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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계좌에 삼성 비자금 50억 있었다”김용철 변호사, ‘한겨레21’ ‘시사IN’과의 인터뷰에서 밝혀
민임동기 기자 | 승인 2007.10.29 15:11

삼성그룹이 조직적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관리하고 있었다는 증언과 증거물이 제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삼성그룹 법무팀에서 일하다 지난 2004년 퇴직한 김용철 변호사는 최근 발매된 시사주간지 <한겨레21> <시사IN>과의 인터뷰에서 삼성이 1000여명의 차명계좌로 비자금을 조성·관리해 왔으며 이는 그룹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진행됐음을 시사해 파장이 일고 있다.

한겨레21 “나도 모르게 내 계좌에 50억 이상 있었다”

김 변호사는 지난 10월27일 <한겨레21>(683호)과의 인터뷰에서 “삼성이 (자신 명의의 계좌로) 우리은행 삼성센터지점(삼성 본관 2층 소재)에 거액의 비자금을 은닉하고 있었다”면서 관련 기록과 실태를 공개했다. 김 변호사는 문제의 계좌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개설된 것이며 이자소득세 납부 기록 등을 바탕으로 은닉 비자금의 규모를 50억원 안팎으로 추정했다.

   
  ▲ <한겨레21> 683호.  
 
김 변호사는 “삼성은 나의 동의 없이 은행, 증권사 등에 계좌를 개설한 뒤 이를 이용해 비자금을 관리하거나 자금세탁용으로 이용하고 있다”면서 “내가 입사할 때(1997년) 제출한 주민등록증 복사본과 자기들이 만든 임의로 만든 도장을 이용해 수시로 신규 통장을 개설하고 해지했다”고 밝혔다.

그는 (차명계좌와 관련해) “삼성에서 법률적 책임을 피하려면 내가 ‘이름을 써도 좋다는 포괄적 동의를 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면서 “그게 안 되면 형사적인 문제가 따른다. 위조 사문서 행사, 금융실명제법 위반이다. 다른 소득을 감추려 했다면 조세포탈 등의 혐의가 추가된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나는 변호사고 법률가”라면서 “아내에게도 인감을 안 맡기는 사람이다. 내가 전무로 그만뒀으니 나보다 높은 사람이 일을 벌였다고 봐야 한다. 그러면 구조본에서 몇 사람 안 남는다”고 강조했다.

비자금을 폭로한 이유에 대해 김 변호사는 “한국 사회에서 삼성이란 조직이 갖는 해악이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면서 “이 문제를 바로잡는 것이 내가 사회적으로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에 있는 동안 양심을 잃어버려 이제 자식들이 나를 존경하지 않는다”면서 “최악의 경우 처벌을 받는 것도 각오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사IN “삼성 본관 27층 전략지원팀 내에 비밀금고 있다”

김 변호사는 <시사IN>(제7호)과의 인터뷰에서 삼성 비자금 사실을 폭로했다. <시사IN>은 김 변호사를 만나 5일 동안 털어놓은 얘기 중 일부를 구술 형식으로 정리해 삼성 비자금 조성 사실을 공개했다.

   
  ▲ <시사인> 사이트.  
 
김용철 변호사는 <시사IN>과의 인터뷰에서 삼성비자금 금고를 자세히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삼성 본관 27층 전략지원팀 내 경영지원팀(옛 재무팀 내 관제팀) 구석에 상무 방이 있다”면서 “상무 방에는 가구가 있는데 그 뒤 벽에 비밀 문이 있다. 이 문을 열면 철창이 나오고 그 안에 비밀 금고가 있다. 안에는 각종 유가증권·의류권·상품권·순금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이곳에는 경영지원팀 가운데 극소수만이 접근할 수 있다. 2004년 퇴사할 때는 관제팀 내에서도 권 아무개 상무와 최 아무개 상무 담당이었다”면서 “이학수 부회장은 관제팀(현 경영지원팀)이 어렵고 가장 중요한 일을 한다고 격려하곤 했다. 그만큼 막강한 힘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금고에 보관하는 돈은 비자금 중 극히 일부분”이라면서 “비자금은 전략지원팀에서 차명으로 관리한다. 전·현직 핵심 임원 1000여 명의 차명계좌에 현금·주식·유가증권 따위로 분산되어 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삼성 전략기획실은 퇴직한 지 3년이 지난 나의 차명 계좌를 이용하고 있다”면서 “삼성 본관 2층 우리은행 삼성센터지점에서 개설한 김용철 명의의 계좌에는 50억원대의 현금과 주식이 들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외에도 우리은행 삼성센터 지점과 신한굿모닝증권 도곡 지점에서 삼성은 내 명의를 도용해 계좌를 개설한 뒤, 비자금을 관리했다”면서 “내 명의의 비자금 통장을 만든다는 것은 삼성으로부터 신임받는 핵심 인력임을 의미하기 때문에 임원들은 일종의 승진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삼성 “비자금 조성 해석은 과잉 해석” “정신상태 불안한 것 같다”

이에 대해 삼성 쪽은 “비자금 조성은 과잉 해석”(한겨레21) “정신상태가 불안한 것 같다”(시사IN)는 반응을 보였다. 전략기획실의 한 임원은 <한겨레21>과의 인터뷰에서 “(김용철 변호사 명의로 돼 있는 주식 보유 계좌에 대해) 전략기획실 재무팀의 고위 임원이 김용철 명의로 ‘파킹’시켜 놓고(넣어두고) 재테크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즉 두 사람의 합의에 따라 이뤄진 차명 거래일 뿐 그룹 차원의 조직적인 비자금 조성, 관리와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삼성은 또 <시사IN>과의 ‘인터뷰’에서 김용철 변호사 명의의 차명 계좌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인정했지만 회사 비자금이라는 것은 부인했다. 홍보팀 고위 간부는 “그룹 한 임원의 돈이다. 재무팀에 돈을 불려달라는 사례가 많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용철 변호사는 이들 시사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삼성 비자금과 관련해 추가적으로 폭로할 수도 있음을 내비치고 있어 비자금 존재가 확인될 경우 대선을 앞두고 상당한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민임동기 기자  mediagom@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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