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한국마사회(회장 정기환)가 다음 주 이사회를 열어 YTN 지분 매각 안건을 상정한다. 마사회 안팎에서 윤석열 정부가 전화 한 통으로 마사회의 팔을 비틀어 준공영방송인 YTN 지분을 '강제 매각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5일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언론노조 YTN지부)에 따르면 마사회는 오는 21일 이사회에 YTN 지분 매각 건을 상정한다. 앞서 지난달 23일 YTN 최대주주(21.43%) 한전KDN 이사회에서  YTN 지분 매각을 결정했다. '정부 지침 준수' 등이 이유였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YTN 사옥 (사진=미디어스)

애초 마사회는 '재무상태 양호'를 근거로 YTN 지분을 매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YTN는 최근 5년 연속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정기환 마사회장은 "방송 매체 특성상 말 산업 홍보에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다"며 "(YTN 지분 매각을)지금까지는 검토한 바 없고, 8월 말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 장관 정황근)와 협의 중 혁신 계획안을 낼 때도 구체적인 검토를 한 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사회는 최근 돌연 YTN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이날 언론노조 YTN지부는 성명에서 "마사회는 정부여당의 집요한 압박에 무릎을 꿇었다. 마사회는 '매각하더라도 손해 보고 팔 수는 없다'며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마사회장이 농식품부 차관을 만난 뒤 연내 매각으로 급선회했다"면서 "어디를 봐도 마사회의 YTN 지분 매각은 강요에 의한 강제매각"이라고 비판했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이미 여당은 'YTN이 우리 편 아니어서 민영화해야 한다'고 공표했다. 언론을 '우리 편 네 편'으로 가르는 천박한 언론관이 폭력적인 사영화 속도전의 이유"라며 "정부여당에서는 내년 안으로 'YTN 민영화'를 마무리 짓겠다는 말이 흘러 나온다. 총선용 언론장악이라는 걸 스스로 밝힌 셈"이라고 지적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민의힘 간사 박성중 의원은 지난달 18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YTN은 민주당을 응원한 정파 방송"이라고 말했다. 

마사회 내부에서는 농림식품부 전화 한 통으로 YTN 지분 매각 시기가 앞당겨졌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4일 마사회 노조는 성명을 내어 "얼마 전 농식품부는 전화 한 통으로 마사회가 보유한 YTN 지분 연내 매각을 지시했다. 당초 2023년 하반기로 예정된 YTN 보유지분 매각은 상급기관 전화 한 통으로 당장 이행해야 할 과제가 됐다"고 밝혔다.

정기환 한국마사회 회장(사진=연합뉴스)
정기환 한국마사회 회장(사진=연합뉴스)

마사회 노조는 "전화 한 통으로 연내 자산매각 의결을 지시한다는 것은 상식을 넘어선 경영 간섭"이라며 "긴급한 사정에 의해 추진하더라도 보름 사이에 관련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불가능함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마사회 노조는 "자산매각 관련해 어떤 전략적 검토가 있었는지 노조는 들어본 바 없다. YTN은 급하게 매각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는 재정이 지극히 건전한 기업이며, 공적자본이 투입된 공영언론"이라며 "만약 노사합의 없이 주식매각을 일방적으로 강행한다면 조합의 강력한 투쟁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마사회 노조는 정기환 마사회장을 향해 "리더십을 보여라"라고 촉구했다. 마사회 노조는 "농식품부의 무리한 YTN 지분 매각 지시에 좌면우고 하는 회장의 모습에서 정치권 눈치를 보며 개인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것 아닌지 의심이 든다"며 "리더십 부재로 마사회가 단결되지 모하고 내부로부터 썩어간다면 어떤 결론에 이를지 회장은 생각해보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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