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사장 교체를 앞두고 있는 YTN이 아침 시사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진행자 박지훈 변호사에 대해 하차를 통보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진행자 교체가 편성위원회를 통해 결정되지 않았다며 사측에 공정방송위원회 개최를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9일 박 변호사는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방송 말미에 “오늘이 제가 진행하는 마지막 날이 될 것 같다”며 “2년여간 하루도 안 빠지고 아침 방송을 했었는데, 다음 주부터는 다른 사람이 진행할 것 같다”고 말했다.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YTN은 전날 저녁 박 변호사에게 프로그램 하차를 통보했다. 후임 진행자는 보수 유튜버 배승희 변호사인 것으로 전해졌다. 진행자 교체는 최근 YTN라디오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김진호 상무가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체 사유는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의 중징계 결정이라고 한다. 선방심의위는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대해 법정제재 ‘관계자징계’, ‘경고’ 등의 제재를 내렸다.

이번 진행자 교체는 편성위원회를 거치지 않았다. YTN은 라디오 진행자 교체 등 프로그램 개편이 경우 편성위원회를 통해 결정해 왔다. 제작진은 이 같은 지시가 무리하다며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YTN 관계자는 미디어스에 “이런 식의 개편은 처음인 것 같다. 이 같은 교체는 방송통신위원회 재승인 조건에도 위반된다”고 전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27일 YTN의 재승인 조건으로 외부 전문 기관을 통한 시사·보도 프로그램 공정성 진단을 부과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공정방송위원회 개최 요구를 검토하고 있다.

YTN 내부에서 박민 사장 취임 전후로 KBS에서 발생한 인기프로그램 폐지, 진행자·앵커 교체 등의 일이 YTN에서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YTN은 이날 주주총회를 열고 김백 전 공정언론국민연대 전 이사장을 사내 이사로 선임했다. 같은 날 오후 YTN은 이사회를 열고 김백 전 이사장을 사장으로 선임할 계획이다. 

고한석 언론노조 YTN지부장은 이날 YTN 사옥 앞에서 개최된 <'권력의 나팔수’ 김백은 YTN에 발 들여놓을 수 없다>에서 "YTN라디오 청취율 1위 프로그램의 박지훈 앵커가 하차됐고, 극우 유튜버 배승희가 목소리를 내게 생겼다. 정권 마음에 안 들면 프로그램이 없어지고 진행자가 교체되는 KBS에서 벌어졌던 일들이 YTN에서 벌어지게 생겼다"고 규탄했다. 

박민 사장 취임 후 폐지된 KBS 시사 프로그램 〈최경영의 최강시사〉 〈주진우 라이브〉 〈더 라이브〉
박민 사장 취임 후 폐지된 KBS 시사 프로그램 〈최경영의 최강시사〉 〈주진우 라이브〉 〈더 라이브〉

지난해 11월 박민 사장 취임 전후로 KBS는 <더 라이브>, <주진우 라이브>, <최강시사> 등 인기 시사·라디오 프로그램을 폐지했으며 뉴스 프로그램 진행자들을 대거 교체했다. 

고 지부장은 "김백은 공언련을 만들어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우려를 괴담으로 치부하고, ‘김건희 디올백 보도’를 스토킹이라고 폄훼하면서 정권 비호에 앞장섰다"며 “이런 자가 사장이 되면 YTN은 어떻게 되겠나. 지치지 말고 싸워 언론 본연의 역할을 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YTN지부는 후임자인 배승희 변호사에 대해 "국민의힘 주변을 기웃거리더니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극우적인 발언을 쏟아내다,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까지 당했다. ‘문재인 불법 자금’, ‘이재명 성매매’, ‘김정숙 돼멜다’ 등 온갖 거짓과 막말로 돈벌이하던 인물"이라고 말했다.

YTN지부는 "김진호 라디오 상무는 경영상 판단으로 진행자를 교체한다고 하면서도, 배 변호사의 유튜브 방송은 제대로 보지 않았다고 말한다"면서 "제정신인가? YTN 라디오를 망치려는 셈인가? 아니면 YTN 라디오를 ‘땡윤방송’으로 만들라는 지시를 이행중인 것인가?"라고 따져물었다. 

한편 김백 전 공언련 이사장은 이명박 정부 당시 YTN 해직 사태를 주도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지난 2017년 전국언론노동조합이 발표한 ‘언론장악 부역 언론인 50’에 이름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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