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논평하면서 ‘여사’를 붙이지 않았다는 민원이 제기된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에 대해 행정지도 ‘권고’를 의결했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가 출연해 ‘민원 사주’ 의혹과 관련해 “류희림 방송통신위원장을 구속시켜야 한다”고 발언한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는 법정제재가 예고됐다. 

지난달 1월 15일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 방송화면 갈무리
지난달 1월 15일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 방송화면 갈무리

선방심의위는 22일 회의를 열고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다. 이날 심의에 임정열 위원(중앙선거관리위원회 추천)과 박애성(대한변호사협회 추천) 위원은 개인 사정으로 참석하지 않았다.

해당 프로그램에서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 정하석 SBS 논설위원은 정치권 현안에 대해 토론했다. 이 자리에서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호위무사가 아니라면 ‘김건희 특검’에 대해 명확한 자기 입장을 밝히길 바란다” “윤석열 정부의 폭정을 견제하는 심판 선거인 이번 총선에 제3당이 도움이 되겠는가”라고 논평했다. 해당 발언을 두고 “영부인을 ‘김건희’라고 호칭하고, ‘폭정’이라고 언급하는 등 윤석열 정부를 일방적으로 비판했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이날 손형기(TV조선 추천) 위원은 “대통령 영부인에 대해 ‘여사’도 안 붙이고, ‘씨’도 안 붙였는데 이런 것은 진행자가 잡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백선기(방통심의위 추천) 위원장은 “대통령 부인에 관련해서는 아무리 야당 인사라고 해도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철호 위원은 “용어를 순환시킬 필요가 있다”며 “지상파는 국민 교육적인 측면이 있다. 그러면 순화된 용어를 써야 하고, 이런 부분은 진행자가 바로잡아줘야 한다”고 했다. 

반면 심재흔 위원(민주당 추천)은 “‘김건희 특검’을 지칭한 것”이라며 “언론에서 이 정도는 이야기할 수 있다. 이 정도도 용인을 못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문제없음 의견을 피력했으나 위원 5인이 행정지도 ‘권고’ 의견을 냈다.

이날 선방심의위는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대해 법정제재를 전제로 한 의견진술을 결정했다. 진중권 교수가 류희림 위원장의 ‘민원사주’ 의혹에 대해 “구속시켜야 된다”고 비판한 것을 문제삼은 것이다. 

지난달 17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유튜브 방송화면 갈무리
지난달 17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유튜브 방송화면 갈무리

진 교수는 <박재홍의 한판승부> 지난달 17일 방송에서 “방통심의위원장이 가족, 아들, 딸 시켜서 셀프 민원 넣은 것 아니냐”며 “공적인 업무를 왜곡시킨 것인데, 구속시켜야 된다. 이런 사람은 해촉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방송에 대해 ‘류희림 위원장 관련 혐의를 왜곡·과장해 비판했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손형기 위원은 “이 아이템은 ‘민원인 신분’이 노출돼서 현재 수사도 하고 있는데 그런 이야기는 쏙 빼놓고 일방적으로, 굉장히 과격하게 이야기한다. 진 교수가 방송에서 도저히 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재홍 위원도 “진중권 교수는 TV에서는 이렇게 심한 말을 하지 않는데 (라디오)방송에서는 인용하기도 부끄러운 정도의 말을 했다”며 “수사 중인 상황에 대해 ‘구속시켜야 된다’ 어떻게 이런 말을 하나,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발언을 하는데 사회자가 어떤 제지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창근(한국방송기자클럽 추천)·이미나 위원(한국미디어정책학회 추천) 위원도 “진중권 교수가 오바했다” “발언이 과격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문제없음’ 의견을 밝힌 심재흔 위원은 “(민원사주 의혹은)방통심의위 역사상 전무후무한 일”이라며 “우리 사회의 중요 이슈에 대해 이 정도의 이야기는 당연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정도의 이야기도 못한다면 수사 중인 모든 논란 거리에 대해 입만 꽉 닫고 있게 되는데, 국민에게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주는 것은 언론의 책무”라고 말했다. 심재흔 위원을 제외한 위원 전원이 법정제재 의견을 내면서 ‘의견진술’이 결정됐다.

‘국민의힘 공천 갈등에 대해 상세히 보도한 반면 민주당 황운하 의원의 공천부적격 판정 소식은 누락해 여론을 왜곡했다’는 민원이 제기된 대전 MBC <뉴스데스크>(1월 9~11일 방송분)는 행정지도 ‘권고’가 의결됐다. 

22대 총선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왼쪽부터) 박애성 위원, 최철호 위원, 심재흔 위원, 손형기 위원, 최창근 부위원장,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 백선기 위원장, 권재홍 위원, 임정열 위원, 이미나 위원, 이현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사무총장 (사진=방송통신심의위원회)
22대 총선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왼쪽부터) 박애성 위원, 최철호 위원, 심재흔 위원, 손형기 위원, 최창근 부위원장,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 백선기 위원장, 권재홍 위원, 임정열 위원, 이미나 위원, 이현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사무총장 (사진=방송통신심의위원회)

지난달 16일 공언련은 해당 방송이 “선거공작으로 1심 판결에서 유죄 선고받은 대전 중구 민주당 황운하 의원이 ‘공천 적격’ 판정을 받은 뉴스는 누락했다”며 “방통심의위에 고발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공언련 출신으로 공언련 추정 민원 심의에 참여해 ‘이해충돌’ 논란이 일고 있는 권재홍·최철호 위원은 해당 프로그램 심의에 참여해 중징계 의견을 피력했다.

권재홍 위원은 “뉴스 흐름이 한쪽으로 일방적으로 치우쳐 있다는 민원인데, 제가 모니터한 결과도 다르지 않다”며 “국민의힘은 부정적 이미지를 씌우고 민주당은 긍정적 이미지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최철호 위원은 “황운하 의원이 실형을 받았는데 (보도에서)왜 뺐는지 (의문)”이라며 “고의성이 다분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권재홍·최철호 위원 모두 법정제재 의견을 밝혔으나 다수의 위원이 행정지도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자 최철호 위원은 행정지도 ‘권고’로 의견을 바꿨으며 권재홍 위원은 법정제재 의견을 유지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행정지도 ‘권고’가 결정됐다. 이날 권재홍 위원은 TV조선 안건 심의 회피를 선언했다. 권 위원은 TV조선 시청자위원을 역임했다.

한편 진행자와 정부·여당을 일방적으로 비판했다는 민원이 제기된 MBC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은 법정제재 ‘경고’를 받았다. 22대 총선 선방심의위가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 내린 7번째 법정제재다. MBC가 신청한 <신장식의 뉴스하이킥> 법정제재 ‘관계자 징계’에 대한 재심 신청은 기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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