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수정 : 16일 19시 53분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MBC '검언유착' 의혹 [단독] 기사가 보도 4시간 전 통째로 채널A에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MBC는 지난 2020년 3월 31일 이동재 전 기자가 한동훈 검사와 공모해 수감 중인 전직 벨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 이철 씨로부터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 혐의를 캐내려 했다고 보도했다. MBC는 이 과정에서 이동재 전 기자가 '제보자X'에게 한동훈 검사와 나눈 통화 녹취록을 보여주고, 음성파일 일부를 들려주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미디어스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강요미수 사건 1심 재판 수사기록을 입수했다. 이에 따르면 2020년 3월 31일 오후 4시 30분경 배혜림 채널A 법조팀장은 강경석 채널A 기자(현 동아일보 기자, 채널A 진상조사보고서 작성자)로부터 카카오톡을 통해 기사로 완성된 형태의 MBC '검언유착' 의혹 리포트를 보고 받았다. 해당 리포트는 MBC 신수아 기자, 장인수 기자가 각각 작성했으며 MBC는 이날 밤 8시경 저녁종합뉴스 '뉴스데스크'를 통해 방송했다.

MBC '뉴스데스크' 2020년 3월 31일 <"가족 지키려면 유시민 비위 내놔라"…공포의 취재> 보도화면 갈무리

'1번 기사내용'(신수아 기자 작성) '2번 기사내용'(장인수 기자 작성)이라는 문구와 함께 배혜림 팀장이 보고받은 글 앞머리에 "절대 외부 유출 금지. 데스킹 전 버전이라. 해당 내용으로 작성된 시점의 열람자가 특정될 수 있다고 함"이라는 주의 문구가 적혀있다. 일부 문구 등을 제외하면 채널A에 공유된 기사는 MBC가 보도한 기사의 내용과 같다.

강경석 기자는 배혜림 팀장에게 자신이 보낸 MBC 기사를 한동훈 검사에게 전송해주라고 말했다. 배혜림 팀장은 "난 한동훈의 늪에 빠져있어. (보도)본부장 뵙고 왔는데, 한동훈한테 잘 얘기하라고 ㅠㅠ"라며 "한동훈에게 달달 볶이는 것은 내가 죗값을 치르는 거"라고 말했다. 이에 강경석 기자는 "한동훈한테 제가 보내드린거 카톡으로 걍(그냥) 보내드리세요"라며 "기사 보면 좀 덜 난리치겠죠"라고 말했다.

배혜림 팀장과 강경석 기자는 이날 2020년 3월 23일 이동재 전 기자가 '제보자X' 지모 씨를 만나 들려줬다는 녹음파일의 내용과 MBC 보도예정 기사를 두고 녹음파일 목소리를 한동훈 검사라고 특정했다. 배혜림 팀장이 강경석 기자에게 "이게 보여줬다는 녹취록"이라며 문제의 '녹취록' 내용을 공유하고 난 뒤 "누가봐도 한동훈 음성지원"이라고 말했다. 강경석 기자는 "한동훈이 취약한 워딩도 있긴 하다"며 "'검찰과 한 배를 타는건데' 이런 워딩"이라고 했다. 이후 밤 7시 30분경, 배혜림 팀장은 강경석 기자로부터 '데스킹 완료 버전'이라는 앞머리가 달린 MBC [단독] 기사를 한 차례 더 보고받았다.

앞서 미디어스는 채널A 이동재 전 기자·백승우 기자 강요미수 사건 1심 재판 증거목록을 입수해 법원에서 채택된 증거들을 보도했다. 법원이 채택한 증거 중에 '검언유착' 의혹 당시 채널A 관계자들이 이동재 전 기자가 '제보자X' 지 모씨에게 들려줬다는 '녹음파일'을 확인했으며 녹음파일 대화 상대방을 한동훈 검사라고 특정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관련기사▶채널A '검언유착' 의혹, 법원 증거 채택에서 '그 목소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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