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청춘불패는 가장 독특한 예능일지도 모른다. 자립형 성장 버라이어티라는 스스로 정한 정체성 속에서 20회를 소처럼 묵묵히 끌어왔다. 이제는 광고가 서른 개 가까이 붙을 정도로 광고주의 관심도 쏠리고 있지만 청춘불패가 시작할 때를 돌아보면 결코 이런 날은 오지 않을 것만 같았다. 언론과 거의 모든 누리꾼들이 청춘불패의 실패를 예상했고 심지어 장담하기도 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청춘불패는 기존 예능에 비해 분명한 한계와 제약을 안고 있다. 초보MC들과 걸그룹 멤버 일곱 명으로 구성된 청춘불패 진용에 유재석도 강호동도 없다. 아직도 유재석에 대해 거론하는 일이 있을 정도로 청춘불패에는 강력한 예능리더가 없다. 그들을 대신해 남희석이 투입됐으나 중도에 하차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구심적 역할을 하는 존재감 넘
때로는 주연을 뛰어넘는 존재감에 빛났던 조연 천지호가 죽음을 맞았다. 그것도 역시나 허무하게. 추노는 참 많은 인물들을 죽여왔지만 죽이는 방법에 대해서는 여전히 허술하고 한편으로는 무성의하게도 비친다. 청국 무사들의 난입으로 태하가 구출되고, 도망치던 태하가 검을 던져 대길을 살려냈지만 그렇지 않았다면 혼자서 형장에 잠입한 천지호의 발상은 허술한 자살행위일 뿐이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천지호라는 인물의 비중을 충분히 감안해 감동적인 장면 하나와 명대사 하나는 남기고 갔으니 그를 더 이상 볼 수 없음에 대한 위안은 겨우 삼을 수 있을 것 같다. 천지호의 죽음은 저자 막나가는 왈짜에, 야차 같은 추노꾼의 최후라고는 볼 수 없는 절정의 미학을 담고 있다. 죽은 이의 발가락에 입김을 부는 것은 언 발에 오줌
세상의 종말이 온다면 마지막으로 무엇을 할 것이냐는 질문은 아주 오랫동안 회자되는 우스개 아닌 우스개 소리이다. 정작 재난 영화들을 본다면, 종말 즈음에 할 것이라고는 외마디 비명밖에는 없는 까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한가한 날들이 지속된다면 가끔은 한번씩 생각해봄직한 것이 최후의 순간이기도 하다. 두 주간 살았느니 죽었느니 설왕설래가 극심했던 최장군과 왕손이는 살아 있었다.그러나 이번에는 추노의 주인공 대길과 태하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다. 다만 죽음을 앞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남자들은 마치 항상 죽음을 준비해온 사람들처럼 멋진 대사들을 남겼다. 칼솜씨만큼이나 말솜씨 또한 일품이 아닐 수 없다. 고문에 지면 주인공이 될 수 없는 드라마의 절대원칙대로 철웅의 고문에도 비
18회의 대부분은 세영 사건의 수습과 국내파 요리사들의 뉴셰프대회 출전에 대해 보냈다. 특별히 비뚤어진 성격이 아니고서는 누구나 현욱처럼 세영을 감싸줄 것이 분명할 정상적인 태도로 실의에 빠진 세영을 변호해주었다. 그 과정에서 애정의 4각 구도는 다리 하나가 빠져서 붕셰 커플의 주변에는 김산 하나만 남게 되었다. 세영 자신을 위해 나서주는 현욱을 보면서 아니 오랜 배신의 늪에서 벗어난 세영 스스로의 자각을 통해서 나온 결론이었다.어쩌면 세영이 현욱에게 가졌던 애정은 현실적이지 않았다고 볼 수도 있다. 애인이자 동료였던 현욱을 배신했던 오랜 죄책감이 세영으로 하여금 사랑에 대한 미련으로 착각하게 만들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그런 까닭에 요리대회의 숨겨진 비밀이 드러나 요리사를 포기하기에 이른 세영이 현욱의
연장이 아니었으면 지난주에 종영했을 파스타를 이번 주에도 볼 수 있음에 기뻐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부분 여성 팬이겠지만 쑥스럽게도 남성인 필자도 그 대열 뒤에 숨어있다. 지금까지와는 달리 조금 늘어진 듯한 내용의 17회였지만 보통은 엔딩컷에서나 보여줄 법한 유경의 기습 백허그와 그것을 보고 행복해 하는 현욱의 좀 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주어 충분히 용서가 된다.지난 포스트에 덧글을 남기 독자 중 한 분이 '유경이 연애 초짜가 아닌 것 같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그런 면이 단적으로 드러난 것이 백허그와 이어진 대사들이다. "셰프, 전 셰프 없이도 잘 하는 거 싫은데요?"같은 것들이다. 그러나 그것은 연애를 잘 해서가 아니라 진정이라 현욱도 그렇거니와 시청자들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다. 드라마 속 케릭터
2PM에는 살이라도 낀 것인지 작년 가을부터 천국과 지옥을 오가고 있다. 작년 가을에는 전 국민의 공적이라도 된 양 박재범이 부리나케 미국으로 돌아갔고, 팬들의 초지일관 귀환 요구와 한 때 부화뇌동했던 대중들의 반성(?)으로 인해 재범에 대한 인식이 이제쯤 돌아와도 좋겠다는 즈음에 결정적인 소식이 또 다시 그의 발목을 붙잡았다. 작년 가을의 이슈는 오역이건, 오해가 됐건 적어도 근거가 될 것이 존재했지만 지금의 그에게는 막연한 혐의만 존재한다는 것이 다르다.그 혐의가 다른 곳도 아닌 그의 소속사에서 발표되었다는 것이 팬들에게는 대단히 큰 충격으로 전해졌다. 다른 나라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한국의 경우 소속사와 팬 사이는 결코 좋지 않다. 보통은 마누라가 예쁘면 처가 집 기둥에도 절하는 법인데, 아이돌 그룹
아담부부에 이어 두 아이돌의 만남으로 인해 진작부터 누리집을 뜨겁게 달궜던 우리 결혼했어요(아래 우결)의 새로운 커플 서현, 용화 이야기가 시작됐다. 이 커플의 우결 생활은 다른 커플과 확연하게 다른 것이 있는데, 그것은 우결의 패널로 출연 중인 진운이다. 진운은 비밀번호를 서현의 이름으로 해놓을 정도로 팬임을 일찍부터 고백했었다. 그런 진운의 존재는 서현을 아끼는 수많은 남성 팬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해서 마치 셋이서 우결 생활을 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서현과 동갑내기인 진운 역시 내놓을 연애경험이 없을 터, 서현을 보면서 애타는 모습을 감추지 못하는 진운이 귀엽고 한편으로 안타깝게 보여져서 서현, 용화 커플 편의 또 다른 재미로 시작부터 자리를 잡았다. 패널의 입장이 많은 시간을 할애 받는 것은
일요일일요일밤에(아래 일밤)의 간판 코너 단비가 탁재훈 대신 마르코를 발탁한 선택이 의외의 성과를 가져왔다. 예능의 경력이나 인지도에서는 절대로 비교할 수 없는 두 사람이지만 개개인의 역량을 떠나서 마르코의 합류로 인해 기존 발음이 정확지 않은 김현철, 안영미와 더불어 자막 삼남매란 그룹 케릭터를 형성하였다. 자막 삼남매란 이들 모두가 발음도 바르지 않고, 다혈질이라 자막이 없으면 의사소통이 안된다는 뜻이다.항상 두 팀으로 나뉘어 봉사를 하는 단비팀이 캄보디아를 통해서 김용만, 정형돈, 윤두준이 허섭 삼형제로 먼저 그룹 케릭터를 만든데 이어 우연인지 의도한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예능 신인 마르코의 영입이 망외의 성과를 가져다주었다. 그로 인해서 자막 삼남매의 어눌하고 급한 발음이 좀 더 코믹한 설정이 갖
민족 최대 명절인 설날을 얼마 전에 지냈다. 설을 쇠고 보름 후가 정월대보름이지만, 요즘 들어 대보름을 명절이라고 여기는 사람은 그다지 없다. 그저 부럼을 먹거나 각별히 나물을 먹는 날 정도로 알거나 그조차 모르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다. 더 나아가 명절과 절기의 구분도 대부분 모를 것이라고 짐작된다. 명절은 다른 말로 아름다울 가(佳)를 써 가절이라고도 하는데, 말처럼 잘 먹고 즐기는 날이라고 보면 된다.반면 절기는 1년을 보름 단위로 나눠 기후변화에 중심을 둔 농사와 일상생활을 위한 구분이다. 물론 절기에도 특별한 음식이나 벽사의 의미를 담은 의식들이 있어 설과 추석 외에는 의미가 많이 축소된 다른 명절들과 혼돈하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다르다. 드물게 정월에 몰려 있는 까닭에 대보름은 특히 손해를
소녀시대 Oh!가 KBS 뮤직뱅크 연속 4주 1위를 차지했다. 그것도 4연속 2만점을 넘기는 대기록을 함께 세웠다. 이런 기록은 작년 Gee 때도 거두지 못한 성적이다. 이로써 소녀시대는 역대 최고점수 3위를 제외하고 1위부터 5위까지를 모두 Oh! 한 곡으로 랭크시켰다. 게다가 다음주 역시 1위가 거의 확정적이어서 Oh!의 롱런체제는 갖춰졌다. 가요계 기록제조기 소녀시대의 질주는 거침없고, 막을 수 없는 대세로 굳어가고 있다.컴백하자마자 YG의 대성, 2NE1 그리고 최근의 빅뱅까지 음원순위를 불안케 하는 강력한 견제가 기습적으로 등장했으나 소녀시대의 도도한 행보를 막아서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한편에서는 YG의 소녀시대 견제가 오히려 스스로의 불안감을 노출케 했다는 우려의 시선을 받기도 했다.
당대 최고의 무사 송태하가 저자 왈짜패 추노꾼 대길에게 졌다. 살귀 황철웅마저도 가볍게 제압했던 송태하의 생애 최고의 굴욕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고수들의 대결에서 승부는 미세한 방심으로 결정된다는 무협지의 교훈에 따라 태하의 패배를 수긍할 수 있다. 서로 무기로 겨룬 일차 대결에서는 가볍게 태하가 승리했다. 그러나 언년의 정인이었기에 살려 준다는 태하의 말에 "미천한 집안 종년에게 마음을 줬을 것 같나?"하는 말에 충격을 받는다. 그것이 이 둘의 승부를 가를 중요한 관건이었다.승부에 대한 논란이 다소 있는데, 그 말끝에 기습한 대길에게 상투를 잘려나갈 정도로 이미 태하는 마음의 중심을 잃었고, 이어 언년의 지난 말들을 회상하는 것으로 고수가 지켜야 할 동중정의 자세를 잃었다. 둘의 화려한 액션에
일일이 나열하는 것이 의미 없을 정도로 추노의 장점과 매력은 이미 누누이 거론되었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무리수와 억지가 자주 등장하면서부터 칭찬 일변도의 추노에 대해 비판의 말들이 많아졌다. 작품의 완성도만은 거의 보장받다시피 한 곽정환 감독의 사극터치에 대한 기대감은 소소한 잘못과 과욕을 모두 덮어줄 수 있었다. 회를 거듭할수록 사람들은 추노에 열광하게 되었고, 언년이 논란에도 불구하고 추노는 점점 더 명작의 평가에 다가갔다.그런 추노의 위기가 다가왔다. 추노의 비상과 추락이 갈린 것은 제주도부터였다. 개연성 없는 살인의 연속, 느닷없는 송태하와 언년의 애정행각 등 그때까지 시청자들을 포박했던 치밀하고 촘촘한 전개가 균열을 내기 시작했다. 단지 그것만이 다가 아니었다. 이어서 반란을 도모하는 급박한
본래 제작에 들어갔을 때 계획으로는 대단원이었을 16회는 지난 파스타 중에 가장 혼란스러웠던 내용이었다. 사랑을 위해서 자신을 버린 현욱과는 달리 현명한 대처지만 낭만을 기대했던 시청자에게는 다소 차가운 유경의 라스페라 지키기는 실망으로 받아드려질 수도 있었다. 현욱과의 주방이 좋다고 후크송의 후렴 부분처럼 반복했던 유경으로서는 당연히 함께 라스페라를 떠나는 것이 옳다고 볼 수 있다.말인즉 옳지만 현욱이 라스페라를 떠난 뒤 아파트에서 오간 말들은 이기적인 느낌을 주었다. 사랑을 위해서 자기를 버린 멋진 행동이지만, 사실 곧은 성격의 현욱으로서는 설준석의 폭로로 인해 라스페라 주방에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방법이 없었다. 그런 현욱에게 라스페라를 떠난 사실을 따지며 쌀쌀맞게 등돌리는 모습은 지나친 느낌을
유행가는 가사가 참 유치하다. 최근 트로트는 그것이 지나치다 싶을 정도지만 지금보다는 상당히 절제된 곡들 역시도 그렇다. 유행가가 피해갈 수 없는 주제가 역시나 사랑인 탓이다. 사랑에 빠진 당사자에게야 세상을 바꿔놓을 혁명 같은 것이지만 곁에서 보기엔 참 유치한 것인 경우가 많다. 당사자라 할지라도 지나고 보면 아픔이거나 회한이거나 혼자서 피식 웃고말 유치한 짓들이 기억을 뚫고 나오기 마련이다. 문주란의 명곡 중 이런 가사가 있다. "처음에 사랑할 때 그이는 씩씩한 남자였죠"로 시작했으나 결국 도착지점의 그 남자는 여자를 귀찮게 하는 철부지로 변해버린다. 마초의 상징이고, 주방의 파쇼라도 사랑에 빠진 현욱 역시 못나지는 것을 피할 수 없다. 사랑에 빠진 남자는 필연적으로 모성에 대한 숨겨진 욕구, 쉽게
처음부터 천하무적야구단(아래 천무)는 겨울이 고비였다. 야구란 종목이 가진 한계였고 그것은 그대로 천무에 적용될 수밖에 없다. 천무에 대한 최초의 포스팅에서 그런 우려를 남겼는데 천무 제작진은 그런 예상에서 한 치도 틀림없는 길을 걸었다. 사이판 전지훈련은 굳이 천무가 아니어도 야구단이라면 동계훈련이 이상할 것도 없지만 천무의 사이판행은 그 자체로 기대감을 접게 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동안의 헝그리 정신에 위배되는 고급스러운 스케줄이기 때문이다. 3박 5일의 일정으로 3주차 분량을 빼냈으니 질량도 떨어졌다. 또한 애초에 상대가 되지 않는 사이판 준 프로선수팀과 경기도 해서도 안됐다. 도대체가 그동안 국내 프로야구 감독들로부터 받은 교육을 무색케 하는 예전 그대로의 모습을 노출시켰을 따름이다. 천무 사
남자의 자격 '먼지 덮인 밥'은 자객의 비수처럼 조용한 타격을 주었다. 남자의 자격 7명은 각기 아파트 공사장, 드라마 세트장, 비탈면 녹화장 그리고 순대공장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그 자체로 이미 재미란 부분은 미리 포기한 부분도 없지 않았을 것이다. 재미는 적었을지 몰라도 남자의 자격이 보여준 노동에 대한 진지한 존중은 오히려 존경심을 갖게 했다. 특히 이경규, 김성민의 아파트 조와 이윤석, 이정진조의 분량이 나머지 김국진, 윤형빈조와 김태원 보다 월등히 높았는데, 노동 강도에 따라 재미의 강도가 매겨진 흥미로운 결과였다. 말 그대로 체험 삶의 현장이었지만 남자의 자격이 다른 점은 봉사라는 의미를 뚝 떼어놓고 그야말로 체험 그 자체로 접근한 점이다. 특히 이경규의 아파트 현
나흘 간격으로 컴백한 2AM과 소녀시대의 불꽃 튀는 경쟁으로 가요계가 한껏 활기를 띄고 있다. 비록 소녀시대와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지만 2AM의 선전은 발라드 그룹의 희망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소위 우결 버프의 영향이 큰 것으로 가수들의 예능에 대한 치명적인 유혹을 남기고 있어 본업에 충실할 수 없는 가요계 현실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이미 굳어진 트렌드를 바꾸고자 한들 그다지 유효하지 않을 것이다.발라드를 하건, 댄스를 하건 어차피 아이돌 그룹이란 멤버와 그룹의 지명도를 높여 회사 수익에 충실하게끔 기획되는 까닭에 현재 2AM은 분명히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형제 그룹인 2PM을 뛰어넘는 성공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2AM의 뮤직뱅크 2위 성적은 보통 때 1위 성
이번주 연예계 최대 이슈는 서현이었다. 우리결혼했어요(아래 우결)에 서현, 정용화 커플 캐스팅 소식이 전해지고 연이어 촬영현장까지 널리 퍼져서 누리집은 서현 팬들의 비명과 탄식으로 가득 찼다. 분노 수준으로 발전한 서현 팬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서현의 우결 출연에 강항 거부감과 반대 의사를 표출했다. 디시인사이드 서현갤러리의 한 유저가 만든 SM비판 랩은 순식간에 누리집에 퍼져 공감을 얻기도 했다.이는 신데렐라 맨의 윤아 키스신, 뮤지컬 금발이 너무해에서 제시카의 키스신보다는 훨씬 약한 강도임에도 불구하고 소녀시대 팬들의 낙담은 도가 지나칠 정도로 커서 모든 것이 기정사실화되고 서현, 용화 커플의 우결 촬영장면까지 널리 퍼졌음에도 불구하고 쉬이 진정되지 않았다. 서현쇼크로 인해 2AM의 '죽어도 못 보내'
10년을 오매불망 찾아 헤맸던 대길의 집념을 생각한다면 오장육부에서 끌어 오르는 절규는 충분히 가슴에 와닿는다. 잘 돼가는 사랑의 감정은 가슴에서 오락가락 하지만 절망으로 닫아야 할 경우 사랑은 내장에서 요동친다. 적어도 사내는 그렇다. 원손을 아마도 언년의 아이로 착각한 대길은 복수는 커녕 자신을 황급히 숨기고 만다. 그리고 실연을 넘어선 지독한 절망과 열망에 몸부림치는 모습은 소름 돋을 정도로 훌륭한 연기였다.아이리스를 초반에 보다 포기한 탓에 칭찬 자자한 이병헌의 연기와 비교할 수 없지만 아마도 누굴 시켜도 장혁만큼 그 절절한 고통을 잘 표현해내기는 힘들 것 같다. 남자가 보면서도 아니 남자이기 때문에 더욱 장혁의 처절한 연기에 몰입할 수밖에 없을 그런 혼신을 다한 연기였다. 사랑하기에 보내준다는
굳이 사내 연애가 아니더라도 경험 없는 풋내기 사랑은 참 어렵다. 이번 주 파스타는 그 사랑이 어떻게 아프게 하고 또 단련시키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한수산의 소설 중 유명한 아포리즘 '성이여 계절이여 상처받지 않은 영혼이 어디 있으랴'를 떠올리게 한다. 거꾸로 사랑을 하게 되면 반드시 겪게 되는 아픔과 상처는 피할 수 없는가보다. 13회에서, 은수를 설득시키고 기분 좋게 돌아온 현욱을 본 세영은 출근하려던 유경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한다. 오세영의 기본 성격이 성공을 위해서 사랑도 배신할 정도로 목적을 위한 수단불사의 케릭터라는 전제 속에 개연성은 있으나 잠시의 망설임 없이 바로 유경에게 현욱에 대한 일들을 털어놓는 장면은 자연스럽지는 않았다. 세프로서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듣는 유경은 내색도 못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