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연수야, 나 좀 계속 사랑해줘"라는 웅이의 한 마디는 연수의 마음을 완전히 흔들어놨다. 멀어지기 싫어 친구라는 단어로 붙잡고 있던 웅이는 비로소 용기를 냈다. 친구가 아닌 연인이고 싶은 연수에게 웅이가 건넨 이 말은 그들이 연인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했다.

웅이는 자신이 자주 가던 문구점 강아지 '쫑쫑이'를 좋아했다. 문구점 아저씨는 쫑쫑이를 항상 안고 다녔고, 산책마저도 안고 했다. 그것도 모자라 유모차에 태워 산책하는 모습에 자신도 쫑쫑이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문구점 아저씨는 쫑쫑이가 집에서는 잘 노는데 밖에만 나오면 두려워한다고 했다. 즐겁게 산책 나왔다 파양 당한 강아지는 그렇게 트라우마로 산책을 하지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웅이가 쫑쫑이에게 특별한 감정이입을 한 이유는 뒤에 등장한다.

웅이는 담당 교수의 추천으로 유학 갈 수 있는 기회를 잡았지만 연수 때문에 포기하려 했다. 하지만 함께 갈 수도 있다는 말에 많은 정보를 알아보며 들떴지만 연수는 이별을 선언했다. 그렇게 그들은 5년 동안의 긴 이별을 경험해야만 했다.

이런 상황은 결국 웅이에게 선제적 행동을 하도록 만들었다. 다큐멘터리를 이유로 다시 연수를 만나게 된 웅은 이별이 두려워 친구 하자고 했다. 아무 것도 안 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시 이별을 하느니 친구로 곁에 있고 싶다는 것이 웅이 방식이고 선택이었다.

SBS 월화드라마 <그해 우리는>

엔제이와 열애설이 보도되며 이들 주변은 바쁘게 움직였다. 엔제이는 소속사 대표를 찾아 입장문을 내라 말하지만 소속사는 판단이 달랐다. 이전에 났던 열애설에선 소속사가 나서야 할 대상이었지만, 최웅의 경우 평판도 좋아 열애설이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웅이를 단순히 엔제이가 가지고 노는 대상 정도로 평가하는 대표에게 화를 내는 모습은 사랑이다. 사랑하지 않으면 그렇게 발끈할 수도 없는 일이니 말이다. 웅이 역시 엔제이 팬인 매니저 은호에게 시달리고 있다. 물론 웅이 아버지 역시 반복적으로 전화를 하고 있는 중이다.

은호 시달림을 피해 작업실에서 찾은 휴대전화를 보자마자 엔제이에게 연락을 취했다. 이젠 웅이가 어떤 상황인지도 아는 엔제이는 오히려 웅이에게 대신 인터뷰를 해달라 요청할 정도였다. 소속사가 대응하지 않을 것 같다며 자신이 쫓아다닌다고 인터뷰해 소속사 망신 좀 시켜달라는 엔제이는 정말 웅이를 좋아한다.

솔이는 연수에게 전화해 웅이와 엔제이 열애설이 사실인지 묻는다. 쿨한 척했지만 잠시 정차한 사이 거대한 전광판에 등장한 엔제이 광고를 보며 웅이 스타일은 아니라며 굳이 단점을 찾기에 여념이 없는 연수의 모습도 사랑이다.

세상 모두가 엔제이 열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보고 싶지 않아도 온갖 곳에서 자신을 따라다니듯 엔제이가 등장한다. 그런 연수는 길거리에서 대추 파는 할머니에게 만 원어치나 사고 나서 내가 왜 이걸 산 거야라고 스스로에게 투정을 부렸다.

그리곤 웅이 작업실 앞에 서서도 다시 왜 내가 여기와 있는 거야 라는 연수는 완전히 사랑에 빠져있었다. 은호로 인해 웅이가 없는 작업실에 들어선 연수는 부실했던 비닐봉지가 찢어지며 대추가 거실에 쏟아지는 참사를 맞이했다.

SBS 월화드라마 <그해 우리는>

덩그러니 혼자 웅이 작업실에 있던 연수를 찾은 것은 엔제이였다. 웅이는 없는데 연수와 엔제이가 마주하고 있는 장면 자체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엔제이는 자신이 둘 사이에 끼어든 것은 아닌가 물었고, 지금은 그렇지 않다 말하는 연수 역시 하지 말라고 하면 안 할 것도 아니지 않냐고 되묻는다.

엔제이는 자신이 알아서 잘하겠다는 말로 둘 사이의 미묘함을 정리했다. 둘이 싸우면 오히려 작가님만 좋아할 거라는 엔제이의 말과 알 수 없는 감정으로 아프기만 한 연수는 그렇게 집으로 돌아와 대추를 말리는 것으로 해소하고 있다. 자신이 왜 이러는지 모른다고 하지만 그건 오직 사랑의 힘이다.

연수가 대추를 사고 차를 끓이는 단 하나의 이유는 불면증에 시달리는 웅이를 위한 것이다. 이런 정성은 사랑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무의식 중에 이런 행동을 반복한다는 것은 연수의 마음속에 웅이가 가득 차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채란은 지웅을 좋아한다. 그간 내색할 수도 없었지만 지웅이 연수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 오히려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지웅도 누군가를 좋아할 수 있는 존재라는 생각에 용기를 얻었을 수도 있다. 그렇게 힘들게 식사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지만, 하필 그곳에 선배와 작가가 술을 마시고 있어 합석하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술이 돌고 작가는 직설적으로 지웅을 저격했다. 촬영본을 보고 지웅이 연수를 좋아하고 있음을 작가는 눈치챘다. 지웅이 촬영한 영상은 철저하게 연수를 바라보고 있었고, 그 시선은 사랑이라는 감정이 아니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채란에 이어 작가도 눈치챈 것이다.

술에 취해 웅이 집을 찾은 지웅은 회사에 온 것과 편집실에서 연수 봤냐는 질문을 하지만 "글쎄 잘 모르겠네"라는 말로 지웅에게 경고했다. 선문답 같은 이들의 대화는 초등학교 입학 날부터 친구가 되었던 이들만 알 수 있는 감정선들이다.

SBS 월화드라마 <그해 우리는>

웅이의 태도를 통해 지웅은 자신의 연수에 대한 사랑은 무의미해질 수밖에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 누구보다 웅이를 잘 아는 지웅이기에 알 수 있는 단호함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마지막 촬영일 웅이가 사라졌다. 채란은 화를 내지만 지웅은 전날 자신이 찾아와 한 행동이 끼친 영향이라 생각했다.

웅이는 부모님 가게 문이 닫혀 있는 것을 보고 촬영에 참여하지 않고 학창 시절 잘 가던 문구점을 다시 찾았다. 쫑쫑이를 보기 위함이었다. 주인아저씨가 멀리 갔다는 말에 죽은 줄 알고 안타까워했지만 그게 아니라 학생들이 산책시켜주고 있었다는 의미였다.

밖으로 절대 나가지 않던 쫑쫑이가 달라졌다. 다른 사람들과 산책도 할 정도로 변한 모습에 웅이는 배신감까지 느낄 정도였다. 주인아저씨는 자신이 변하게 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변했다고 했다. 그렇게 거리를 거닐던 웅이는 시장에서 연수 할머니를 만났고, 어색한 기운을 가득 품고 장바구니를 집까지 옮겨주었다.

그리고 집 마당에서 대추를 봤다. 연수가 자꾸 대추차를 끓인다는 말을 할머니에게서 들었다. 작업실로 돌아가던 전날 거리에서 발견한 대추는 작업실 입구에도, 심지어 거실에도 있었다. 그게 뭔지 몰랐지만 연수 집에서 그 실체를 알게 된 웅이는 자신이 바보 같다 생각했다.

할머니는 연수가 힘들게 자라 성격이 그렇게 되었다며, 그게 다 자신 때문이라며 미워하지 말라고 한다. 그런 할머니에게 연수는 그런 아이 아니라며 두둔하는 웅이에게 그럼 너희들 뭐 하는 건데라는 말로 바보 같은 둘을 나무랐다. 서로 여전히 좋아하는데 지금 뭐 하고 있냐는 질문이었으니 말이다.

혼자 술 마시는 웅이를 발견한 연수. 웅이와 마주 보고 술 마셔보고 싶었다는 연수는 그렇게 소원을 풀었다. 한참 술만 마시던 중 연수는 자신은 친구 하고 싶지 않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친구가 아닌 연인이 되고 싶다는 연수의 마음이 전달되기도 전에 웅이가 먼저 말했다.

SBS 월화드라마 <그해 우리는>

"연수야 나 좀 계속 사랑해줘"라는 웅이 말에 연수는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싫어서 헤어진 것도 아니고, 다시 만나서도 싫지 않았던 이들은 그렇게 돌고 돌아 다시 솔직한 마음을 드러낼 수 있었다. 그렇게 다시 연인이 된 이들은 술에 취해 돌아가다 바닥에 눕는 상황이 벌어졌다.

빌딩 끝을 보려면 어떻게 하는 줄 아냐며 눕는 웅이는 아버지가 알려준 방법이라 했다. 웅이 곁에 누운 연수를 향해 지금 아빠 아닌, 친아빠가 해준 말이라며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다섯 살인지 여섯 살인지 명확하지 않은 나이에 아빠는 자신을 놔두고 사라졌다고 했다.

빌딩 끝을 보는 방법을 알려주고 어린아이를 놔두고 사라진 아빠에 대한 분노와 버려진 것에 대한 두려움이 웅이에게 존재했을 것이다. 도심에 버려져 홀로 울고 있는 아이의 모습은 웅이가 과거 경험한 두려움의 실체였다.

그렇게 말하며 우는 웅이에게 키스해주는 연수는 사랑하는 사람을 안아주고 싶었다. 자신이 알지 못했던 웅이의 아픈 기억을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연수는 행복했다. 진짜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다고 확신할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작가가 지웅에게 했던, 출연자의 시선 끝을 따라가 보라는 말은 큰 의미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지웅은 자신의 짝사랑으로 연수가 바라보는 시선의 끝에 누가 있는지 알면서도 외면했다. 그렇게 채란이 본 연수의 시선 끝에는 언제나 웅이가 있었다.

웅이 부모는 버려진 아이를 가슴으로 키웠다. 매년 가을이 오는 그날 아들에게는 시골에 간다고 말하고 사라지는 것은 웅이 아버지를 찾아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은 그를 찾는 것으로 보이는 웅이 부모의 모습도 사랑이 아니면 절대 할 수 없는 행동이다.

서로 사랑하고 있음을 확인한 웅이와 연수의 사랑 이야기가 또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해진다.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어버린 지웅과 엔제이가 예고편에서 술을 마시는 장면도 흥미롭게 다가온다. 버려졌던 아이 웅이와 홀로 집안의 가장이 되어야 했던 연수의 사랑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