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윤석열 정부가 발표한 ‘제3자 변제’ 방식의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방안을 두고 논란이 한창이다. 석동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은 "식민 지배받은 나라 중에 지금도 사죄나 배상하라고 악쓰는 나라가 한국 말고 어디 있나"라고 주장해 비판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를 자처하고 있는 천공의 2014년 발언이 주목받고 있다. 천공은 일제 침략과 관련해 "일본에게 고마운 생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일본 사과를 요구하는 국민들에 대해 "3000년이 지나도 사과하라고 할 거냐"고 했다. 

윤 대통령은 천공과 그의 유튜브 채널 정법강의를 옹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1년 10월 5일 국민의힘 대선경선 토론회에서 유승민 전 의원이 '천공 의혹'을 문제삼자, 윤 대통령은 토론회가 끝난 후 유 전 의원을 찾아가 손가락을 흔들며 "정법(천공)은 그런 사람 아니다. 정법 유튜브를 봐라. 정법은 따르는 사람들이 많다. 정법에게 미신이라고 하면 명예훼손이 될 수도 있다"고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천공. (사진=정법시대 유튜브 캡처)
천공. (사진=정법시대 유튜브 캡처)

천공은 지난 2014년 11월 4일 유튜브 채널 '정법시대'에 '정법강의' 영상 4개를 올렸다. 영상의 제목은 <일본이 조선을 깨웠다>, <일본은 조선을 미워하지 않았다>, <일본과 손을 잡아야>, <조상들의 한> 등이다.

천공은 '정법강의'에서 일제 침략과 관련해 "일본한테 고마운 생각을 해야 하는 것"이라며 "일본한테 참 고마운 마음이 들고 미안한 마음이 들고 이렇게 돼야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천공은 "잠자던 호랑이를 수염을 건드려서 잡아당겨 가지고 깨운 게 일본"이라며 "너무 자면 안 되고 일어나라고 머리통을 때려 깨우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천공은 "단순하게 생각하면 일본을 갈아마셔도 시원치 않다"면서도 "우리 민족을 그렇게 혹사시키고 아주 모가지 잡고 비틀고 전기고문 시켜가며, 우리가 정신 못 차리고 있을 때 잠자는 호랑이를 깨운 나라가 일본"이라고 평가했다.

천공은 "깨어나고 나니까 지금 어떤 식으로 운용이 됐든 일본의 덕으로 우리는 문호를 열기 시작을 했고, 국제 문물을 끌어들이기 시작했고, 그 역할을 전부 다 일본이 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천공은 "일본을 냉철하게 보고 우리 선조님들이 (일본에) 당한 것을 냉철하게 분별을 해봐야 한다"며 "우리 젊은이들이, 신지식인들이, 선조님들이 저들(일본) 때려죽여야 한다고, 사과 받아야 된다고 하니까 (한국인들이)또 사과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쪽 말만 들었다"며 "그리고 일본한테 사과 안 한다고 나쁜 놈들이라고 한다. 뭔가 한참 착각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천공은 "일본이 우리를 쳐들어올 환경이 됐으니 온 거고, 너희들(일본)이 노력을 해서 힘을 갖췄으니까 이기게 되는 거고, 우리는 당했다"며 "그래도 지금 다시 살아나서 힘을 갖춰서 당하지 않을 만큼 일어났으면 됐지, 이제는 피해의식 가지면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천공은 "일본은 희망을 줄 수 있는 지도자 한 사람만 나와주면 그 자리에서 일어서는, 기운이 일어나는 민족이다. 일본 사람들은 근면하고 성실한 민족"이라며 "이웃의 그러한 사람들을 놔두고 같이 손을 잡고 못 일어나면 대한민국 사람들 XX 아니냐"고 했다.

천공은 "일본이 잘못했던 거라고 무조건 몰아붙여서 되는 게 아니다. 내년에 또 사과하고, 지금 또, 내년되면 또 사과하라고 하고, 정권이 바뀌면 또 와서 사과하라고 한다"며 "계속 사과는 3000년이 지나도 사과하려고 할 거냐"고 비난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연합뉴스 자료사진) 
박진 외교부 장관(연합뉴스 자료사진) 

6일 박진 외교부 장관은 지난 2018년 대법원에서 일본 전범기업을 상대로 승소한 강제동원 피해자 15명(생존자 3명)에 대해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을 통해 배상금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는 안을 발표했다. 배상금 재원은 민간의 자발적 기여 등을 통해 마련할 계획인데, 정작 일본 전범기업들이 돈을 내놓을지는 미지수다.

같은 날 윤석열 대통령은 한덕수 국무총리와 주례회동을 갖고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강제징용 판결 문제에 대한 해법을 발표한 것은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로 나아가기 위한 결단"이라며 "한일관계가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려면 미래 세대를 중심으로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양국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야권과 시민사회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임재성 법무법인 해마루 변호사는 "생존해 있는 고령 피해자 3명 모두 명시적 반대의사를 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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