 이제 맥쿼리와 MBK가 살아서 나갈 수 없다는 뜻”이라며 “문제는 두 자본이 망하면 노동자와 투자자, 가입자에게 피해가 돌아가고 동양증권과 같은 사회적 문제로 파장이 커질 수 있다. 그러나 저런 자본은 잡아야 한다. 한국이라는 나라가 정상적이라면 이런 자본이 들어올 수도 없고, 이런 행태를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노동당 이용길 대표는 “우리는 쌍용자동차 투쟁을 통해 ‘해고는 살인’이고, ‘사법부조차 노동자를 극단적으로 배제하고 있다’는 두 가지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9명도 아닌 109명을 해고했다. 살인적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다. 위에 있는 동지들이 고립되지 않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공범 또는 이를 방조하고 있다는 혐의를 지울 수 없다”며 “정부와 권력, 입법부와 사법부까지 노동자를 배제하고 있는데 정리해고와 간접고용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민운동본부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참여연대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은 “난간이 없는 곳에 몸에 끈을 묶고 농성 중인 노동자들이 하루 빨리 내려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지난 몇 년 동안 방송통신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싸움은 시민사회운동의 중대한 목표라고 생각하며 힘을 모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권영국 변호사는 “최근 쌍용자동차 판결에서도 봤듯 오늘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문제를 시정하지 않고서 한국사회에 희망은 없다”며 “지금 벌어지고 있는 사태와 정부의 규제절차를 감시하면서 이 싸움에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 전규찬 대표는 “더 꼭대기로 올라가거나 안전하게 내려오거나, 사람을 죽이거나 살리거나 하는 답이 두 가지밖에 없는 문제”라며 “그 결정은 국가와 자본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우리 공동의 문제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름도 모르는 업체를 욕하는 것을 넘어 두 노동자의 비장한 몸짓에 대해 시민사회와 학계, 노동계가 함께 책임지고, 이 책임을 준엄하고 겸손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과 미디어운동이 (이 문제에 관심이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차마 언급하지 못 하겠다”며 “책임을 느끼며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고공농성 중인 임정균씨는 “절실함과 절박함 때문에 올라왔다”며 “이 문제를 크게 알리지 않고는 해결이 어렵고, 내 목숨 하나 버려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올라가는 것은 두렵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어떻게 싸우는지 MBK파트너스에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강성덕씨는 “지역주민을 위해 시작한 유선방송이었는데, 대자본이 인수하면서 이들이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간접고용 노동자를 죽이려 하고 있다”며 “우리는 살고 싶어 여기 올라왔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오히려 “밑에 있는 동지들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희망연대노동조합 케이블방송비정규직지부 김영수 지부장은 “(전광판 위에 올라간 두 사람은) 우리 문제를 알리겠다, 우리를 살리겠다며 죽기를 각오하고 올라갔는데 반드시 두 동지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두 사람을 살리기 위해 어떤 투쟁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씨앤앰 김진규 지부장은 “우리는 직접고용인데도 진짜사장은 장영보씨가 아니라 MBK 김병주로 생각하고 있다”며 “그런데 6개월 넘게 싸워도 김병주 회장 얼굴도 한 번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총파업, 총력투쟁으로 고공농성을 하는 두 동지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고공농성이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고, 국회와 시민사회도 압박에 나섰으나 씨앤앰과 MBK파트너스는 해결방안을 내놓고 있지 않다. 일본과 홍콩에 있는 MBK파트너스 사무실 앞에서도 항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진짜사장나와라운동본부 이남신 공동집행위원장은 “여전히 109명의 해고자가 거리에 있지만 ‘몸통’ MBK파트너스는 대화에 응하지도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씨앤앰 한상진 상무는 “6월부터 고민했는데 하청 노사문제에 개입하는 데 한계가 있고, 뾰족한 수가 있으면 진작 내놨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좀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살기위해 죽기를 각오하고 고공농성에 돌입한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109명의 해고자들이 가정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MBK 마이클 병주 김 회장과 씨앤앰은 노조탄압 중단하고 즉각 해고자 전원 원직복직과 비정규직 생존권을 보장하라!! 씨앤앰 케이블방송의 비정규직 해고자 109명이 복직을 요구하며 대주주인 MBK파트너스 입주 건물 앞에서 노숙농성에 돌입한지 오늘로 129일째가 된다. 두 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30여 미터 광고판 위로 “살기 위해 죽기를 각오”하고 시작한 고공농성도 일주일이 지났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더 이상 땅위에 발붙이지 못하고 결국 위태롭고 불안한 하늘 위로 오른 것은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이다. 계절이 세 번 바뀌는 동안 노숙농성을 해온 해고노동자들의 절박한 목소리에 많은 시민사회단체와 지역주민, 씨앤앰 가입자들은 지역에서 함께 호흡하고 삶을 영위하던 우리동네 케이블방송 노동자들의 문제해결을 촉구해 왔다. 최근에는 대한불교조계종 노동위원회,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등 종교단체들도 기자회견을 통해 “인간의 존재와 가치를 최우선에 둬야 하며 이윤을 먼저 생각한다면 우리 사회는 병들 수밖에 없다”며 109명의 해고자 복직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전달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씨앤앰 사측과 노동자들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사모펀드 MBK 투기자본은 귀를 열지 않고 있다. 원청인 씨앤앰은 “협력업체와 직원들 간의 문제여서 특별히 우리가 개입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대주주인 MBK 파트너스 측은 “노사 문제는 주주사가 관여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해고자 복직 문제에서 여전히 무책임하게 물러서 있다. 하지만 케이블방송 씨앤앰의 비정규직 대량해고와 목숨을 건 고공농성의 이 현장은 우리 사회의 모순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축도다. 원청과 하청, 하도급과 재하도급, 비정규직, 투기자본의 기업인수, 불공정 거래, 불법영업 행위, 노조 탄압, 부당해고, 공공성이 강조되는 방송산업에 투기자본 진입으로 인한 공공성 훼손 등 온갖 문제가 뒤섞여 벌어진 곳이다. 이런 수많은 문제의 핵심에 무엇보다 ‘투기자본’이 있다. 씨앤앰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맥쿼리 사모펀드는 2008년에 씨앤앰을 담보로 은행권에서 약 1조 2천억 원 규모의 차입을 통해 인수함으로써 매년 1천억 원이 넘는 은행이자를 떠안게 되면서 이미 부실화를 예고하였다. 이런 상황에서도 그간 20% 전후 수준의 영업이익과 매년 200~300억 수준의 순이익을 올렸음에도, 순이익의 90% 이상이 다시 투자자에게 이익배당으로 흘러들어갔다. 그로부터 6년여가 지난 현재 씨앤앰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경영진은 노동자들의 고통에는 모르쇠로 일관하며 최근에는 골드만삭스를 내세워 씨앤앰 매각에 혈안이 되어 있다. 이러한 과정에 씨앤앰 외주하청업체들은 경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연말에 노동자들에 대한 희망퇴직과 정리해고, 업체 폐업 등을 예고하고 있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대량해고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케이블방송의 공익성을 추구해야 할 씨앤앰의 이러한 작태는 대주주인 투기자본 MBK파트너스와 맥쿼리 등 사모펀드가 투자금을 회수할 목적으로 노동자 대량해고와 노조파괴를 통해 매각대금을 높이려는 전형적인 ‘먹튀자본’의 속성에서 비롯됐다. 씨앤앰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지난 2013년 노동조합을 만든 이유는 ‘가족과 함께 저녁식사 하고 싶다’, ‘주말에 맘 편하게 쉬고 싶다’는 소박한 요구 때문이었다. 그러나 작년 씨앤앰 원청이 약속한 노사상생 및 업무위탁 시 고용승계 보장은 씨앤앰의 대표이사가 직접 서명했음에도 채 1년도 가지 않아 휴지조각이 되었다. 결국 씨앤앰 매각으로 높은 이윤을 보장받으려는 대주주 MBK, 마이클 병주 김 회장의 탐욕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희망을 짓밟고 생존의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이에 오늘 기자회견에 참석한 종교·시민사회·언론·정치·노동단체 대표자들은 노조말살에만 혈안이 된 씨앤앰 원청과 사람은 안중에도 없는‘먹튀 투기자본’인 MBK파트너스에 의해 절망으로 내몰린 109명의 해고자들과 고공농성중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가정과 일터로 돌아갈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하나. 고용승계가 거부되어 해고된 100여명의 비정규직 해고자 전원을 즉각 원직복직시켜라. 하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구조조정 및 생존권 위협을 즉각 중단하고 고용안정을 보장하라. 하나. 씨앤앰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임금 및 단체협약을 즉각 체결하라. 하나. 케이블방송 씨앤앰의 공익성 준수를 약속하고 향후 매각과정의 투명성을 보장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지켜라. 이러한 각계각층의 요구를 11월 24일까지 해결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하며 만약 씨앤앰 원청과 대주주인 MBK가 우리의 정당한 요구를 외면한다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짓밟는 나쁜 기업 씨앤앰과 투기자본 MBK에 대한 퇴출운동과 마이클 병주 김 회장에 대한 직접항의행동을 비롯한 국민적인 사회적 저항에 직면할 것임을 강력하게 경고한다. 이제 이 자리에 모인 모든 종교·시민사회·언론·정치·노동단체 대표자선언 참석자들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손맞잡고 ‘비정규직과 차별이 없는 일터’를 위해 단결한 씨앤앰 노동자들의 정당하고 아름다운 투쟁을 적극 지지하며, 고공농성투쟁이 승리할 때까지 더 많은 단체와 개인들의 연대와 후원을 적극 조직하고 끝까지 함께 책임을 지는 투쟁주체로 역할 할 것을 약속하고 다짐한다. 2014년 11월 18일 진짜사장 나와라 운동본부, 종교·시민사회·언론·정치·노동단체 대표자선언 참석자 일동 다음은 종교·시민사회·언론·정치·노동단체 대표자 선언 참여단체 명단. □시민사회단체(33개 단체 및 대표자) □노동계 □언론단체 □종교계 □학계 □법조계 □정당 및 국회의원 서명현황 △새정치민주연합(27명) △통합진보당(6명) △정의당(6명) △노동당 - 이용길 대표 △노동자계급정당추진위 - 이종회 대표 □지역 시민사회단체 (178개 단체 및 대표명단) △송파구 △강동구 △중랑구 △성동구 △관악구 △용산구 △동대문구 △광진구 △서대문구 △마포구 △은평구 △성북구 △강북구 △구로구 △영등포구 △노원구 △강서구 △안산 △민주동문회 △기독단체 △노동 △기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