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방송사의 OTT서비스인 ‘푹’이 22일 자정부로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모바일TV 플랫폼에서 빠졌다. 6월 말로 지상파 무료VOD 서비스까지 종료를 앞두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지상파는 6월 안에 KT를 제외한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자(IPTV사업자) 모바일 플랫폼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KT는 11월 말 종료 예정). 지상파 콘텐츠를 모바일TV 월정액상품에 포함해 제공해온 사업자들은 ‘보상’ 대책과 함께 푹과의 재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다.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는 21일 “(푹 운영사인 콘텐츠연합플랫폼의) 서비스료 인상을 고객에게 일방적으로 전가할 수 없어 부득이 기존가입자까지 포함한 ‘pooq지상파’ 모바일서비스를 6월22일 자정을 기해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 SK, LG와 지상파의 계약이 끝나면서 IPTV사업자의 모바일TV 플랫폼에서 ‘푹’ 신규가입은 불가능해진 데 이어 이번에는 양측의 입장차이로 기존가입자 보호기간(6개월)도 사라졌다.

앞서 푹 운영사인 콘텐츠연합플랫폼(CAP)과 IPTV사업자들은 2014년 1월부로 17개월 동안 총 250억원에 콘텐츠사용계약을 맺었고, 푹은 모바일TV 플랫폼에 ‘플랫폼 인 플랫폼’ 방식으로 입점했다. 당시 양측은 2015년 6월부터 가입자당 대가(CPS) 방식으로 대가산정 방식을 전환하기로 했다. 이에 지난 4달 지상파는 CPS로 산정방식을 전환할 것을 요구하면서 푹 2.0 출시에 맞춰 인상한 가격으로 수입을 배분해줄 것을 요구했다. 5월 협상은 최종결렬됐다.

지상파의 논리는 ‘백화점에 입점한 업체가 제값을 받기 위해 가격을 올리는 데 백화점이 간섭을 한다’는 것인 반면, IPTV사업자들은 ‘간판업체가 가격을 과도하게 올리면 백화점 고객이 떠난다’는 입장이다. 그 동안 지상파는 IPTV사들의 모바일TV 플랫폼을 통해 가입자를 ‘모집’했고, IPTV사업자들은 지상파 콘텐츠를 킬러 콘텐츠로 ‘영업’해왔다.

상부상조 관계가 틀어진 이유는 역시 ‘돈’ 때문이다. 지상파와 IPTV사업자는 75대 25 비율로 수익을 나눠왔다. IPTV사업자들은 사실상 공짜로 모바일TV 서비스를 제공해 왔는데, 이들은 지상파가 요구한 금액을 맞춰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CAP는 콘텐츠 제작의 선순환을 위해 제값 받기가 필요하고, IPTV사업자들은 지불능력이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한국IPTV방송협회에 따르면, 최근 IPTV사업자들은 지상파에 재계약 협상을 제안했다. 사업자들은 “푹을 별도상품으로 제공해 지상파 콘텐츠를 이용하고자 하는 가입자에게 판매 및 마케팅을 해주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한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가입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재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DMB사업자를 통해 지상파 콘텐츠를 확보하려고 했으나 지상파가 훼방을 놔 무산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CAP 측은 PIP 입점 등 기존 계약방식으로 IPTV사업자의 모바일TV 플랫폼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CAP 이희주 전략기획실장은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재계약 협상 이야기가 오가고 있지만 기존 방식대로는 입점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통사에 들어가지 않고 자체 플랫폼을 키워나가는 게 (푹의) 기본방향”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CAP는 매출 308억3335만원에 영업이익 13억7759만원을 기록했다. 현재 푹 자체 유료회원은 20만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편 IPTV사업자들은 ‘푹’ 중단에 따른 이용자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료채널과 VOD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IPTV방송협회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는 실시간 채널을 확대하고, 7~8월 최신 인기 영화를 무료로 제공한다. 또한 6월 한달 간 지상파월정액을 비과금 처리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는 매월 최신영화 50여편을 무료로 편성할 계획이고, 기존 푹 가입자를 대상으로 6월 중 U+HDTV 포인트를 5천 포인트를 지급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