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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과 한겨레 그리고 KBS MBC[오늘의 핫이슈] 삼성 비자금 ‘언론 전선’ 지형도
민임동기 기자 | 승인 2007.11.01 08:11

판세가 대략 읽힌다. 삼성 비자금 파문과 관련한 언론 보도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동안 면피성 보도라도 하던 대다수 언론이 오늘자(1일)를 기준으로 ‘커밍아웃’ 해버렸다.

자취를 감춘 ‘삼성 비자금’ 보도

   
  ▲ 한겨레 11월1일자 1면.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 어제(3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삼성의 로비를 받은 검사들의 구체적인 명단을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확보했으며, 삼성 구조조정본부 법무팀장으로 재직했던 김용철 변호사가 최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에게 양심고백 하는 과정에서 삼성이 정치인, 판검사, 정부고위관리, 언론인 등 사회지도층 전반을 떡값으로 관리한 사실을 폭로했다.”

한겨레는 오늘자(1일) 1면에서 김용철 변호사와의 인터뷰 내용을 주요하게 보도했다. △삼성그룹이 현직 검찰 주요 간부 40여명에게 명절 ‘떡값’ 명목으로 직급에 따라 한번에 500만원-1000만원씩 정기적으로 건넸고 △삼성 구조본이 검찰을 관리하는데 드는 비용은 연간 10억원 정도며 △지방 검찰청의 주요 간부들은 삼성계열사에서 별도로 관리했다는 게 대략적인 내용이다.

이 두 사안을 오늘자(1일) 신문(전국단위종합일간지-조간 기준)에서 찾기란 쉽지 않다. 한겨레 보도의 경우 ‘단독 보도’라는 점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노회찬 의원 발언은 국정감사장에서 공개적으로 밝힌 내용이다. 하지만 이 발언은 ‘국감장 풍경’을 전하는 기사 속에 묻혀 버렸다.

굳이 노 의원의 발언과 한겨레의 보도가 아니더라도 ‘삼성 비자금’과 관련한 파문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10월31일 민주노동당이 삼성 그룹 사옥 앞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특검을 통해 비자금 의혹을 낱낱이 밝히라고 촉구했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도 검찰의 즉각적인 수사를 요구했다. 삼성 비자금 의혹을 제기한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 역시 추가폭로를 비롯한 향후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움직임’은 신문지면과 방송화면에서 찾을 수가 없다. 10월31일 KBS <뉴스9>와 MBC <뉴스데스크> 그리고 오늘자(1일) 경향신문과 한겨레 정도만이 삼성 비자금 관련 뉴스를 전하고 있을 뿐이다. 한국일보가 1일자 8면에서 ‘간단히’ 언급을 했고, 조선일보가 같은 날 12면에서 역시 ‘간단히’ 전했을 뿐이다. 하지만 너무 확연히 드러나는 면피성 보도다.

   
  ▲ 동아일보 11월1일자 8면.  
 
기억하자. 경향 한겨레 KBS MBC 그리고 시사주간지와 인터넷매체들을

삼성 비자금 파문은 지난달 29일 <한겨레21> <시사IN>의 보도로 불거졌다. 하루 뒤인 10월 30일자에서 대다수 언론이 보도를 했지만 차이는 확연히 드러났다. 한겨레가 적극적이었고 경향과 서울신문은 무난했으며 세계 조선 한국일보는 다소 소극적이었다. 국민 동아 중앙은 ‘마지못해서’ 보도를 한 흔적이 역력했다. 방송3사의 경우 양쪽의 입장을 비교적 ‘공정하게’ 전했다. 

   
  ▲ 경향신문 11월1일자 1면.  
 
비자금 파문과 관련한 삼성 쪽의 해명이 석연치 않은 점이 드러나면서 다음날인 10월31일자에서도 관련 보도는 이어졌다. 하지만 이를 보도한 언론사 수는 확연히 줄어들었다. 경향신문과 조선일보가 사설에서 삼성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한 문제를 언급했고, 한겨레가 후속보도를 이어간 정도다. 지상파 방송사 중에서는 KBS와 MBC가 비자금 문제와 관련해 삼성쪽 해명의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SBS는 ‘침묵’이었다. 나머지 언론사들은 '삼성 비자금 보도 대열'에서 이탈했다.

오늘자(1일)에선 그 수가 더 줄어들었다. 전국단위종합일간지 가운데 이제 남은 곳은 경향과 한겨레 정도. 그리고 지상파 방송사 중에서는 KBS와 MBC. 전날(10월31일) 사설을 통해 삼성 비자금 의혹을 강하게 질타했던 조선일보가 ‘대열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고, SBS는 계속해서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 10월31일 KBS <뉴스9>(왼쪽)와 같은 날 MBC <뉴스데스크>.  
 
시간이 경과할수록 삼성 비자금 의혹을 보도하는 언론사 수는 더 줄어들 가능성이 많다. '대삼성 관련 언론보도 대열'을 유지하고 있는 언론사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다.

관련 내용을 최초로 보도한 시사주간지 <한겨레21>과 <시사IN>. 그리고 미디어오늘과 미디어스,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 노컷뉴스 참세상 등 온라인매체. 이들은 여전히(?) 삼성 비자금 문제를 비중 있게 보도하고 있다. 그리고 경향과 한겨레 KBS와 MBC 역시 기억해야 한다.

비록 시간이 경과할수록 ‘삼성 비자금 관련 언론보도 대열’에서 이탈하는 언론사가 더 있을 지도 모르지만 이들의 보도 하나하나는 기억해야 할 ‘그만한 가치’가 있다. 그걸 '폄하'하지는 말자. 아직은 '희망'이 있다.

민임동기 기자  mediagom@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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