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대통령실이 MBC 기자와의 설전을 계기로 중단됐던 출근길 문답을 재개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는 언론보도와 관련해 '대통령실이 화를 자초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여당 총선 참패의 '시작과 끝'인 윤 대통령이 국민 앞에서 지난 2년 간의 실정을 반성하고, 변화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 한 '본인 얘기만 하는 소통'은 의미 없다는 지적이다.
16일 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날 국무회의 모두발언 형태로 총선 참패에 대한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는 윤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이 전 수석은 "이건 국무회의 모두발언으로 할 일이 아니다. 제 예감은 '저분이 아직 정신 못 차렸구나',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는 것 같다"며 "집권 2년 만에 총선에서 대패했음에도 뭘 잘못했는지에 대한 성찰이 없다"고 말했다.

이 전 수석은 "누구를 실장 시킬 거냐, 총리 시킬 거냐 이게 본질이 아니다. 뭘 근본적으로 재편해야 되고 다시 생각해야 될 거냐가 짚어지고 나서 거기에 맞는 사람을 발탁해야 하는데 거꾸로 됐다"며 "다시 말하면 대통령께서 이번 선거를 졌다고 생각 안 하고 계신 것 아닌가. 심판 당한 대통령으로서 할 수 있는 모습은 아닌 것 같다"고 잘라 말했다.
이 전 수석은 "본인이 우선 '다 내 탓이다' 국민들 앞에서 얘기해야 된다. 예를 들면 '채 상병 특검 거부한 거, 김건희 여사 특검 반대한 거 내가 잘못했다' '9번 거부권 행사한 거 내가 생각이 좀 틀렸다' 구체적으로 국민들 앞에 진솔하게 밝혀야 한다"며 "그런데 그런 조짐은 전혀 안 보인다.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 얘기도 나오던데, 문제의 본질을 잘못 짚은 거 아닌가?"라고 했다.
이 전 수석은 "도어스테핑이 왜 없어졌나.(기자들과)갈등 있고 자꾸 논란이 일어나니까 없어진 것 아닌가"라며 "국민이 듣고 싶은 얘기를 안 하시는 분이 매일 와서 그 얘기를 한다, 화를 부르지 않겠나? 본인 얘기만 하는 건 소통이 아니다"라고 했다.
15일 TV조선 등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소통 부족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출근길 문답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통령실은 지난 2022년 11월 '바이든-날리면', 취재진 대통령 전용기 탑승 배제 등 MBC 기자와의 설전 이후 출근길 문답을 중단했다. 윤 대통령 기자회견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 외에 없었다.

이 전 수석은 윤 대통령이 도어스테핑을 재개해 국민 목소리를 받아들이고 대화할 수도 있지 않겠냐는 질문에 "도어스테핑 때 받아들였나? 기자들하고 편하게 본인 얘기만 했다"며 "(자신이)안 바뀌니까 그걸 복원하자고 한다는 거다. '생각이 변함이 없구나' 확인되는 게 바로 그런 것"이라고 했다.
이 전 수석은 "심판 당한 것을 냉정하게 수긍해야 한다. 민주주의에서 선거만큼 확실한 메시지가 어디 있나"라며 "국민들이 선거를 통해 '너 잘한다' '너 못한다' '이거 고쳐라' 정해주는 것인데, 그렇게까지 강하게 국민들이 메시지를 줬는데 못 느낀다고 하면 그것은 더 화를 자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방송에서 이상민 국민의힘 의원은 "말로 '국민의 말은 무조건 옳다,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이런 건 여러번 써먹은 말씀이기 때문에 겸허하지 않다. 진짜 국민 앞에 무릎을 꿇으셔야 된다"며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번에 그냥 모두발언으로 끝날 것이 아니고 빠른 시간 내에 기자회견을 해야 한다. 불편하고 성가시더라도 기자들과 맞닥뜨려 질문·답변해야 한다"며 "심층적인 질문이 왔다갔다 할 수 있는 기자회견을 정기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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