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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포털 여론조작", 정황 이상의 근거는 뭘까올해 국감도 네이버-카카오 증인 채택 요구…'한상혁 권언유착' 논란 바로잡혀도 해명 없어
송창한 기자 | 승인 2020.09.24 18:12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네이버·카카오 창업주에 대한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요구하고 있다. 23일 국민의힘 과방위 소속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네이버·다음카카오 등 양대 포털사 총수들에 대한 증인 채택을 거부하고 있다"며 "민주당의 '포털 방탄 국감'을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2018년 드루킹 사건,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실시간 검색어,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 포털 뉴스편집 개입 논란, 추미애 법무부 장관 포털검색 카테고리 논란 등을 언급했다. 이어 "이런 일련의 사건들이 특정세력의 조작인지, 포털의 어떤 부분이 취약해 이런 조작이 가능하게 됐는지, AI 알고리즘의 문제는 없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해 국민의 의혹을 풀어야 할 시점"이라면서 "민주당이 거부한다면 민주당 스스로, 밝혀서는 그리고 드러나서는 안될 실체적 진실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과방위 박성중 간사와 허은아, 항보승희 의원이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네이버 이해진·다음카카오 김범수 의장 국정감사 증인 채택 촉구 및 더불어민주당 포털 방탄 국감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전신 자유한국당은 지난해 '조국 힘내세요', '조국 사퇴하세요' 등 포털의 상위 실시간 검색어를 '제2의 드루킹 사건'으로 규정하고 네이버 본사를 항의 방문했다. 당시 나경원 원내대표, 정용기 정책위의장, 박성중 미디어특위위원장(현 과방위 간사) 등의 '여론이 조작됐다'는 주장은 네이버로부터 반박당했다. 네이버는 매크로를 통한 불법 여론조작을 금지하고 있고 개인 의사에 따른 자발적 검색은 조작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한국당은 '매크로 사용 여부를 떠나 민주주의 파괴 행위'라는 주장을 반복했다. 같은 해 국정감사에서 한성숙 네이버 대표, 여민수 카카오 대표가 증인으로 섰지만 비슷한 양상이었다. 

윤영찬 의원의 '카카오 들어오라하세요' 논란은 정치권력이 포털에 일상적 외압을 가해 온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고, 포털 뉴스편집 알고리즘의 공정성·투명성 제고가 요구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또한 윤 의원이 카카오측에 제기한 뉴스편집 공정성 의문은 곧바로 해소됐다. 이낙연 민주당 원내대표의 연설 관련 기사가 카카오 홈페이지 메인에 걸렸던 것으로 확인돼 윤 의원의 부적절한 행위로 일단락됐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해당 문제에 드루킹 사건까지 엮었다. 근거는 "의심하기에 충분하다"는 것으로 "드루킹 재판 1심 판결에서 네이버 임원 중 정보원이 있다는 진술이 나왔다"는 대목이 국민의힘 주장의 전부다.

국민의힘 김근식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이 제기한 추미애 포털 카테고리 논란은 네이버에서 '추미애'를 검색했을 때 다른 정치인들과는 달리 '뉴스' 카테고리가 뒤로 밀려 있었고, 자판에 실수로 영문으로 '추미애'('cnaldo')를 검색하면 다른 정치인들과 달리 한글로 자동전환이 안된다는 내용이다. 

2019년 9월 5일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실시간 검색어 조작 의혹 관련 네이버 본사를 항의 방문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네이버에서 검색개발을 담당하는 원성재 책임리더는 20일 공식 블로그에 "해당 오류는 의문이 제기된 '추미애' 장관 이름을 포함해 다른 일부 검색어에서도 같은 오류가 발견돼 긴급히 바로잡는 작업에 착수했다"며 "20일 0시 50분쯤 완료했다"고 밝혔다. 

원성재 책임리더 설명에 따르면 탭 순서의 경우 이용자 클릭 데이터를 집계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다며 예시를 들었다. '홍길동' 검색결과의 경우 '홍길동', '(공백 또는 특수문자)홍길동', '홍길동(공백 또는 특수문자)' 등의 검색어에 대한 클릭 데이터가 모두 합산되어야 하는데 '(공백)홍길동'의 클릭 데이터만 집계되는 오류가 있었다는 것이다.

원 책임리더는 "확인 결과, 검색어의 자음과 모음을 직접 입력하는 대신 복사해서 검색창에 입력하는 경우가 많은 검색어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특정 검색어를 복사해 붙이는 과정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공백 코드가 질의에 포함됐고, 최근 이런 이용방식이 많은 검색어에서 오류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영어 자동변환 논란과 관련해 'cnaldo'로 표기되는 '추미애'가 유명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Cristiano Ronaldo)의 약칭과 동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커뮤니티 등에서는 'cnaldo', '씨날도'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의 약칭으로 종종 사용된다. 실제 검색했을 때 이와 관련한 다수의 콘텐츠가 확인된다. 잘못 표기한 영문이더라도 해당 영문이 영문 자체로 쓰일 경우 포털은 한글 단어로 검색할지, 영문 그 자체로 검색할지 이용자에게 한 번 더 묻는다. 

이 같은 네이버 해명에 김근식 당협위원장은 "오류가 있었다면 언제부터, 어떻게, 왜 오류가 생겼는지 설명하라"며 "네이버의 해명은 육하원칙에 따른 자세한 설명이 아닌 궁색한 변명"이라고 했다. 그는 "네이버 안에서 누가, 어디에, 무엇을 잘못 건드려서 오류가 났는지 설명해야 한다"고도 했다. 추미애 장관 검색 카테고리가 추 장관이 논란의 중심에 선 이후 누군가에 의해 조정된 것 아니냐는 얘기다. 이를 뒤집어보면 국민의힘은 '조작' 의혹을 사실로 단정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국민의힘 측이 카테고리 순서가 언제부터 바뀌었다고 말하는 게 설득력 있는 의혹 제기 수순으로 판단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민의힘 의원들이 8월 18일 국회에서 '권언유착 의혹' 긴급현안질의를 단독으로 진행하는 모습. 조선·중앙일보 '권언유착' 의혹 보도는 10일 언론중재위 조정에 따라 바로잡혔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의 이 같은 의혹제기 방식은 윤영찬 의원 논란 앞서 벌어진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권언유착' 논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국민의힘은 조선·중앙일보 보도를 근거로 한 위원장이 MBC '검언유착' 첫 보도 이전에 보도내용을 알고 있었고, 이것이 채널A 재승인에 영향을 미쳤다는 '권언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해당 보도 내용들은 언론중재위원회 조정에 따라 '정정 및 반론보도' 처리됐다. 이에 대한 국민의힘측 해명은 현재까지 없었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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