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미디어스

Updated 2022.5.17 화 07:08
상단여백
HOME 미디어비평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그해 우리는 15회- 세 얼간이 성장기, 이 청춘들은 행복의 조각 찾을까?인생은 다큐, 지웅에겐 없는 조각… 웅이의 유학 제안에 연수는 어떤 선택할까
장영 | 승인 2022.01.25 13:22

[미디어스=장영] 두 번째 연애를 시작한 웅이와 연수는 행복하면서도 불안하다. 그리고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소식에 지웅의 고민은 깊어졌다. 자신에게 어머니란 무엇이고, 과연 가족이란 어떤 의미인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질 수밖에 없었으니 말이다. 사는 건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다.

웅이와 지웅은 '웅'자가 있다는 이유로 더 친해질 수 있었다. 초등학교 입학식에 극과 극 대비를 이룬 이들은 그렇게 친구가 되었다. 지웅은 엄마가 그리웠다. 엄마가 일하고 늦게 돌아올 때도 지독한 잠과의 싸움을 이겨내고 기다리지만 엄마의 반응은 차갑기만 했다.

자신을 바라보며 웃어준 적도 없던 엄마는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았다. 언제나 혼자였던 어린 지웅에게는 혼자인 친구 웅이와 그 곁에 있는 자신이 전부였다. 아주 가끔씩 엄마와 함께 외식을 하기도 했지만, 그저 먼 산을 보는 엄마를 볼 뿐이었다.

세상 모든 엄마가 다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웅이와 그의 엄마를 보는 순간 당황했다. 아들 손을 꼭 잡은 다정한 엄마의 모습은 지웅이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엄마가 원래는 그런 존재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SBS 월화드라마 <그해 우리는>

좀 더 커서도 다르지 않았다. 자신처럼 아버지가 없는 친구가 있었다. 힘들겠다는 말에 그 아이는 엄마가 힘들지라는 반응이다. 자신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엄마. 그리고 나 없으면 살 수 없는 엄마가 아프다며 내일 시험임에도 조퇴하는 그 친구는 엄마와 특별한 유대감을 보였다.

자신과 너무 다른 그 친구처럼 자신도 엄마에게 어떤 존재인지 알고 싶었다. 홀로 집에서 멍하니 앉아 소주 마시는 엄마에게 내가 없으면 어떨 것 같냐는 지웅의 질문에 한참 뒤 엄마는 작심한 듯 말했다. "너 없었으면 나 이렇게는 안 살았어"라는 말은 비수가 되었다. 

나에겐 간절했던 것이 그 사람에게는 지옥일 수도 있음을 깨달은 지웅은 그날부터 자신의 삶은 화려한 영화가 아닌 다큐라고 생각했다. 있는 그대로의 삶을 바라보는 다큐는 그래서 지웅에게는 가장 잘 어울리는 작업 방식이었다.

웅이는 집으로 돌아가다 연수를 위해 선물을 샀다. 선물하는 것도 싫어했던 연수가 사실은 그런 마음이 아님을 전에 골목에서 알게 되었다. 그렇게 연수를 위한 목걸이와 귀걸이를 사서 집으로 돌아온 웅이는 소파에서 잠든 연수를 발견했다.

목걸이를 발견한 연수는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하는 연수의 모습에 웅이도 행복한 것은 당연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집안에서 행복한 데이트를 시작했다. 책 한 권을 함께 읽고, 과할 정도로 많은 음식도 해 먹었다. 강아지를 그리며 서로 티격태격하기도 하지만 그게 곧 사랑이다.

SBS 월화드라마 <그해 우리는>

웅이 전시회가 시작되고 많은 이들이 찾았다. 심야에 열리는 전시회지만 성황을 이루며 작가 고오로서 삶도 순탄해 보였다. 이런 웅이와 달리 지웅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연수에 대한 짝사랑도 접어야 했고, 이런 상황에 뜬금없이 조만간 죽는다고 이야기하는 어머니까지 지웅을 괴롭히는 것이 너무 많다.

이런 지웅을 지켜봐야 하는 채란도 힘겹기만 하다. 이들의 마음을 아는 작가는 박 피디와 지웅의 관계를 이야기해준다. 누구나 초보 시절에는 힘든 일들이 많다. 박 피디와 너무 닮았다는 말에 채란은 부정했지만, 과거 이야기를 듣자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초짜 지웅의 어설픈 행동으로 촬영이 늦춰지자 카메라 감독의 분노가 커졌고, 이를 중재한 것은 박 피디였다. 그리고 라면을 끓이던 중 박 피디는 수산시장 취재라는 점을 이용해 생미역을 가져와 넣으며 지웅의 생일을 축하해줬다. 이 상황으로 모든 분위기는 변했다.

생일에도 현장에서 힘들게 일하는 지웅의 모습에 다른 이들이 불만을 표하기 어려워졌으니 말이다. 이는 지웅이 채란을 붙잡은 방식이기도 했다. 그렇게 다큐를 찍는 이들은 서로 닮아가고 있었다. 지웅 걱정만 하는 채란이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지도 궁금해진다.

기자들도 많이 올 것 같아 전시회 마지막 날 가겠다는 연수는 일을 하다 팀원들의 질문에 단호함을 보였다. 누구 사귀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장 팀장 이야기까지 나온 상황에서 연수는 오늘 전시회 꼭 오라며 자신의 남자친구 전시회라는 말로 연애 사실을 공개했다. 그동안 절대 볼 수 없었던 연수의 모습이다.

연수는 웅이 전시회를 가는 도중 전화를 받고 돌아서야 했다. 그런 그가 향한 곳은 병원이었다. 갑작스럽게 쓰러져 입원한 할머니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것이 과거나 지금이나 연수의 운명이다. 유일한 가족인 할머니를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는 것이 연수니 말이다.

SBS 월화드라마 <그해 우리는>

그런 연수를 보며 마음 아픈 것은 할머니였다. 오늘 어디를 가는지 알고 있는 할머니는 약속 지키지 못하고 자신 앞에 있는 손녀가 안쓰럽기만 했다. 평생 그렇게 살아왔던 손녀에 대한 안쓰러움은 할머니를 더 힘겹게 만들었다. 웅이와 헤어진 이유까지 그 지독한 삶이 만든 것임을 할머니는 알고 있으니 말이다.

“나는 너만 있으면 돼. 나는 늙어갈 일만 남았으니까 너 하나만 있으면 돼. 그런데 너는 할머니처럼 살지 말아. 옆에 사람도 두고 하고 싶은 것도 하고 그렇게 재미나게 살아, 인생을. 나 때문에 살지 마, 연수야”

울먹이는 손녀에게 할머니는 자신 때문에 살지 말라고 한다. 그런 말을 듣고 오열하는 것은 너무 당연했다. 늙어가는 자신에게는 연수만 있으면 충분하지만 아직 젊은 손녀는 자신의 삶을 살기 바라는 할머니 마음은 그래서 더욱 아프게 다가왔다.

연수를 기다리는 웅이 마음은 조급하기만 하다. 하지만 연수 대신 찾아온 것은 엔제이였다. 꽃다발을 사들고 온 엔제이는 어색한 듯하지만 지웅에게 배운 방식을 써먹기로 했다. 평범해지기 위해서는 그런 척하면 된다는 말을 실천하기 위해 말이다.

친구 하자고 손을 내민 것은 정말 친구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척'하기 위함이다. 여전히 웅이에 대한 마음이 이어지고 있는 엔제이는 그렇게 '친구인 척' 해서라도 그와 인연을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런 엔제이가 떠나고 웅이를 찾은 것은 동창이지만 자신을 표절했다고 주장했던 누아 작가였다.

대학시절 자신이 웅이 작품을 표절했음에도 그는 화내지 않았다. 화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시큰둥한 그의 표정에 당황했다고 한다. 넌 뭐가 잘났냐고 묻던 누아는 오히려 웅이에게 불쌍하다고 했다. 그렇게 살면 뭐가 남냐는 그의 질타가 무엇인지 모를 리 없다.

SBS 월화드라마 <그해 우리는>

"네 그림도 보다 보니 지루하다, 텅 비었잖아"라는 말을 남기고 떠나버린 누아의 말에 충격을 받은 것이 사실이다. 실제 평론가의 평가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어린아이의 낙서 같다는 평가는 너무 정확해서 웅이를 당황하게 만들 정도였다. 그림의 모든 것에는 도시 한가운데 버려진 어린 웅이가 존재하기 때문이었다.

끝내 오지 않은 연수에게 전화해보지만 받지 않는다. 이후 걸려온 전화는 지웅이었다. 홀로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시는 지웅의 모습이 낯설다. 술을 못하는 친구가 술집에 홀로 술을 마시는 모습처럼 이상한 것은 없으니 말이다. 그렇게 두 웅이가 술을 마시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지웅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이야기를 꺼냈다. 엄마가 곧 죽는다는 말을 웅이에게는 할 수 있다. 아무리 연수를 짝사랑했고, 그로 인해 감정적 거리가 생겼다고 해도, 그리고 자신이 가지지 못한 행복한 가정을 가진 웅이라 해도 지웅에게 이런 속내를 드러낼 유일한 존재는 웅이 외에는 없으니 말이다.

엄마가 죽는다고 하는데 자신은 하나도 슬프지 않다고 한다. 그게 슬픈 지웅이었다. 분명 슬프고 힘겨워야 하지만, 이미 공허해진 지웅의 마음에 엄마의 부재는 현실처럼 다가오지 않았다. 엄마의 자리는 언제나 빈자리였기 때문이다.

SBS 월화드라마 <그해 우리는>

지웅과 술자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웅이는 놀랐다. 집 앞에 연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언제부터 와 있는지 알 수 없는 연수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했다. 그런 연수를 보며 당황해하는 웅이에게 내가 이번에도 다 망쳐버린 것 같아 불안했다고 한다.

"웅아, 나 힘들어"

언제나 당당하고 강하기만 했던 연수가 처음으로 힘들다고 이야기했다. 할머니에게도 하지 않았던 말을 웅이에게 했다는 것은 연수가 정말 웅이를 사랑하고 있다는 의미다. 자신의 아픔을 이야기할 수 있는 이가 존재한다는 것은 행복한 삶이다.

웅이는 연수에게 함께 유학 가고 싶다고 했다. 이들이 정말 함께 갈지 아니면 각자의 삶을 살며 서로를 응원하는 장거리 연애를 이어갈지 알 수는 없다. 지웅은 병원에 입원한 엄마를 찾아가 이제라도 평범한 가족처럼 살아보자 한다.

모든 선택의 순간들이 이들에게도 찾아왔다. 과거처럼 서로를 속이며 헤어지는 일은 없겠지만, 분명 선택을 해야 한다. 할머니를 남기고 웅이와 함께 유학을 갈지, 아니면 웅이를 보내고 할머니와 함께할지 그건 연수의 몫이다. 과연 이들은 어떤 마무리를 할지 마지막 이야기가 궁금하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장영  mfmc86@hanmail.net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장영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72길 22 가든빌딩 608호 (우) 07238  |  대표전화 : 02-734-9500  |  팩스 : 02-734-2299
등록번호 : 서울 아 00441  |  등록일 : 2007년 10월 1일  |  발행인 : 안현우  |  개인정보책임자 : 안현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수현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 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안현우 02-734-9500 webmaster@mediaus.co.kr

미디어스 후원 계좌 안내 : 하나은행 777-910027-50604 안현우(미디어스)
Copyright © 2011-2022 미디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mediaus.co.kr

ND소프트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