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백번 양보해서 제가 그만두더라도 제2, 제3의 이동관이 나온다"
정치권 안팎에서 자진사퇴 시나리오가 언급되던 지난달 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스핀 닥터'를 자임한 이 위원장은 자신에 대한 탄핵소추에 앞서 사의를 표명했다. 임기 시작 3개월 만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사표 수리에 앞서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처리되면 이동관 방통위원장은 사퇴할 수 없다.
이 위원장 사의 표명은 1일 중앙일보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이날 이 위원장은 출근길 기자들에게 "탄핵으로 인한 방통위 업무 공백 사태를 우려해 부담을 드리는 것 같아 제가 대통령께 말씀드린 것은 맞다"며 "하지만 그 이후에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중앙일보에 실린 인터뷰에서 '자진사퇴 시나리오도 나온다'는 질문에 "이동관을 과대평가해줘 감사한데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그럴 일은 없다"면서 "인사권자의 뜻을 함부로 예단할 순 없지만, 설사 백번 양보해서 제가 그만두더라도 제2, 제3의 이동관이 나온다. 언론 정상화의 기차는 계속 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제2의 이동관'으로 불리는 A, B, C 후보자가 방통위 안팎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이 위원장의 사의를 수용한다면 이는 국회 방해 행위라고 경고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1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 위원장 탄핵소추안을 예정대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사표를 수리하는 것은 국회가 헌법적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에 대한 명백한 방해 행위"라며 "탄핵 회피를 위한 꼼수"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언론자유특별위원회는 "만약 윤 대통령이 이 위원장 사의를 수리한다면 범죄 혐의자를 도피시켜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게다가 이 위원장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된 상태다. 소위 '가짜뉴스' 단속을 빌미로 불법적 사전 검열에 나섰기 때문인데, 일반 공무원이라면 퇴직조차 허용되지 않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했다.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변인은 "이 위원장의 꼼수 사의 표명 쇼 잘 봤다. 야당과 국민들이 그토록 물러나라고 할 때는 귓등으로 듣지 않다가 탄핵안 처리를 앞두고 줄행랑치려는 모양새가 우습지도 않다"며 "스스로 잘못했다고 인정하는 것인가, 아니면 윤 대통령에게 한 치의 누도 끼칠 수 없다는 호위무사의 눈물 나는 충성심인가. 말도 안 되는 이동관의 국민 우롱 행태에 윤 대통령이 동참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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