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의 정상이 만나던 날, 평양냉면을 먹으러 간 시민들이 많았다. 2018년의 '평양냉면'은 그저 냉면의 한 종류가 아니다. “어렵사리 평양으로부터 랭면을 가져왔습니다.”의 그 남과 북의 가교이다. 남북정상회담만큼,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평양 옥류관에서 평양냉면을 맛본 이들의 동정'이 화제가 되었다. 어느덧 시대의 상징이 된 음식, '평양냉면'에 대해 이 이야기를 풀어낸다. 평양냉면을 '덜덜이'라고 했단다. 황교익 평론가에 따르면, 찰기가 없어 뜨거운 국물에 넣으면 풀어져 버리는 메밀을 국수로 만들어 먹기 위해 김치 국물 등의 찬물에 담갔고, 특히 추운 겨울밤 ‘덜덜’ 떨면서 먹던 그 밤참의 매력 덕분에 '덜덜이'라 불리던 음식. 벼농사가 흔했던 남쪽과 달리, 척박한 밭농사 지역
남자 주인공 캐스팅, 이어진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의 나이 차, 뜻밖의 연기 논란 그리고 구한말이라는 시대적 배경 등등 을 둘러싼 논란은 마치 '두더지 잡기'와 같다. 마치 망치로 두드려대는 타이밍을 놓쳤단 듯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온다. 하지만 그런 논란이 무색하게 시청률은 상승세다. 김은숙, 이병헌이라는 화제성을 업고 8%를 거뜬히 넘기며 시작하더니, 3회 차에 10%를 넘어섰다(1회 8.852%, 3회 10.082% 닐슨 코리아 유료 플랫폼 기준).조국으로부터 버림받은 주인공들 의 시작은 비감했다. 강화도 김씨 가문의 노비였던 어머니와 아버지는 야반도주하다 잡혔다. 아비는 멍석말이 매타작으로 목숨을 잃었고, 어미는 유진을 살리기 위해 양
장미여관의 2013년 곡 는 ‘만만치가 않네 서울 생활이란게 이래 벌어가꼬 언제 집을 사나’란 가사로 시작된다. 이 가사에서 보여지듯, 우리가 어느 곳에 터를 잡고 성공적으로 살아냈느냐의 기준이 되는 건 '집'이다. 서울에 집 한 칸 가지는 게 서울살이의 상징이 되었지만, 여전히 서울에서 집을 가지는 건 요원한 일이다. 그런데 서울을 벗어나면, 아니 같은 서울이라 하더라도 '빈집'이 수두룩하다면? 한쪽에서 자기 집을 가지지 못해 애태우고 있는데, 다른 한편에서는 '빈집'이 늘어만 가고 있다. 바로 이 집의 불균형, '빈집'의 이야기를 7월 12일 EBS 1TV ‘빈집의 두 얼굴’이 다뤘다. 노후되는 구도심, 늘어나는 빈집들 다큐가 시작되는 곳
당대의 여성상을 구현하기 위해 활용된 여고 동창생 서사고교 동창생인 여주인공들의 이야기는 우리 드라마에서는 낯설지 않은 소재다. 예전 어머니 세대에서 '여고 동창회'는 살림살이가 기반이 잡혀 다이아반지도 끼고 악어 핸드백도 들 수 있을 때쯤 나가는 곳이다. 거기는 ‘내가 이제는 이렇게 좀 살만하다’며 살아온 역사에 대해 자존감을 보상받는 곳이기도 했다. 특히나 교복이라는 똑같은 유니폼에 공산품 찍어내는 듯한 획일적인 교육을 받던 그 시절, 교실 안에서 동일한 존재로 취급받던 학우들의 후일담은 드라마틱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일까. 드라마에서 다시 만난 여고 동창생들의 서사는 잊을 만하면 등장하는 '익숙한 소재'이다. 적인가? 얼마 전 종영한 JTBC의 는 여
월드컵을 맞이하여 '예언가'들의 활약이 도드라진다. 이전 월드컵에서 활약했던 문어 '파울'이 자연사한 이후, 연달아 4경기의 승패를 맞힌 러시아 박물관에서 사는 청각장애 고양이의 활약이 눈길을 모으고 있다. 그 외에도 중국의 길고양이, 일본의 문어 등 세계 각국에서 점쟁이로 활약하는 동물들이 등장하는 가운데, 이들 생물에 도전장을 내민 '무생물'이 있다. 바로 '인공지능'이다. 16강전이 진행되는 초반, 독일의 도르트문트, 뮌헨 공대, 벨기에 겐트 대학 연구팀이 AI(인공지능)을 활용해 10만 번의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가 정확하게 일치하자 동물들을 앞지른 AI의 활약이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가장 예외적인 스포츠답게 AI조차 독일의 탈락과 우리의 승리를 예측해내지는 못했었다. 여전히 고양이만도 못한 AI일
나의 어머니는 종종 당신의 어머님과 아버님, 그리고 형제들에 대해 말씀하신다. 그분들과 함께한 시절은 어머니의 삶에서 아주 오래 전, 하지만 어제인 듯 그분들과 함께 지낸 시간을 기억해낸다. 치매는 아니지만, 그 순간마다 어머니는 지금의 80 넘은 할머니가 아니라, 그 시절 어머니와 아버지 그늘에서 살던 딸이 된 듯하다. 하지만 그런 어머니를 난 쉽게 이해하지 못한다. 지금의 외로움에 대한 반작용인 듯해서 '도대체 언제 적인데'라며 짜증을 내기도 한다. 지금의 시절을 기꺼이 살아내지 못하는 노인네에 대한 아쉬움이 앞서는 거다. 아마 노인분들과 가까이 접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복잡한 감정이리라. 바로 그 '복잡함'에 대해 이해를 구하는 다큐가 있다. 바로 7월 8일 방영된
우리의 현대사는 '부정(否定)'의 역사이다. 아비들이 저질러 놓은 역사적 과오들을 부정하며 딛고 극복하는 것이 자식들의 가장 큰 과제였었다. 현대사의 굵직굵직한 사건들- 6.25, 5.16, 80년 광주항쟁 등등은 곧 '부정'의 과제가 되었다. 그러기에 우리 사회에서 자식들에게 아비들은 언제나 '오욕'의 대상이었고, 발목을 잡는 '암초'였으며, 무거운 짐만을 남겨준 '부채'들이었다. 그러기에 젊은이들에게 아비들은 언제나 소통 불가한 '꼰대'였다. 그리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88만원 세대에 오포, 구포 세대인 젊은이들은 꿈조차 꾸기 힘든 세상에서 어쭙잖게 '포기하지 말라'고 훈계를 하는 아비들에게 냉소를 보낸다. 그렇게 여전히 화해하기 힘든 부모와 자식 세대의 시대, 거기에 이젠 노장이 되어가는
오늘 당신의 하루는 어땠나요? 이 노래 가사 같은 한 마디가 플라스틱과 함께하는 당신의 일상을 묻는 것이라면?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샴푸로 머리를 감고, 화장을 하며 하루를 여는 당신. 물은 건강을 위해 생수를 마시고, 점심식사 후 아메리카노 한 잔으로 오후를 버티며, 퇴근 후엔 마트에 들러 삼겹살 포장육, 비닐봉지에 든 마늘과 상추를 사서 푸짐한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시원한 캔 맥주 한 잔과 함께 그날의 피로를 풀어내며 하루를 마감하나요? 일찍이 조선시대 어느 부인네가 반짇고리 속의 물품들을 자신의 벗이라 칭했듯, 2018년 우리의 가장 친근한 벗은 '플라스틱'이 되고 말았다. 그런데, 벗인 줄 알았던 플라스틱이 알고 보니 '소리 없는 암살자'였다면? 폐기되는 데 400년?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30년 전의 대한민국은 2018년 시점에서 보면 마치 '화성'처럼 낯설다. 우리가 살아낸 시절임에도 저랬나 싶게 낯설고 촌스럽기도 하고, 그래서 늘 현재진행형이라 여겨진 시간을 돌아보게 한다. ‘어떻게 저렇게 입을 수가 있지’라고 여겨지는 아저씨들의 펑퍼짐한 패션. 나름 멋지다고 한 그 촌스럽기 그지없는 뽀글머리 파마. 한 공간에서 일하는 동료 여직원에게 '양'이라 부르며 커피 심부름을 시키는가하면, 실실 웃으며 성적 농담을 흘리는 젠더적 무지. 그리고 범죄자의 가능성이라도 있다치면 다짜고짜 손부터 올라가는 '일상적이었던 폭력'들. 지금의 눈으로 보면 지극히 비상식적이고 비정상적이었던 현상들이 '일상'이며 '보편'이었던 시대였다. 는 2018년의 관점에서 보면 '
‘혼밥'이 어느덧 특별할 것 없는 문화가 되었다. 지난 2016년, 한 이동통신 회사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9.6%가 혼밥을 경험했다고 할 정도로 혼밥은 더 이상 생소한 것이 아닌 세상이다. 이 응답자 중 66.8%가 일주일에 10회 이상 홀로 밥을 먹는다고 응답했다. '한국사회동향 2015'에 따르면 15세 이상 응답자의 55.8%가 홀로 여가 시간을 보낸다고 답을 했다. 지난 2007년에 비해 12%가 증가했다. 네 가구 중 한 가구가 '나홀로족'인 사회에서 어쩌면 더는 이상할 것이 없는 현상이다(2015 기준). 하지만 그저 사회적인 현상뿐일까? 자발적이거나 불가피한 나홀로족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을 사회에서 격리한 '자폐’ 나홀로족이라면? 6월 28일 개봉한 는 사회관계망
도시에 살아온, 그중에서도 서울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이라면 아마도 누구나 공감하는 것이리라. 어릴 적 살았던 동네를 다시 찾았지만 지명만 같을 뿐, 좁은 골목과 올망졸망하던 집들 대신 들어선 쭉쭉 뻗은 도로와 그 사이를 메운 빌딩, 아파트에 자신의 어린 시절 자체가 사라진 듯한 상실감. 그 황망함은 곧 도시를 고향으로 한 이들을 '실향민'처럼 느끼게 만든다. 압축 성장을 해온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은 그렇게 자신의 기억과 추억을 발 빠르게 지우며 21세기의 현재에 도달해 있다. 오래된 동네와 낡은 건물은 개발로 환산되는 환금성 대상일 뿐, 그곳에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그 일은 여전히 '현재진행중'이다. 6월 28일 방영된 EBS의 는 '사람'들의 이야기
영화의 시작과 함께 스크린을 뒤덮는 일본어. 분명 의 웨스 앤더슨 감독 작품이라 했는데라며 제작자까지 확인하게 되는 영화. 일본에 대해, 노골적인 일본풍의 문화에 대해 선입견 없이 대하는 게 쉽지 않은 우리의 역사적 경험 상, 은 우선 당혹감을 안겨주는 영화이다. 하지만 막상 영화를 보고나면 고민하게 된다. 과연 이 영화는 일본 혹은 일본의 문화에 대한 '찬사'인가, 아니면 일본이라는 나라가 가지고 있는 '군국주의적 경향성'에 대한 편견인가. 그렇게 은 '일본'이라는 지역과 지역적 정서를 떼어놓고는 설명할 수 없는 작품이다. 그리고 그 영화 속 일본은 우리가 가진 역사적 불편함을 차치하고서라도 모호한 경계에 서있다.
우리나라에서 전후 세대의 문학은 '아들들의 이야기'였다. 황순원, 이문열, 황석영 작품의 '백정'이었던 아버지 혹은 '사상범'이었던 아버지, 혹은 ‘부역자’였던 아버지 등. 아이러니하게도 존재했지만 부재해버린, 현실적인 도움보다는 부담이 되었던, 자신의 존재를 규정지었던 아버지의 존재를, 그 아버지의 시대를 발버둥 치며 극복하려 노력했던 아들들의 지난한 서사의 기록물들이다. 아니 굳이 전후 세대의 문학만이 그러겠는가. 일찍이 '오이디푸스'가 그러했고, 더 거슬러 제우스로부터 모든 영웅들은 '아버지'를 극복하고 나서야 그들의 존재를 온전히 증명해낼 수 있었다. 오늘날은 어떨까? 그 시절 종잇장을 넘기며 아버지와 아들의 애증에 몰두하던 사람들은 대신 TV 리모컨을 쥔다. 그리고 TV 속 드라마들은 '세대
순례의 사전적 정의는 '신앙 행위의 일환으로 종교상의 성지나 영장을 찾아다니는 여행'이다. 하지만 오늘날 사람들은 산티아고나 인도를 '종교적' 의미로만 순례하지 않는다. 목적지를 향해 가는 과정, 길을 걷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순례'의 의미를 찾는다. 어쩌면 묵묵히 걸어가야 할 우리네 삶 자체가 '순례'일지 모른다. 지난 2017년 KBS대기획으로 방영된 UHD 은 바로 이런 순례에 대한 '인문학적 고찰'을 담고자 했다. 인도 북부 라다크의 '패드 야트라'의 9개월, PCT(pacific crest trail) 6개월 등 총 450여 일 12,000km이상의 여정을, 최첨단 4K 카메라를 통해 영화처럼 구현한 UHD 화면 속에 길 위에 선 인간의 오롯한 숙명을 압도적인 자연에 대비하여
과 , 이 그랬다. 대니 오션이라는 사기꾼을 중심으로 범죄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라스베이거스를 터는 이 영화들은 시리즈를 거듭하며 서사도 재미도 반감되었지만, 그럼에도 조지 클루니를 비롯하여 브래드 피트, 멧 데이먼, 앤디 가르시아 등의 배우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흡족했던 영화들이다. 그로부터 십여 년, 시리즈가 다시 돌아왔다. 그런데 앞선 시리즈의 주역이었던 대니 오션(조지 클루니 분)을 납골당에 모셔둔 채, 그의 여동생을 소환했다. 그 오빠의 그 여동생 아니랄까봐, 가석방된 데비 오션(산드라 블록 분)은 출소하자마자 동지들을 규합한다. 단, 거기엔 조건이 있다. 오로지 '여성'이어야 한다는 것. 2018년의
는 에 이어 두 번째로 만들어진 시리즈 영화다. 첫 번째 시리즈가 2015년이었으니 햇수로 3년, 꽤나 적조했던 시리즈이다. 그런데 웬걸, 속 주인공 권상우와 성동일이 한 열 번째 시리즈로 만난 것처럼 친숙하다. 그건 전작 '더 비기닝' 때문이 아니라, 다른 작품에서 비슷한 캐릭터를 맡아왔던 두 배우 덕분이다. 드라마에서 매번 '카리스마' 넘치던 김명민 배우가 영화 으로 오면 코믹한 캐릭터로 변신하는 것과는 달리, 권상우는 그 권상우 같고, 성동일은 그 성동일인 게 적어도 '리턴즈'까지 시리즈엔 '친밀감'으로 작용한다. 물론 이 친밀감이 다음 시리즈까지 이어질 지는 미지수지만 적어도 두 번째 시리즈인 에서 권상
'지니, 음악 좀 틀어줘'의 세상이다. 아이들의 외국어 공부를 걱정하던 엄마들의 귀에 들려오는 아이들의 자연스런 외국어 발음, 따라 나가 보니 인공지능이 선별한 외국어 영상이었다. 원하는 음악부터 아이 돌보미, 학습 도우미를 넘어 외로운 솔로들의 마음까지 달래주니,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있을까? 그러니 드라마 남자 주인공 역할을 'AI(인간이 가진 지적 능력을 컴퓨터를 통해 구현하는 기술, Artificial Intelligence)가 맡는다는 게 그리 이상할 것도 없다. 바로 6월 4일부터 시작한 KBS2의 미니시리즈 의 이야기다. 아들이 된 AI 하지만 드라마로 온 AI의 시작은 '고전'적이다. 마음씨 좋은 제페토 할아버지가 나무토막을 깎아 자식삼아 만
단군 이래 최고의 스펙을 가진 청년들이라지만 여전히 취업이 어려운 현실, 그에 반해 인력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들. 이 취업 시장의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이 나섰다. 6월 10일 방영한 ‘취준진담 역지사지 면접 프로젝트’는 배우 조우진을 내세운 '노오력 인력 사무소'를 통해 구직자가 기업 담당자들과 면접을 보는 발상을 전환한다. 그리하여 취업준비생들이 취업하고자 하는 ‘기업’을 면접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이 시대 청년들의 노오력에 대해 살펴 '취준생 중심'의 구직을 시도해 본다. 역지사지 면접 프로젝트 인력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 대표 혹은 담당자들이 젊은이들에게 면접을 '당'하기 위해 나섰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저비용 항공사 티** 항공 경영본부 김형이
2017년 개봉한 영화 을 관람한 관객들 사이에선 이 영화의 주인공이 누구인가를 두고갑론을박이 오갔다. 하지만 그 누가 주인공이라고 선뜻 결론내릴 수 없는 영화. 장준환 감독은 바로 그렇게 그 누구도 주인공이 아닌 게 아니라, 바로 그 시대를 살았던 '민주 시민 모두가 만들어낸 6.10 민주항쟁의 역사를 영화 에 담아냈다. 그리고 그 영화에서 단순 사고로 묻힐 뻔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진실을 세상으로 전한 '비둘기', 배우 유해진이 분한 한재동 씨의 이야기 를 tbs가 6.10 민주항쟁 31주년 기념으로 방영했다.기적과도 같았던 진실의 폭로, 이어진 6.10 민주항쟁 이 다큐는 가 1월 19일 방영했던 프로그램이
생화를 활용한 설치 디자인 전시회에 다녀왔다. 커튼까지 쳐진 전시관, ‘도대체 무슨 비밀이 숨겨 있길래?’ 하고 첫 발을 들여놓은 순간 흠씬 다가온 숲의 내음, 꽃의 향기. 마치 '그루누이'가 채집한 향기처럼 자연의 냄새를 채집하여 가둬 둔 그 전시회 공간에서 자연에서 '냄새'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깨달았다. 우리는 크게 의식하지 못하지만 '냄새'로 인해 희로애락을 겪는다. 미세먼지로 가득한 도시가 뿜어내는 매캐한 냄새에 인상을 찡그리다가도 그 혼탁한 공기를 타고 오는 향긋한 커피 볶는 냄새에 어느새 마음이 풀리곤 한다. 허기진 배를 달래며 집에 들어섰을 때 반기는 푸근한 김치찌개 냄새만큼 안온한 행복의 내음이 있을까. 우리가 기억하는 맛은 언제나 '향'과 함께 우리의 머릿속에 기억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