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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입니다 12회- 전하지 못한 고백, 내가 당신을 다시 사랑해도 될까요?지키지 말아야 할 비밀…상식과 진숙, 모든 오해 풀리자 찾아온 위기
장영 기자 | 승인 2020.07.08 12:32

[미디어스=장영 기자] 결혼해 산 지 30년이 넘었지만 정식 데이트를 해본 적이 없었다. 바보같이 살아왔던 지난날을 후회하며 이들은 그렇게 첫 데이트를 하기로 했다. 짠순이로 자신을 위해서는 그 무엇도 사지 않던 엄마 진숙은 처음으로 옷도 샀다.

한껏 멋을 내고 남편 상식을 만나러 가는 길은 그 무엇과 바꿀 수 없는 행복이었다. 길 건너에서 꽃을 사들고 환하게 웃는 상식을 보면서 함께 웃는 진숙은 처음으로 행복했다. 갑작스럽게 결혼하고 그렇게 살아왔던 이들에게 처음 하는 데이트는 서로에게 설렘 그 자체였다.

상식은 은주의 집을 찾았다. 은주가 초대를 해도 가지 않았던 집이었다. 22살로 돌아간 후 아이들과 함께 그곳에 가보기는 했지만, 먼저 연락해 딸의 집에 간 건 처음이었다. 딸에게 꽃과 선물을 들고 찾아간 아빠 상식은 사과부터 했다.

바보같이 살았던 아빠의 삶에 대한 회한이었다. 아빠 상식은 은주가 태어나기 전부터 약속을 했다고 한다. 최고로 키우겠다고 말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 못 배워 할 수 있는 일이란 몸으로 하는 것이 전부였다. 다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 몫은 큰딸인 은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tvN 월화드라마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

가장 화려하게 빛나던 시절 은주는 삶에 찌든 채 가족을 위해 살아야 했다. 그런 딸에게 갚아주고 싶었다. 돈이 전부일 수는 없지만, 최소한 가족을 위해 고생한 부분은 돌려주고 싶었다. 하지만 은주의 생각은 달랐다. 차라리 엄마에게 줬다면 좀 더 편하게 살 수 있었을 것이라 했다.

은희한테도 그럴 거냐고 말을 하는 은주는 서러웠다. 자신은 친딸이 아니니 돈을 주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상식은 왜 큰딸이 그렇게 울며 힘겨워하는지 그때는 몰랐다. 딸 집 앞에 찾아와 있던 진숙이 진실을 알려주기 전까지는 말이다.

은주가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었다는 사실을 들은 상식은 정신이 나갔다. 바보 같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자책도 했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만 후회스럽다. 그런 상식을 바라보며 마음이 더 아픈 것은 진숙이었다. 누구보다 상식이 어떤 존재인지 잘 아는, 그래서 더 큰 오해도 했었던 아내 진숙은 알고 있었다.

은희는 찬혁의 절교 선언에 당황했다. 왜 그런지 알고 싶었다. 서영이 둘이 나눈 대화를 알고 있다는 사실과 관련해 오해가 쌓였다는 것은 알지만 이는 쉽게 풀릴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생각나는 것은 언니였다.

언니 집을 찾은 은희는 그저 함께하고 싶었다. 그 방에 들어가면 절대 나오지 않는다던 형부도 나와 반겨준다. 변하고 있음이 잘 드러난다. 아버지가 은주가 얼마나 예쁘냐는 당혹스러운 질문에도 평소 같으면 절대 하지 않았을 태형은 답변을 했다.

tvN 월화드라마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

냉정하기만 할 것 같은 은주이지만 사실은 마음이 약하다. 은희와 대화하면서 서글픈 아빠의 얼굴을 떠올리며 금방 울 것 같은 모습을 하던 은주는 어쩌면 누구보다 아버지의 힘겨운 삶과 진정성을 알고 있을 것이다. 

자매는 아무리 싸워도 자매다. 누구에게도 쉽게 곁을 내주지 않는 은주와 한 침대에서 뒤엉켜 자는 모습을 보면 더욱 가족이 무엇인지 다시 깨닫게 해 준다. 상식은 진숙의 손수건을 빨아 찾아왔다. 겨우 손수건 전해주려 왔냐 타박하던 진숙은 차라리 20대 그 시절에 멈추지 왜 돌아왔냐고 한다.

누가 봐도 22살 그 기억에만 멈춘 상식은 행복해 보였기 때문이다. 진숙이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상식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런 진숙에게 함께 그 시절로 가자는 상식은 아내를 태우고 그들만의 데이트를 시작했다. 젊은 사람들이 들고 다니며 커피 마시는 것이 부러웠던 상식은 그렇게 진숙과 함께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며 추억하기도 했다.

세탁을 해도 냄새가 난다며 찾아온 상식은 꽃 한 송이를 가져왔다. 멸치볶음이 너무 딱딱하다더니 이제는 꽃 한 다발을 건넨다. 그런 상식이 싫지 않다. 22살 그 어린 나이에 부부가 되고 한 아이의 부모가 되었던 그들에게 데이트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호사였다.

인형 뽑기도 하고, 함께 오락실에서 오락도 하는 그들은 22살로 돌아가 있었다. 진숙은 집에 상식이 선물한 꽃을 장식하고, 뽑은 인형들로 장식을 했다. 그리고 평생 처음으로 자신을 위한 옷을 샀다.

tvN 월화드라마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

이런 진숙의 변화에 이상함을 감지한 막내 지우는 유 씨 아저씨와 데이트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누나들을 불러 모았지만 돌아오는 것은 타박이었다. 감 없는 지우의 이 엉뚱한 상상력 속에 아빠 상식은 존재하지 않았다.

상식은 처음으로 진숙에게 진짜 데이트를 하자고 제안했다. 그렇게 진숙은 데이트 날 새로 산 옷을 입었다. 그리고 평소에 하지도 않았던 머리도 했다. 데이트 장소에 먼저 가 있던 상식은 모든 곳을 둘러본 후 진숙이 도착할 버스 정류장에서 서성이다 꽃을 발견했다.

화사하고 예쁜 해바라기 한 송이를 사서 돌아서니 진숙이 건너편에서 걷고 있다. 그런 진숙의 모습만 봐도 행복한 상식은 그렇게 웃으며 함께 걷는다. 그런 상식을 발견한 진숙도 환하게 웃었다. 근래 볼 수 없었던 진짜 웃음이었다.

횡단보도에 마주 서 서로를 바라보며 웃는 상식과 진숙은 연인 사이로 보였다. 내가 건너갈 테니 기다리라며 수신호를 하는 상식은 그렇게 꽃을 들고 행복한 미소로 건너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이내 쓰러지고 말았다. 이명과 복시가 이어졌던 상식은 그렇게 가장 기대했던 첫 데이트 날 진숙 앞에서 쓰러지고 말았다.

불륜을 미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읽었던 진숙. 그런 진숙이 눈물까지 흘리고 밑줄 치며 읽었던 그 책을 상식도 사서 읽었다. 그리고 진숙이 밑줄 친, 인생에 단 하나의 존재만 있다는 절절한 사랑 이야기에 상식은 진숙이 은주 친부만 생각하고 있다고 짐작했었다.

tvN 월화드라마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

그렇게 오해를 품고 평생을 살았던 이 바보 같은 남자가 갑자기 쓰러졌다. 이런 상황에서도 아이들에게는 이야기하지 말라는 상식은 어쩌면 그렇게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짝사랑에 대해 부정적으로 이야기했던 상식은 지독하게 아이들을 짝사랑 했던 자신은 억울하지 않다고 했다.

오직 진숙에게만 빚을 졌다는 상식은 그렇게 쓰러지고 말았다. 평정심을 유지하며 살아왔던 태형은 전 연인 소식을 듣고 폭음까지 했다. 그리고 집에 와 있던 어머니를 보는 순간 폭발하고 말았다. 여전히 아들의 성 정체성을 외면하는 어머니에 대한 분노였다.

은주는 자신은 이제 받아들이기 시작했는데 어머니는 왜 아들을 제대로 바라보지 않느냐고 했다. 이들은 그렇게 깨지며 서로를 보듬기 시작했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이들 사이에도 비밀은 존재한다. 이제 상식과 진숙은 아이들을 위해 그들만의 비밀을 만들었다. 지키지 말아야 할 비밀을 가진 이들은 과연 행복해질 수 있을까? 평생 처음으로 느껴본 행복은 너무나 빠르게 지나갈 듯하다. 쓰러진 상식은 그렇게 남겨질 진숙을 위해 어떤 생각을 할까? 

장영 기자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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