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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방통심의위 최대과제는 '정치적 독립성 유지'여성민우회 주최 포럼서 참석자들 한 목소리로 '우려'
정영은 기자 | 승인 2008.05.17 10:17

지난 15일 제1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명진)가 출범한 가운데, 같은 날 오후 목동 방송회관에서 초대 방통심의위의 역할과 과제를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주최의 이날 포럼에서  학계, 미디어분야 업계,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이 모여 방송과 인터넷 등 미디어 전반의 콘텐츠 심의를 담당하는 초대 방통심의위의 정체성 확립 등에 대한 토론을 벌였다. 

최근 광우병 언론보도 등을 놓고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사전심의 등 월권발언으로 물의를 빚은터라 이날 참석한 대다수 논객들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설치 당시부터 제기되어온 '방송통신위원회와의 관계설정'과 '정치적 독립성 유지'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독립성 담보에 미흡한 법조항 '개정' 시급…투명운영으로 민간영역과 의사소통에 주력해야

첫번째 섹션 '제1기 방통심의위원회의 역할과 과제'에서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 방통심의위가 의사결정과정에서 독립성 유지방법은 심의의원 개개인의 양심에 맡길 뿐"이라며 회의적으로 전망했다. 즉 집권여당이 9명 중 6명을 임명하는 결과를 낳는 현 구조 자체가 이미 정치적 독립성을 담보하기 어렵게 만든다는 설명이다.(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18조, 부칙 제11조)

 

   
  ▲ 지난 15일 열린 여성민우회 주최 시민미디어포럼 '제1기 방송통신심위원회의 역할과 과제' ⓒ 정영은  
 

또 홍 교수는 "심의과정은 각종 이해관계 당사자들로부터 받는 압박의 연속"이라면서 "시민단체들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심의위원들이 이해관계에 치우치지 않고 공정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감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영묵 성공회대 신방과 교수는 "방통위는 미디어분야 사업자들과 정치권, 정부 등에게 끊임없이 형평성 문제로 시달려 대단히 피곤하고 실익없는 기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옛 방송위는 지원과 심의를 병행하는 기구였지만 새로 출범한 방통심의위는 단지 규제(심의)만 할 뿐 방통위에 권한이 대폭 넘어가있다는 지적이다. 최 교수는 "현재 방통심의위의 위상으로 어떻게 강력한 사업자들을 심의하고 규제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면서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김동준 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실장은 방통설치법 제18조 및 제25조 등을 예로 들면서 "방통심의위는 제재 권한만 있고 처분 권한은 없다"고 설명하고 "방통심의위가 과연 정부와 정치권, 사업자들로부터 간섭 안 받는 '민간 독립기구'로서의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생각해보아야 한다"면서 법개정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어 그는 "그렇기에 더욱 더 민간에 맞게 투명한 운영으로 민간 영역과 의사소통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적 표현의 자유, 최대한 '보장'…상업적 표현, 엄격히 '규제'

두번째 섹션 '방송·통신·융합 영역의 심의, 어떻게 할 것인가'에서는 인터넷기업 및 케이블 PP와 지상파방송사 등 사업자들과 학계 전문가 및 시민단체 등이 다양한 심의영역의 확대에 걸맞는 규제방안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현재 심의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토론이 오가면서 심의의 무게중심을 선정성과 폭력성의 '청소년 유해물'쪽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 지난 15일 제1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취임식을 갖고 공식 출범했다. ⓒ 정영은  
 

강혜란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은 "융합미디어 시대에 적합하도록 영향력과 접근성을 고려한 심의의 원칙을 새로 세워야 한다"면서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한다 △국민 개개인의 표현의 자유는 최대한 존중한다는 2가지 심의 원칙을 제안했다. 영리추구의 '상업적 표현물'에 대해서는 보다 엄격하게 규제와 처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창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도 최근 광우병관련 PD수첩 논란 등을 예로 들면서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상업적 표현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년간 본인의 연예오락분야 심의위원 경험을 소개하면서 "60대 심의 주체와 10대 이용 주체와의 괴리가 결국 심의의 정당성을 훼손하게 되므로 시청자와의 소통에 중점을 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각종 매체별 별도 심의기구 '일원화' 필요 … 불법성 여부, 사법당국 등에 이관해야

인터넷기업협회 측 참석자인 김경달 NHN 수석은 "현재 CSI라는 미국드라마는 지상파와 케이블TV, DVD 등에서 각기 다른 연령대로 관람제한 등급이 매겨져있다"면서 혼재된 심의 상황의 정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강혜란 여성민우회 소장은 방통심의위원회 출범과 함께 현재 영상물등급위원회, 게임물등급위원회, 간행물윤리위원회 등 문화부 산하의 여러 심의규제기구들을 통합하여 일원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강 소장은 "정보통신망법 44조의 7 '불법정보유통' 조항이 정부에 의해 악용될 소지가 높다"고 지적하고 경찰, 심리학 분야, 미디어분야 사업자, 교육계 등 40여명의 별도 전문가 그룹으로 구성된 영국의 아동착취온라인센터를 소개하면서  불법시비를 사법당국이나 제3의 기관으로 넘기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정영은 기자  hands@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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