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정태익 TBS 대표가 취임 1년 만에 퇴사했다. 정치권 압박으로 폐국 위기에 내몰린 TBS를 더는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없다고 판단,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서울시가 이를 수리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의 TBS 출연금이 중단되는 오는 6월 직원 임금체불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강양구 TBS 경영전략본부장은 회사 내부망에 '직원에게 드리는 글'을 게재했다. TBS는 지난달 26일자로 강양구 과학전문기자를 경영전략본부장으로 발령냈다. 강 본부장은 "이렇게 글을 드리는 이유는 현재 회사 상황을 놓고 구성원께 터놓고 말씀을 드리는 게 좋겠다는 양대 노동조합을 포함한 여러분의 의견이 있어서"라며 "다만, 이 의견은 경영전략본부장으로서 3주간 업무를 수행하고 나서 제가 현재까지 가지고 있는 정보를 종합해 내린 지극히 개인적 판단"이라고 했다.

정태익 TBS 대표이사는 취임 1년여만인 3월 16일 퇴사했다 (사진=연합뉴스)
정태익 TBS 대표이사는 취임 1년여만인 3월 16일 퇴사했다 (사진=연합뉴스)

강 본부장은 우선 3월 16일자로 정태익 TBS 대표이사가 퇴사했다고 밝혔다. 취임 1년여만이다. TBS 대표 임기는 3년이다. 정 대표는 지난달 말 사표를 제출하고 서울시 수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강 본부장은 "현재 TBS 대표직은 공석인 상태"라며 "이사장님, 이사회, 서울시와 함께 경영전략본부는 대표 부재 상황을 해결하고자 대표 대행 선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빠르면 4월 초에 대표 대행이 임명되는 상황을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관련기사▶TBS 대표·경영본부장 사표…경영 리더십 붕괴)

이어 강 본부장은 'TBS 폐지 조례'가 시행되는 오는 6월 이후 TBS의 회생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했다. 강 본부장은 "TBS의 회생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희박하다. 3주간 경영전략본부장으로서 업무를 수행하면서 제가 내린 결론"이라며 "이렇게 단호하게 말씀 드리는 것은 '설마 그럴 일이 생기겠어' 같은 막연한 희망만 드리기에는 현재 상황이 너무 엄중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강 본부장에 따르면 오는 6월 TBS는 직원 임금체불이 시작될 수 있으며 임금 반납·삭감 가능성이 있다. 현재 TBS에서 휴직자를 제외하고 239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서울시의회가 승인한 인건비 예산으로는 3월부터 180명의 직원에게만 급여 지급이 가능한 상황이다. 강 본부장은 "3월~5월까지는 어떻게든 현원에 대한 급여는 마련할 생각"이라며 "여러분과 똑같이 봉급으로 생계를 꾸리는 평범한 서민으로서 얼마나 무서운 얘기인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실무 부서의 책임자로서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라는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강 본부장은 추가 희망퇴직을 권했다. 그는 "먼저 배에서 내릴 수 있는 여력이 되는 분들은 내리시는 선택도 고려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희망자가 많아 추가 희망퇴직을 시행한다면, 퇴사 시점 이후 한 달 정도 급여를 위로금으로 드릴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강 본부장은 구성원의 일자리를 최대한 지키고, 34년 간 쌓아온 TBS의 방송 역량을 최대한 보존하는 일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강 본부장은 "이 목표를 달성하고자 다양한 안을 놓고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며 "이 가능성이 확대되고 구체화하는 대로 여러분께 설명하는 시간을 갖겠다. 현재는 단지 가능성일 뿐이기 때문에 성과가 있다고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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