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KBS시청자위원회에서 국민들에게 '수신료의 필요성'을 설득하는 프로그램 편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날 김덕재 부사장은 미디어기술연구소 인력이 일본 NHK와 20배가량 차이가 난다는 지적에 "개선을 위해 수신료 인상 노력을 기울였으나, 거꾸로 위협받는 상황"이라고 말헀다.
지난 17일 열린 시청자위에서 김지미 위원은 “수신료 분리 징수가 두 달 만에 시행되고 있는데, KBS는 뉴스 리포트 등을 통해 관련 소식을 160여 개 보도했다”며 “이 보도들을 쫙 보면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진행됐는지를 알 수 있지만 이렇게 두 달치 뉴스를 모아서 찾아보는 사람이 과연 있겠나. 사안을 한 번에 모아서 보여줄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은 <시사기획 창> ‘공영방송은 왜 존재하는가’ 편을 언급하며 “‘왜 프로그램을 이렇게 얌전히 만들었을까 답답하다’는 느낌이었다. 공영방송의 어떤 공적책무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면 그 부분에 집중하는 게 나았을 텐데, 해외 공영방송들도 비슷한 위기를 겪고 있다며 영국의 BBC나 프랑스의 텔레비지옹 사례를 전하는 부분이 더 강조된 것처럼 보였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엄중한 시기에서 KBS의 수신료 분리 징수와 관련한, 또는 공영방송 위기와 관련한 단일 프로그램은 이것밖에 못 찾았는데, 이렇게 느슨해서 시청자를 설득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결국 KBS는 방송이라는 무기를 쓰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다. 수신료가 왜 필요한지에 대해 국민들을 설득시키는 프로그램을 더 많이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안양봉 시사제작국장은 “상대적으로 짧은 취재·제작 기간 동안 이루어졌던 아이템이어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서 “우리 회사의 입장을 정리한 프로그램이었으면 시원하게 보였을 수 있겠지만, 공영방송 프로그램은 방송법의 편성규약, 그것을 구체화한 방송제작가이드라인을 항상 고민하면서 제작한다. KBS 입장이 좀 더 선명했으면 좋겠다는 뜻은 충분히 공감하지만, 시청자들이 방송을 보고 결국 ‘공영방송은 왜 존재하는가?’라는 질문형 제목 취지에 맞게끔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뜻을 갖고 제작했다”고 말했다.

미디어기술연구소에 대한 투자가 확대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조남익 위원은 “NHK의 경우 매년 오픈하우스를 통해 관련 연구를 전 국민, 외국인을 상대로 설명을 해준다”며 “연구소 규모가 굉장히 커서 카메라 기술부터, AI 편집, 전송 기술,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주제로 준비하고 있는데 물론 KBS도 굉장히 잘하고 있지만 양적인 면에서 비교가 안 되는 것 같다. 박사 인력도 거의 20배 가까이 차이가 나고, 연구비도 굉장히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조 위원은 “양적으로는 NHK가 훨씬 더 연구를 많이 한 것처럼 보일 수밖에 없다”며 “수신료 문제나 경영 적자 문제로 어려울 것 같긴 하지만 연구비를 늘려 질적으로, 양적으로 좋은 연구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김정덕 미디어연구소장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미디어 제작 기술 개발과 제작 현장 적용 확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자체 개발 AI 영상편집기 ‘버티고’는 <뮤직뱅크>, <불후의 명곡> 등 다수의 프로그램에서 활용되고 있다. 올해 AI기반 자막 동기화 기술이 뉴스 VOD 자막 동기화 서비스에 적용돼 시간을 굉장히 단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소장은 “기술 연구개발 활동으로 미디어 환경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이를 방송미디어 제작에 접목하다 보면 고품질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연구개발 역량 강화와 인력, 예산확충을 위해 사내 유관부서와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덕재 부사장은 “수신료가 한 5배 이상 차이 나는 등 NHK와는 공적자금의 크기와 규모가 다르다”며 “사실은 그런 부분들을 개선하기 위해 수신료와 관련된 노력을 해왔는데, 지금까지 성공하지 못했고, 거꾸로 이마저도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차원에서 이해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KBS 미디어기술연구소가 질적으로는 지금도 아주 강소조직으로 잘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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