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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입국 금지' 반대하면 정부 자문도 '비선' 낙인범학계 코로나대책위 결국 해체…대한의협 주장 받은 안철수-보수언론, "방역 실패" 정치공세
송창한 기자 | 승인 2020.03.06 13:42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정부 자문 역할을 맡아온 '범학계 코로나19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가 3일 돌연 해체됐다. 범대위는 지난달 11개 의학단체, 73명의 전문가로 꾸려져 보건당국에 시의적절한 자문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범대위 해체 배경에 보수진영의 '비선 전문가' 주장이 있었다. 중국발 전면 입국금지를 주장해온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정치권, 보수언론의 정치공세로 판단된다. 

4~5일 머니투데이, 한겨레 등 언론보도에 따르면 의협은 최근 중국인 전면 입국금지 이슈 등 의협과 다른 의견을 내온 범대위에 '다른 목소리를 내지 말라'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 최대집 회장 등 의협은 언론 등을 통해 최근까지 범대위를 정부의 오판을 부추키는 '비선 전문가 그룹'으로 규정하고 비난해 왔다.

'비선 자문' 주장이 정치권까지 확산되자 범대위는 참여 교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결국 해체하기로 결정했다. 언론 인터뷰에 응한 의료계 관계자들은 범대위 해체는 정치공세에 따른 예견된 결말이었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대한의사협회 비판 청원. 6일 오후 1시 기준 청원동의 4만명을 넘었다.

5일 자신을 지역의료원 의사라고 밝힌 한 인사는 '의사협회 집행부들의 아집이 선을 넘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다. 이 인사는 "멀쩡한 전문의들을 빨갱이로 몰아 그 전문성을 발휘할 국가 자문에서까지 배제시키는 걸 보며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었다"고 썼다. 이어 "의협의 현 집행부, 당신들의 지금의 작태는 모든 의사 회원들의 품위를 심각히 손상시키고 있다"며 "당장 모든 발언과 회무를 중단하고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의사로서의 본분에부터 충실하라"고 규탄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가운데)이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임시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 위기 경보 심각 단계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의협의 '비선 자문' 주장은 지난달 24일 의협 기자회견에서 시작됐다. 의협은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오판하도록 자문한 비선 전문가들이 있다"며 "이들이 지난 한 달간 정부 방역 실패의 단초를 제공한 인사들이다. 지금이라도 자문그룹을 교체하라"고 주장했다.

의협 주장 직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의 비선 전문가 자문그룹이 중국발 입국 제한의 불필요성 등을 자문했다고 하는데 사실이라면 지난 정부 최순실의 존재와 다를 바 없다"고 했다. 안 대표는 "대통령과 중앙사고수습본부가 계속 오판을 하고 늑장대응을 하게 된 이유가 이제야 설명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2월 25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페이스북 게시글 갈무리

이 같은 주장은 언론을 통해 확산되고, 구체화됐다. 3일 중앙일보 장세정 논설위원은 '논설위원이 간다' 코너에서 최대집 의협 회장을 인터뷰 해 의협이 '비선'으로 지목한 인사들의 실명을 보도했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 엄중식 가천대 감염내과 교수 등이 '비선'으로 지목됐다. 김용익 건강보험관리공단 이사장을 필두로 한 '김용익 사단'과 김 이사장의 제자인 이진석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비선 라인'을 주도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구체적으로 누가 대통령의 귀를 붙잡고 비선 역할을 했나'라는 장 논설위원 질문에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은 대통령에 직보가 가능한 인물", "이재갑 교수는 이진석 실장과 친하다고 들었다. 이 교수의 의견이 이 실장을 통해 대통령에게 전달됐을 수도 있다" 등의 발언을 했다. 

쟁점은 '중국발 전면 입국금지'였다. 장 논설위원은 해당 기사 서두에서 "최순실과 십상시가 득세했던 박근혜 정부 시절도 아닌데 비선 실세란 말이 왜 또 나올까"라며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최근까지 중국 여행자 입국 제한을 통한 바이러스 유입 차단 필요성을 일곱차례나 정부에 강력히 건의하고 촉구했으나 묵살당한 최대집 의사협회장을 만나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고 했다. 해당기사 제목은 <의료계 “진보진영 ‘김용익 사단’ 이진석 실장이 코로나 실세”>다. 같은 기사 온라인판 제목은 <"의료 사회주의 김용익 사단, 이중 코로나 실세는 靑이진석">다.  

중앙일보 3월 3일 <[장세정 논설위원이 간다] 의료계 “진보진영 ‘김용익 사단’ 이진석 실장이 코로나 실세”>

이날 이재갑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당 기사를 공유하며 "드디어 이렇게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된다. 전문가의 의견이 비선자문이라는 정치적 프레임으로 비하되다니"라며 "죄송하다. 비선자문은 이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재갑 교수, 엄중식 교수 등은 이명박 정부 신종플루 사태, 박근혜 정부 메르스 사태 등에서 방역 대응에 적극 참여했던 전문가들이다. 

조선일보는 5일 기사 <'코로나 방역 실패 핵심' 지목된 문재인 케어 입안자>에서 "의료계는 '문재인 대통령 주변의 이른바 의료 비선 실세들로 인해 '코로나19 방역이 실패했다'며 그 중심에 이진석 국정상황실장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이 실장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라며 김용익 건강보험관리공단 이사장을 소개한 뒤 의료계가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 이재갑 교수 등을 '비선 실세'로 보고 있다고 썼다. 그러면서 "교수로서 이 실장은 '의료 사회주의자'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며 2015년 4월 이 실장이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조정실장에 선임되자 전국의사총연합이 반발했다는 내용을 전했다.

당시 의사총연합은 "의사 회원의 권익 역행은 물론, 의료 포퓰리즘으로 국민 건강에도 위해를 줄 만한 정책에 찬동하고 의료사회주의적 입장을 견지하여온 인물"이라고 했다. 이 실장은 공공 보건 의료 전문가였다.

조선일보 3월 5일 <'코로나 방역 실패 핵심' 지목된 문재인 케어 입안자>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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