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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산규제해도 잡히지 않는 ‘KT’…이제, 문제는 결합상품미래부,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이통사 ‘틈바구니’ 케이블은 ‘막막’
박장준 기자 | 승인 2015.04.14 18:25

오는 6월28일 시행을 앞두고 있는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법(IPTV법)(3월 27일 공포)은 “특정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 제공사업자는 해당 사업자와 특수관계자인 다음 각 호의 방송사업자를 합산하여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 종합유선방송, 위성방송을 포함한 전체 유료방송사업 가입자 수의 3분의 1을 초과하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는 게 핵심이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로 불리는 이 법안은 업계 1위 KT그룹(KT+KT스카이라이프)의 시장점유율이 30% 안팎으로 치솟자 여론지배력을 규제하고 경쟁을 활성화하기 위해 개정됐다.

반KT 입장과 KT 입장 반반 섞어 만들어진 ‘가입자 선정 기준’

미래부는 곧장 시행령안을 마련했고 공청회까지 거쳤다. 그리고 지난 10일자로 시행령안을 확정, 입법예고했다. 미래부는 개정안에서 합산규제 대상 가입자 기준을 유료방송사업자가 계약을 체결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로 하되 ‘복지차원 무료가입자를 제외하는 방안’을 골랐다. 그리고 가입자 수 산정 기준은 ‘셋톱박스 수로 하되 아날로그·8VSB·클리어쾀 등 단말장치가 없는 서비스는 계약된 단자 수로 산정하는 방안’을 선택했다. 미래부가 입법예고한 안은 반KT 진영과 KT의 주장을 절반씩 수용한 꼴이다.

손지윤 미래부 뉴미디어정책과장은 14일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가입자수에서 복지차원 무료가입자를 제외한 이유’에 대해 “유료방송은 계약, 과금, 대가지불의 개념이기 때문에 시행령안에도 유료방송의 개념을 가장 살리고 규제를 이유로 기존의 복지가 축소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손지윤 과장은 ‘셋톱박스 기준’에 대해서는 “계약과 과금을 연결해서 보면 단자 수와 큰 차이가 없을 수 있고, 카운팅 시 정확성과 용이성을 고려하면 우수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SK와 KT의 싸움 본격화, 케이블은 ‘관망’ 중?

미래부 안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시행령안에 대한 입장 차가 컸던 사업자는 SK와 KT다. 케이블에서 IPTV로 전환하는 추세에서 모바일에 강점이 있는 SK가 KT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KT의 영업전략을 흔들 필요가 있다. 그래서 SK는 ‘무료가입자를 제외하는 안’에 찬성했다. 무료가입자를 제외하면 시장점유율 계산 시 분모와 분자가 동시에 줄지만 IPTV 무료가입자가 케이블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KT 점유율을 소폭이나마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래부가 가입자를 ‘셋톱박스’ 수로 따지겠다며 KT에 유리한 결정을 내리면서 SK의 바람은 사실상 좌절됐다. 예를 들어 KT의 VOD서비스와 스카이라이프의 실시간방송을 결합한 ‘올레TV스카이라이프’(OTS)에 가입한 가입자는 ‘1’로 계산된다. SK는 복수의 사업자가 ‘방송+방송’ 결합상품을 출시할 가능성을 거론하며 ‘단자수’로 계산해 ‘2’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럴 경우, KT 점유율은 33.3%를 넘어서 곧장 규제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KT에 계열편입된 스카이라이프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질 수 있다.

흥미로운 대목은 정작 합산규제를 추진한 종합유선방송사업자(케이블SO)들의 분위기는 부정적이라는 점이다. 합산규제는 3년 일몰일 뿐더러 원하던 KT 규제도 현실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케이블 관계자는 “합산규제는 규제 형평성을 맞춘다는 의미만 남았다”며 “통신사 틈바구니에 끼어 3년을 보내게 됐다”고 말했다. 결국 KT가 주도하고, SK가 의욕을 보이는 유료방송시장에서 1등 KT에 대한 규제 또는 모바일 1위 SK에 대한 규제 없이 3년을 보낸다면 ‘모바일+방송+인터넷’ 결합상품의 속도가 이전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게 케이블 쪽 전망이다.

다시, 문제는 ‘결합상품’이다

한 유료방송 관계자는 “SK의 모바일 결합상품 지배력이 높아질 것”이라며 “(반KT진영 사업자들이) 합산규제를 만들어냈지만 지금은 울상이다. 다들 표정관리 중이지만 결국 3년 안에 전망을 만들어야 생존이 가능한 게 지금 유료방송 현실”이라고 말했다. 합산규제 포함 최근 정부의 유료방송 정책이 이동통신사에게 힘을 실어줄 것은 분명하다.

심각한 문제는 이동통신사의 방송 플랫폼은 커지는 동안 미래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 플랫폼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향의 큰 그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상파 플랫폼과 위성방송을 활용하는 저가 유료방송 같은 대안도 내놓지 않고 있고, 위법적인 결합상품도 규제하지 못하고 있다. 합산규제 이전이든 이후든 이동통신사가 좌지우지하는 업계 판도와 영업실태는 전혀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업자에 포획된 정부 탓에 합산규제는 사실상 의미가 사라진 셈이다.

박장준 기자  wesh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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