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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국회사태, 중계에 열중했던 언론도 반성해야[미디어비평] 탁발의 티비 읽기
탁발 | 승인 2019.05.01 10:59

청와대 국민청원에 오른 ‘자유한국당 정당해산 청원’이 참여인원 140만을 넘겼고 곧 150만을 채울 전망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가장 많은 참여가 있었던 ‘강서구 피시방 살인사건. 또 심신미약 피의자입니다’ 청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게다가 아직 청원이 시작된 지 열흘도 되지 않았고, 청원에 참여하는 기세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무엇이 시민들을 이토록 분노케 한 것일까. 

우선 청원글에 적힌 대로 자유한국당의 입법 발목잡기가 근본적인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유치원3법에 이어 이번 공수처 설치법안 등 각종 민생·개혁법안에 자유한국당의 반대나 방해를 지켜봐왔던 시민들의 인내가 동이 날 지경인 것이다. 22일 시작된 청원은 28일까지는 20만 명을 채울까 싶을 정도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25일과 26일 여야4당의 패스트트랙 지정이 자유한국당의 육탄저지로 무산되자 전과 비교할 수 없는 속도로 참여인원이 증가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페이지 갈무리

그리고 또 빠뜨릴 수 없는 요소가 있다. 자유한국당이 광화문집회에서 “독재타도”라는 구호를 사용한 것에 대한 반감이 매우 컸다는 사실이다. 온라인 반응들을 종합해보면 자유한국당에 대해서 “어떻게 광화문에서” “감히 독재타도를”이라는 말들이 추려진다. 광화문광장에서 자유한국당이 “독재타도”를 외치는 모습은 바로 그곳에서 추위와 싸우며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에게는 분노와 함께 모욕감도 느끼게 했다는 반응이다. 

또한 100만 명이 넘게 모였어도 완벽한 평화시위를 완성하고 지켜냈던 시민들은 자유한국당의 거친 행동을 이해하지도, 용납할 수도 없었다. 국민청원은 자유한국당이 소환한 몸싸움 정치에 분노한 시민들의 점잖은 훈수이기도 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자유한국당은 패스트트랙을 저지하지도 못했고, 어디가 끝일지 아직은 알 수 없는 정당해산 청원이라는 국민 역풍을 맞게 되었다. 이에 대해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가 낮아지고, 자신들의 지지가 오르는 상황을 지나치게 낙관한 나머지 무리수를 썼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폭력 사태에 대한 고발로 인한 처벌도 남았다.

'패스트트랙' 극한 충돌…'동물 국회' 일주일의 기록 (JTBC 뉴스룸 보도화면 갈무리)

한편, 이번 ‘동물국회’ 사태에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은 언론의 행태다. 국회폭력 사태가 초기에 진정되지 않고 악화된 데는 자유한국당의 육탄정치를 기계적 중립으로 교묘하게 옹호한 언론의 잘못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정치인들은 말로는 항상 ‘국민’을 앞세우지만 진짜로 신경 쓰고 두려워하는 것은 ‘언론’뿐이다.

그러나 언론은 동물국회의 부활에 비판 없이 ‘중계’에 열을 올렸다.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은 비단 국회의원들의 몸싸움만이 아니었다. 언론의 중계식 보도 역시 비판을 받아 마땅했다. 심지어 국회의 폭력 상황을 즐기는 것 아닌가 싶을 지경이었다. 더 최악인 것은 언론 자신들의 잘못을 기계적 균형과 양비론으로 덮으려 한다는 것이다. 

최근 3년 간 한국의 언론자유지수는 꾸준히 상승했다. 문제는 언론이 어떤 말은 하지 않는다 혹은 않겠다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동물국회사태에도 언론은 냉정한 관찰자와 비판자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드는 불길한 예감, 대형 이슈가 발생하지 않는 한 조만간 언론들은 경제 기사를 쏟아낼지 모른다. 그 이유에 대한 설명은 굳이 필요치 않을 것이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탁발  treeinu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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