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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광우병 괴담' 학생수사 논란38개 인권단체 성명…"시대착오적 과잉 수사"
곽상아 기자 | 승인 2008.05.08 14:46

검찰과 경찰이 미국산 쇠고기와 관련한 인터넷 괴담을 엄단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지난 7일 경찰이 성남의 한 고등학교를 조사 목적으로 방문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인권운동사랑방 등 38개 인권단체로 구성된 '인권단체연석회의(이하 연석회의)'에 따르면, 분당경찰서 경찰관 2명은 7일 오전 8시30분께 경기도 성남 수내고등학교를 직접 방문해 최근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 유포되고 있는 '5월 17일 단체 휴교시위, 문자 돌려주세요'란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발신번호를 파악하는 등 학생 수사에 나섰다.

경찰, 고등학교 방문조사 사실 드러나…"시대착오적 과잉수사"

   
  ▲ 5월 2일 청계광장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청소년들이 들고 온 피켓 ⓒ서정은  
 
이에 대해 연석회의는 지난 7일 '광우병 괴담 수사, 문제있다'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이명박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집회를 사법 처리키로 하더니 이제는 여론마저 폭압적으로 통제하려 들고 있다"며 "자발적 권리를 주장하고 있는 학생들까지 조사한 것은 시대착오적 과잉 수사"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연석회의는 "정부의 이러한 대응은 애초 이 사건의 발단이 정부에서 시작됐다는 사실조차 망각한 행태"라며 "소위 '괴담'이 난무하게 된 것은 이명박 정부가 국민 건강과 직결된 사항을 결정하는 데 있어 국민적 합의 절차는 커녕 정확한 정보도 공개하지 않고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연석회의는 이어 "만약 광우병에 대하여 잘못 알려진 사실이 있다면 정부는 이에 대해 정확한 내용을 설명하고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괴담'을 수사한다며 인터넷과 휴대전화 메시지 등을 헤집고 다니고 있다"며 "자신들에게 불리한 여론이 들끓는다고 공권력을 동원하여 청소년들마저 처벌하려 한다면 더 큰 국민적 저항에 맞부딪칠 것"이라 주장했다.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통신비밀 침해 가능성 높아"

연석회의는 "대한민국은 1991년 UN국제아동권리협약에 가입했고, 청소년들은 동 협약 12조에 의해 자신들과 관계된 일에 의견을 개진하고 결정할 권리를 보장받고 있다"며 "이러한 청소년들의 권리를 옹호할 의무가 있는 정부가 오히려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주장과 그에 저항하자는 제안을 모두 처벌한다면 이는 우리사회에 더이상 민주주의가 존재하지 않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연석회의는 "경찰과 검찰이 인터넷과 휴대전화 통신 내용을 추적하는 데 있어 공정했는지도 따지겠다"며 "범죄 사실과 용의자를 특정하지 않고 통신 회사의 정보를 광범위하게 압수해 갔다면 이는 헌법에서 보호하고 있는 국민의 통신 비밀을 부당하게 침해할 가능성도 높다"고 경고했다.

곽상아 기자  nell@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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