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가 고발사주 사건 고발장에 대해 "채널A 사건(검언유착 의혹)을 뒤집기 위한 내용들"이라고 밝혔다. 공수처는 검언유착 의혹 사건에 연루된 채널A 기자들을 고발사주 사건 재판 증인으로 신청한 상태다.

7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손준성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의 고발사주 의혹에 대한 두 번째 공판이 열렸다. 고발사주는 지난 2020년 4월 3일과 8일, 손준성 검사(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가 최초 발송한 MBC·뉴스타파 기자들과 정치인들에 대한 고발장이 손 검사의 사법연수원 동기인 검사 출신 김웅 국민의힘 의원(당시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후보)을 통해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이었던 조성은씨에게 전달된 사건이다.

고발사주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손준성 서울고등검찰청 송무부장이 7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발사주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손준성 서울고등검찰청 송무부장이 7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재판에서 공수처와 손 검사 측은 '검언유착' 의혹에 연루됐던 채널A 기자들의 증인 채택 여부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검언유착 사건은 지난 2020년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당시 부산고검 차장검사)이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와 함께 수감 중인 이철 전 VIK 대표로부터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 혐의를 캐내려 했다는 의혹이다.

공수처는 당시 채널A 사회부장이었던 홍 모 기자, 법조팀장이었던 배 모 기자, 법조팀 소속이었던 백 모 기자, 중앙일보 소속이었던 박 모 기자(현 JTBC) 등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공수처는 검언유착 의혹 관련 감찰을 진행했던 한동수 전 대검 감찰부장, 허정수 전 대검 감찰3과장도 증인으로 신청한 상태다.

공수처는 "저희가 2020년 4월 3일 고발장이 왜 나왔을까 수사하는 과정에서 (고발장 내용에)채널A 사건(검언유착 의혹)을 뒤집는 내용들(을 확인했다)"며 "그래서 저희가 채널A 사건의 경과를 확인했고, 채널A 사건 관련 일부를 압수해 수사기록을 증거로 제출했다. 증거목록에 상당부분 채널A 사건 관련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홍 기자, 배 기자, 백 기자, 박 기자 등의 진술이 필요하다는 게 아니다. 이분들의 특징은 포렌식된 결과물이 있다"며 "포렌식한 결과물이 필요해 이 분들을 최소한의 범위에서 증인 신청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수처는 고발사주 사건의 2020년 4월 3일자 고발장이 검찰과 일부 언론이 검언유착 의혹에 공동대응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해당 고발장에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해 MBC 기자들과 제보자 지 모 씨, 당시 범여권 정치인들을 고발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검언유착 의혹 수사기록에는 공수처가 증인으로 신청한 채널A 기자들이 한동훈 당시 검사장과 MBC가 검언유착 의혹을 보도한 2020년 3월 31일 전후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정황이 담긴 카카오톡 대화 내역이 다수 포함돼 있다. 중앙일보 소속이었던 박 기자가 채널A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검언유착 의혹 제보자에 대해 대화를 나누면서 "검찰에서도 취재해봐라, (제보자를)박살내고 싶어하지. 그래서 나도 뒤를 캐볼까 하는데"라고 발언한 사실도 담겨 있다.

지난 2020년 4월 채널A 백 모 기자와 당시 중앙일보 소속이었던 박 모 기자(현 JTBC)의 통화취록 일부.
지난 2020년 4월 채널A 백 모 기자와 당시 중앙일보 소속이었던 박 모 기자(현 JTBC)의 통화취록 일부.

손 검사 측은 채널A 기자 등 검언유착 관련자들을 증인으로 불러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손 검사 측 변호인은 "(저희는)검언유착 의혹과 이 사건의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다"며 "이건 검언유착 재판이 아니다"고 말했다.

손 검사 측 변호인은 "(공수처가)고발장이 왜 작성됐는지 궁금했다면 고발장의 작성 경위와 실체를 밝혀야 한다"며 "(공수처가)수집된 수사 정보를 김웅에게 전달한 것이 핵심이라고 하면서 고발장 작성 경위에 대해 말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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