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동아일보 대통령실 출입 기자가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하는 수석비서관 회의에 대한 언론 취재를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윤 대통령이 최근 기자들 없이 현장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며 '용산의 언론관'이 폐쇄적이라고 지적했다. 

12일 동아일보 황형준 정치부 차장은 <[광화문에서] 비공개 '대수비'… 언론 취재 허용해야>라는 제목의 칼럼을 썼다. '대수비'는 용산 대통령실의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의 줄임말이다.

지난 2022년 5월 11일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2022년 5월 11일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황 차장은 "대수비는 2주에 한 번씩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와 함께 일주일에 한 번 대통령의 생각과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창구"라며 "이제라도 과거 정부처럼 대수비를 풀 기자가 들어가는 공개 행사로 바꾸고 윤 대통령의 발언 전문을 가감 없이 국민들에게 알리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임기가 절반이나 남았는데도 벌써부터 대통령이 언론 노출을 피하는 것처럼 비치는 것은 자신감의 부재나 불통 행보로 보일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황 차장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선 매주 월요일 대통령이 주재하는 이른바 ‘수보회의’(수석·보좌관회의)가 열렸다. 회의에선 비서관급 이상 청와대 참모들이 한자리에 모여 대통령 발언을 듣고 현안에 대해 발표와 토론을 했다"며 "필자도 기자단이 번갈아 순서대로 들어가는 '풀 기자'로서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보회의에 들어가 대통령의 모두 발언을 직접 받아치고 분위기를 스케치했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했다. 

황 차장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대수비'는 소수인 수석비서관 회의로, 비공개로 진행된다. 비공개 회의가 끝나면 대변인이 윤 대통령의 주요 발언만 언론에 알린다. 지난 9일 '대수비'가 끝난 뒤 공개된 메시지는 "윤 대통령이 추석을 앞두고 '체불임금, 민생물가, 응급의료체계 점검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지시했다"는 한 문장이었다.

황 차장은 대통령실이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을 이유로 '대수비'를 비공개했지만 도어스테핑이 중단된 지 오래라고 지적했다. 황 차장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도 대수비는 언론에 공개되는 일정이었다. 현 정부 초기 대통령실에 있던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대수비가 비공개로 된 것은 도어스테핑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며 "윤 대통령이 거의 매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가지며 메시지를 낸 만큼 대수비를 따로 공개할 필요성을 못 느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황 차장은 "윤 대통령 취임 후 61차례 진행됐던 도어스테핑은 MBC 기자의 항의성 질문과 대통령실 관계자와의 설전 등으로 2022년 11월 시행 6개월 만에 중단됐다"며 "당시 대통령실은 '도어스테핑은 국민과 열린 소통을 위해 마련된 것'이라며 '그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재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1년 10개월째 재개되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동아일보 9월 12일 칼럼 갈무리
동아일보 9월 12일 칼럼 갈무리

황 차장은 '대수비' 비공개 외에도 대통령실 기자실 이전설, 대통령 현장 행보 대통령실 담당자 '전속 취재' 등을 두고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 황 차장은 "최근 대통령실 내부에선 청사 1층에 위치한 기자실을 청사 내에 짓고 있는 국방홍보원 신청사로 옮기자는 이야기도 나온다"며 "언론인들에게 보다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주겠다는 명분이지만 청사 내 공간 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권력자들에게 불편한 존재인 언론과 좀 더 거리를 두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또 황 차장은 "이달 초 윤대통령의 하나로마트 및 응급실 현장 행보에 '풀 기자' 없이 대통령실 소속 사진·영상 담당자가 동행해 ‘전속 취재’한 것을 두고도 뒷말이 나왔다"며 "올해 3월 양재동 하나로마트 방문 시 벌어졌던 '대파 논란' 같은 구설수를 원천 차단하기 위한 조치 아니냐는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22년 5월 11일 첫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이 테이블도 조금 어색한데, 저와 같이 하는 회의는 프리스타일로, 오늘 하루만 이렇게 (카메라가)찍는 것으로 하고 편하게 하자"라며 "복장도 자유롭게 하고, 하고 싶은 얘기도 좀 하고"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에서 대통령이 참모들과 회의하는데 무슨 요식 절차에 따라 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비효율적이고 어색하다"며 "여기(원고) 딱 보니까 써준 것에는 '첫 번째 수석비서관 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무슨 법정 개정하는 것도 아니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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