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정태익 TBS 대표가 사직서를 제출했다. 취임 1년 만이다. 정 대표는 사직서가 수리될 때까지 회사에 출근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TBS 경영지원본부장이 퇴직을 신청한 상황이다. 정치권으로부터 민영화와 구조조정 압박을 받아온 TBS의 경영 리더십 붕괴되고 있다. 

21일 TBS 안팎에 따르면, 정 대표는 최근 간부회의에서 사직서 제출 소식을 알렸다. 정 대표는 서울시가 자신의 사직서를 수리할 때까지 연차 사용 등을 통해 출근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정태익 TBS 대표 (사진=연합뉴스)
정태익 TBS 대표 (사진=연합뉴스)

경영 책임뿐만 아니라 강제 구조조정에 대한 부담이 정 대표 사직 배경으로 꼽힌다. TBS는 오는 6월 서울시 출연금 중단을 앞두고 3차 희망퇴직을 실시 중이다. TBS의 희망퇴직 목표는 112명이지만 현재까지 회사를 떠난 직원 수는 28명이다. 정 대표는 자신의 손으로 강제 구조조정을 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주변에 밝혀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TBS의 예산·총무·인사·행정 등의 업무를 총괄하는 경영지원본부장이 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TBS의 리더십 붕괴가 현실화하자 내부 구성원의 위기감이 극에 달한 상황이다. 정 대표가 회사를 떠나게 되면 강제 구조조정 시간표가 앞당겨질 수 있고, 현재 진행 중인 민영화 추진 작업도 미래를 알 수 없게되기 때문이다. TBS는 지난 14일 민간 투자 등 안정적인 재원구조 확보를 위한 용역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21일 TBS 양대노조(TBS노동조합·언론노조 TBS지부) 직원·가족 46명은 시정질문이 열리는 서울시의회 앞에 모여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현기 서울시의장에게 생존을 호소했다. 이날은 TBS 서울시 출연기관 해제 D-100일이다. 직원과 가족들은 TBS 예산의 70%를 차지하는 출연금이 중단되면 사실상 폐국으로 이어져 가정의 생계가 끊기게 된다고 말했다. 

21일 TBS 직원·가족 46명이 서울시의회 앞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현기 서울시의장에게 TBS 폐국을 막아달라 호소하고 있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
21일 TBS 직원·가족 46명이 서울시의회 앞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현기 서울시의장에게 TBS 폐국을 막아달라 호소하고 있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

직원 A 씨는 "오는 7월에 나올 아이와 함께 밝은 미래를 꿈꿔야 할 시기에 계속된 스트레스와 우울감으로 병원에서는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한다"며 "하지만 회사 사정이 암담한 상황이다. 지푸라기라도 잡고자 이렇게 호소를 드린다"고 말했다. 

직원 B 씨는 "제작비가 없어 직접 출연하고, 원고 작성하고, 취재하고, 편집에 연출까지 1인 5역을 하고 있다"며 "부디 30년 넘게 이어온 방송이 멈추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직원 C 씨는 "2020년 채용시험을 통해 정규직으로 입사했다"며 "업무가 새벽 3시, 5시에 끝나도 정규직이 주는 소속감과 소중함으로 버텼는데 너무 속상하다"고 했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