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노하연 인턴기자] 15일 방송 메인 뉴스의 한복판을 명태균 씨가 폭로한 김건희 씨의 '철없는 우리 오빠' 카카오톡 대화가 장식했다. 하지만 KBS '뉴스9'은 관련 소식을 후반부인 열한 번째에 편성하고 '친오빠'라는 대통령실 해명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지난 15일 명 씨는 자신의 SNS에 김건희 씨와 나눈 대화를 일부 공개했다. 공개된 대화에서 김건희 씨는 명 씨에게 “철없이.떠드는,우리오빠,용서해주세요”, “무식하면 원.래그래요”, “제가 명선생님께,완전의지하는상황”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를 두고 ‘오빠’가 누구를 지칭하는지 논란이 일었고 대통령실은 ‘오빠는 친오빠‘라고 해명했다. 

15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화면 캡처
15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화면 캡처

이날 MBC ‘뉴스데스크’는 <김건희 "철없는 우리 오빠, 지가 뭘 알아"‥카톡 공개>, <대통령실 "윤 대통령 아닌 친오빠"‥야당 "바이든 대 날리면 2탄?"> 리포트를 첫 번째, 두 번째 꼭지로 배치했다. 

SBS ‘8뉴스’는 <명태균, "철없는 오빠" 대화 공개…"대통령 아닌 친오빠">, <야당 "국민 바보로 아나"…한동훈 "제 제안 신속히"> 리포트를 방송 초반부인 세 번째와 네 번째 보도했다. 

지상파 중 유일하게 KBS ‘뉴스9’의 관련 리포트는 한 건으로 <'김 여사 대화’ 메시지 공개…대통령실 “입당 전 사적 대화”>제목으로 열한 번째에 배치됐다. 채널A와 TV조선이 관련 뉴스를 각각 일곱 번째와 다섯 번째에 배치한 것과 비교된다. 

‘오빠’의 실체에 집중한 지점도 달랐다. MBC ‘뉴스데스크’에서 여당 출입기자가 출연해 “오빠가 누구냐, 이게 논란이 되고 있는 게 정상인가”라면서 “(공천 개입 의혹에)수직적으로는 대통령 부부에게 얼마나 깊이 있게 간섭해 있는지, 또 수평적으로는 얼마나 광범위하게 여권 인사들이 연루돼 있는지 모든 것이 지금으로서는 예측하기조차 어렵다”고 논평했다. 

SBS ‘8뉴스’는 “명 씨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김 여사 친오빠는 정치적인 걸 논할 상대가 아니라고 말했고 다른 언론 인터뷰에서는 ‘김 여사 오빠’를 지칭했다”며 명 씨의 해명이 일관되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KBS ‘뉴스9’ 10월 15일 보도화면 갈무리
KBS ‘뉴스9’ 10월 15일 보도화면 갈무리

반면 KBS ‘뉴스9’은 친오빠라는 해명을 앞세웠다. KBS는 “명태균 씨는 KBS와의 통화에서 '2021년도 경선 때 나눈 대화'라며 ‘오빠’는 ‘친오빠’를 가리킨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KBS ‘뉴스9’ 리포트는 1분 52초 분량으로 3사 모든 리포트를 통틀어서 가장 짧았다. 

한편 박민 KBS 사장은 15일 국정감사에서 “제가 취임할 때 확인되지 않은 의혹은 보도하지 않도록 했으며, 명백히 확인된 사실만 보도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명태균 씨 발언들이 보도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냐. 왜 보도하지 않았냐”는 황정아 민주당 의원 질의에 대한 답변이다.

박 사장은 “정확한 근거도 없이, 명태균 씨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지만, 사람들이 추정하고 제기한 의혹을 방송사가 스스로 확인하지도 못하면서 보도했다가 나중에 사실이 아닌 걸로 드러나면…”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KBS가 김건희 공천개입 의혹에 눈을 감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건희 공천개입 의혹이 제기된 9월 5일부터 김영선 전 의원과 명태균 씨가 검찰 압수수색을 받은 9월 30일까지 26일간 뉴스9의 관련 보도는 1.5건으로 계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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