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제22대 총선 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심의위) 위원으로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박사 학위 논문 지도교수이자 심사위원이었던 백선기 성균관대 명예교수가 위촉됐다.

백선기 선방심의위원은 방통심의위 추천 몫이다. 류 위원장이 자신과 사적 관계가 있는 인사를 선방심의위원에 선정한 셈이다. 방통심의위는 류 위원장 박사논문 지도교수와 선방심의위원 선정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백 교수가 선거보도 전문가이기 때문에 위촉했다는 입장이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방통심의위는 13일 전체회의에서 야권 추천위원 전원이 퇴장한 가운데 22대 총선 선방심의위 구성을 의결했다. 선방심의위원장은 9명 위원의 호선으로 결정되는데 통상 정당·업계 추천자를 제외한 연장자 중 방통심의위 몫 인사가 맡아왔다. 백 선방심의위원이 22대 총선 선방심의위원장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   

백 선방심의위원은 류 위원장 박사논문 지도교수다. 류 위원장의 2013년 박사 논문 <한국 방송뉴스의 경제보도와 위기담론의 상관성 연구 : KBS·SBS·YTN의 경제위기보도 비교분석을 중심으로>에 '박사학위 청구논문 지도교수 백선기'라고 명시돼 있다. 논문 심사위원 5명 중 1명도 백 선방심의위원이다.

선방심의위 구성·운영에 관한 방통심의위 규칙을 보면, 방통심의위원장은 추천이 이뤄진 위원의 위촉동의 여부와 결격사유 유무 등을 확인해 방통심의위 동의를 얻어 위원을 위촉한다. 류 위원장은 자신과 사적 관계에 있는 박사논문 지도교수·심사위원이 선방심의위원이 되어도 문제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공직선거법은 선거방송의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선거기간동안 방통심의위가 아닌 선방심의위를 따로 설치해 운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방통심의위는 대통령, 국회의장, 여야 교섭단체 등 정치권이 추천한 인물들로 구성되는 반면 선방심의위는 여야 교섭단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방송학계, 대한변호사협회, 언론인단체, 시민단체 추천 인사로 구성된다. 

윤석열 정부는 편향적인 이해충돌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야권 추천 김유진 위원에 대해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권익위는 김 위원이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에서 재직했고, 민언련이 신청한 방송심의에 신고·회피 의무 이행 없이 심의·의결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은 방송심의 민원인은 위원들에게도 비공개이며 민언련은 자신이 방송 심의를 맡은 기간 민원을 넣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취임 직전까지 보수단체 미디어연대 공동대표를 역임한 류희림 위원장, 국민의힘 당직자 출신 김우석 위원에 대한 이해충돌 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2013년 박사논문 갈무리. 선거방송심의위원으로 위촉된 백선기 교수가 지도교수·심사위원을 맡았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2013년 박사논문 갈무리. 선거방송심의위원으로 위촉된 백선기 교수가 지도교수·심사위원을 맡았다. 

미디어스는 방통심의위에 ▲선방심의위원 추천·위촉 과정에서 백 선방심의위원이 류 위원장 박사논문 지도교수·심사위원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였는지 여부 ▲류 위원장과 사적 관계가 있는 인사를 위원으로 위촉했을 때 공정한 선거방송 심의가 이뤄질 수 있는지 등을 문의했다.

이에 방통심의위는 "박사학위 논문지도와 선방심의위 위원 선정은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방통심의위는 "백 위원은 1992년부터 신문방송학 교수로 재직하며 선거 보도 관련 오랜 기간 연구수행 및 저술활동을 이어온 학계 전문가라는 점에서 선거방송의 공정성 유지를 위한 선방심의위 위원으로서의 경력과 자격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방통심의위는 "또한 방송·언론학계의 존경받는 원로로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여러 방송·언론학자들의 의견을 들어 선방심의위 위원으로 위촉했다"면서 "아울러 선방심의위는 공직선거법에 의거, 방통심의와 별도로 구성·운영되며 독립적으로 선거방송 심의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고 했다.

하지만 방통심의위는 백 선방심의위원이 류 위원장 박사논문 지도교수·심사위원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현재 선방심의위 구성은 전례 없는 편파성 논란에 휩싸여 있다. 4개 종편사에 처음으로 추천을 의뢰해 TV조선이 추천한 TV조선 출신(손형기 전 TV조선 보도본부 시사제작에디터)이 선방심의위원이 됐다. 방송학계 몫은 신생 학회인 한국미디어정책학회가 추천했다. 언론관련 학회를 대표했던 한국언론학회·한국방송학회·한국언론정보학회는 배제됐다. 국민의힘은 언론 관련 3대 학회를 '좌파학회'로 낙인찍었다. 

시민단체 추천은 공정언론국민연대(공언련)에 맡겨졌다. 공언련이 추천한 인물은 권재홍 전 MBC 부사장이다. 권 전 부사장은 MBC 재직 시절 노조활동에 부당개입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공언련은 지난 3월 행정안전부로부터 '공영방송 가짜뉴스 팩트체크 사업' 명목으로 3100만 원의 예산을 지원받은 보수성향 단체다. 국민의힘은 최철호 공언련 대표를 선방심의위원으로 추천했다. (관련기사▶행안부 지원 날개 단 보수단체 팩트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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