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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송신 채널 ‘가치’ 따져보자 했더니, “참여할 이유 없다”는 KBS유료방송 협의체 구성 제안 ‘거부’… 콘텐츠-플랫폼 갈등 정부정책 시급
박장준 기자 | 승인 2014.12.04 11:27

지상파와 유료방송사업자가 ‘재송신료’ 협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지상파가 ‘채널 가치와 재송신료 산정 기준 등을 따져보자’는 취지로 유료방송 측이 제안한 ‘재송신 협의체’ 구성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확인됐다. KBS는 “기존 계약관계를 부정하는 행위”라며 사업자간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협의체 제안은 ‘언론플레이’라는 입장이다.

한국케이블방송TV협회(회장 양휘부)는 지난달 25일 지상파 3사에 공문을 보내 ‘재송신 계약 관련 기본적 원칙에 대한 공동 협의체 운영’을 제안했다. “재송신 계약의 절차, 방식, 대가산정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 “채널거래 지연에 따른 시청자 불편을 해소하고 사업자의 경영 효율성을 증진”하자는게 협의체 제안 목적이다.

케이블협회의 제안은 △지상파 3사와 5대 MSO(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 그리고 합의가 가능하면 IPTV(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 3사와 위성방송(KT스카이라이프)까지 모두 모여 △현행 지상파 채널별로 ‘가입자당 280원’을 지급하는 대가산정 방식을 논의하고 △채널가치를 평가해 재송신료를 산정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분쟁을 조정할 제도를 검토하자는 내용이다.

   
▲ MBC 2012년 1월16일자 리포트 갈무리

그러나 지상파는 공동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KBS는 3일 케이블협회에 공문을 보내 ‘거부’ 의사를 밝혔다. 케이블협회 관계자는 KBS가 “협의체를 만들어야 할 이유가 없고 거기에 참여할 이유도 없다”는 반대 입장을 보내왔다고 전했다. 지상파는 “케이블이 계약에 관한 정보를 의도적으로 흘리며 언론플레이를 하고, 사업자간 협상을 협회 차원으로 끌어올려 시간을 끌고 있다”는 입장이다.

KBS 홍보팀 관계자는 4일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케이블은 ‘지상파가 CPS 산정기준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하는데, 우리로서는 사업자들이 이해하고 납득할 만한 기준과 금액을 제시했다”며 “케이블이 기존 계약관계를 부정하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자 간 협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케이블이 협회 차원에서 대응하는 것은 원만한 협의를 이뤄내는 데 부정적이라는 판단에서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지상파는 현재 티브로드를 시작으로 케이블과 재송신료 협상을 진행 중이다. 지상파는 KBS2, MBC, SBS에 대해 채널별로 디지털 케이블 가입자당 280원을 유료방송사업자에게 받고 있다(의무전송채널 KBS1, EBS 제외). 콘텐츠 저작권과 관련한 대가다. 지상파는 최근 유료방송사업자에게 현행 280원에서 120원 인상한 400원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파가 방송산업에서 차지하는 지위가 낮아지면서 재송신 분쟁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지상파는 ‘콘텐츠 제값 받기’라는 논리로 유료방송사업자를 일대일로 압박하고 있고, 유료방송은 정부에 ‘재송신 기준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012년에는 재송신료 분쟁 때문에 일부 유료방송가입가구에서 지상파 채널이 ‘블랙아웃’되기도 했다. 올해만 하더라도 브라질월드컵, 인천아시안게임 등에서 재송신 갈등이 있었다. 전체 방송산업에 대한 정책방향과 콘텐츠-플랫폼 갈등에 대한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대목이다.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18일 재송신 분쟁으로 인해 방송중단 등 시청자 이익 침해가 우려되는 경우 △당사자의 신청 없이 조정절차를 개시할 수 있게 하는 직권조정제도를 도입하고 △올릭픽·월드컵 등 국민관심행사 등 프로그램의 공급·수급과 관련된 분쟁 발생 시 당사자 신청에 따라 조사·심문 등 준사법적 절차를 거쳐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재정제도를 신설하고 △방송유지·재개명령권을 신설하는 방송법 개정안을 의결했으나 정작 재송신 협상에 개입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분위기다.

박장준 기자  wesh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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