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강신규 칼럼] 아이돌 팬들의 활동무대가 ‘팬 플랫폼’으로 옮겨 가고 있다. 팬 플랫폼은 아이돌과 관련된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하고 그 안에서 다양한 소통과 커뮤니티 활동을 펼칠 수 있게 하는 모바일 기반 공간을 의미한다. 팬 플랫폼의 가장 큰 특징은 공식 홈페이지, 포털 사이트의 카페, 사회관계망 서비스, 커뮤니티 사이트 갤러리/게시판 등 여러 채널로 분산돼 있던 기존의 팬 활동을 한데 모은다는 점에 있다. 팬 모집·관리부터 공지, 자체 콘텐츠 유통, 굿즈 판매, 이벤트 예매, 팬과 스타 간 소통 및 팬들 간 소통에 이르기
[미디어스=민언련 모니터] 윤석열 대통령의 4박 5일간 동남아 해외순방에 동행한 김건희 여사는 주최국이 준비한 각국 정상 배우자 프로그램 참여 대신 개인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김 여사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12일(현지시간)에 선천성 심장질환 환아를 방문했는데요. 대통령실이 공개한 김 여사가 아이를 안고 찍은 사진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과거 소말리아 유니세프를 방문한 오드리 헵번을 연상시킨다는 이야기와 함께 ‘빈곤 포르노’라며 비판하는 여론이 일었습니다.‘빈곤 포르노’는 기부·모금 캠페인이나 미디어에서 빈곤을 자극적으로 묘사해 대
[미디어스=고브릭의 실눈뜨기] 사람은 홀로 죽지 않는다. 『인생의 역사』에서 신형철 평론가는 분인(分人)이란 개념을 소개한다. 우리는 여러 사람을 똑같은 ‘나’로 만나는 게 아니라 상대에 따라 바뀌는 ‘나’의 집합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한 사람의 죽음은 당사자의 죽음뿐 아니라 그를 통해 생긴 나의 분인까지 잃는 일이다. 블랙 팬서를 연기한 채드윅 보스만의 죽음 또한 개인의 죽음일 수 없으며, 그를 CG나 대역으로 살려내지 않겠다고 선언한 이상 역시 트찰라를 잃은 분인들의 죽음에서 시작한다.와칸다의 국왕
[미디어스=윤광은 칼럼] 는 벌써 열한 번째 시즌을 맞았다. 해마다 돌아오는 각설이 타령처럼 어느덧 방영 소식도 지루해졌지만, 이번 시즌 가장 화제를 모으는 출연자를 꼽자면 단연 이영지다. 이영지는 2019년 엠넷 시즌3 최종 우승자로 힙합 신에 데뷔했고, 이후 래퍼보다는 SNS 셀럽, 방송인으로 활약상을 이어 갔다. 이 자체는 별날 것도 없는 커리어다. 방송인으로 활동하다 에 출연한 래퍼, 출연 이후 방송인이나 유튜버로 진로를 튼 래퍼는 쉽게 찾을 수 있다. 힙합 경연 방송이
[미디어스=민언련 모니터] 윤석열 대통령은 11월 11일, 아세안+3국 정상회의와 G20 참석차 4박 6일간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 순방을 위해 출국했습니다. 출국 전부터 MBC 취재진의 전용기 탑승을 배제하며 언론탄압 논란을 일으킨 대통령실은 현지 공동취재단 차단 등 언론 취재를 지속적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한·미, 한·일 정상회담 현장을 동행한 공동취재단에 공개하지 않은 채, 대통령실 전속 취재로 전달하거나 서면 보도자료만 제공하고 언론 질의응답도 생략했는데요. 이와 달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한·일 정상회담 이후 회담 성과
[미디어스=윤광은 칼럼] 문학평론가 신형철은 나희덕의 시를 비평하며 시의 서정성을 이렇게 정의한 적 있다. “‘너무 빨리’가 세상의 시간이고 ‘너무 늦게’가 나의 시간”일 때 그 시차가 서정이다. 세상과 타인과의 조우의 실패가 빚는 “엇갈림과 사무침의 화석”이 시라는 말이다. 이 말을 가져와 다른 분야에 잇대어 보면, 00년대 한국 힙합의 시차도 세상보다 내가 느린 것이었다. 거기에서 오는 자조와 내일을 향한 기약이 지배적 정서였다면, 2010년대 이후 한국 힙합은 세상보다 내가 빠르다고 말한다. 세상의 시간보다 빠르게 성공을 이뤘
[미디어스=민언련 모니터] 윤석열 대통령은 11월 11일, 아세안+3국 정상회의와 G20 참석차 4박 6일간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 순방을 위해 출국했습니다. 동남아 순방을 앞둔 11월 9일 밤 9시경, 대통령실은 MBC 기자들에게는 전용기 탑승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문자 통보했습니다. 대통령실은 “전용기 탑승은 외교·안보 이슈와 관련해 취재 편의를 제공해 오던 것”이며 “MBC의 왜곡 ·편파방송을 방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이유를 밝혔는데요. 다음날 출근길에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 세금을 거론하며 해외순방은 “중요한 국익이 걸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5·18기념재단과 함께 5·18민주화운동 관련 보도를 지속적으로 감시해왔습니다. 2013년 TV조선과 채널A가 5·18 관련 대표적인 허위조작정보인 ‘북한군 침투설’을 방송한 것을 비롯해 일부 언론에서 5·18정신을 훼손하는 보도를 반복해왔기 때문입니다. 2022년에도 언론이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올바르게 알리고, 광주항쟁 진실을 왜곡하지 않도록 관련 보도 모니터링을 진행합니다. [미디어스=민언련 모니터]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온라인 혐오표현 인식조사 2021’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7명은
[미디어스=고브릭의 실눈뜨기]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배우들에게 독특하게 대본 리딩을 시키는 걸로 유명하다. 전화번호부를 읽듯 감정을 배제한 채 몇 시간이고 건조하게 대본만 읽게 한다. 그리고 촬영 현장에서 처음 감정을 넣는데, 이때 배우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예측 불가한 움직임과 감정, 액션과 리액션을 포착한다. 자신도 우연을 포착하는 작업을 해왔다고 말한 감독이 영화 제목에 ‘우연’을 내세운 건 자신의 감독론을 펼치겠다는 포부로도 볼 수 있다.사고(Incident)와 우연(Co-incident)의 차이세 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미디어스=윤광은 칼럼] 최근 걸 크러시와 중국을 키워드로 한 논문 한 편을 읽었다(‘중국에서의 K-팝 여성 아이돌 그룹의 걸 크러시(Girl Crush) 현상에 대한 연구’, 왕빙기, 2022. 2) 이 논문을 읽으며 중국 시장에서 걸 크러시 콘셉트가 어떻게 수용되고 있는지 견문을 넓힐 수 있었다. 나아가 몇 년 전부터 여성 아이돌 산업의 메인스트림이 된 ‘걸 크러시’가 이 산업에 무엇을 주었는지 상상해 볼 착안점을 얻었다.걸 크러시는 흔히 강하고 멋진 여성상을 표현하는 스타일적 요소로 이해되곤 한다. 하지만 이 개념은 좀 더 넓
[미디어스=민언련 모니터] 10월 29일 저녁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로 156명이 숨지고 151명이 다쳤습니다(1일 오후 3시 기준). 큰 인명 피해를 낸 대형 참사가 도심 한복판에서 일어나면서 많은 시민들에 충격을 안겼는데요. 그중에서도 이태원 참사 현장 사진과 영상이 SNS, 온라인 커뮤니티를 타고 빠르게 퍼지며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는 시민들도 늘고 있습니다.문제는 SNS와 같은 플랫폼 사업자에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고, 참사 사진‧영상을 공유하는 시민들에 성숙한 윤리의식을 주문해야 할 언론이 오히려 SNS나 온
[미디어스=민언련 모니터] 10월 29일 이태원 핼러윈 축제 현장에서 벌어진 참사로 온 사회가 충격에 빠졌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언론은 유가족과 시민들이 사고의 충격을 견뎌낼 수 있도록 돕고, 다시는 이런 사고가 재발되지 않게 원인을 규명하고 대책을 세울 수 있도록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하지만 사건 초기 많은 정보가 뒤섞인 상황에서 언론의 신중하지 못한 보도는 또 다른 피해를 양산할 수 있습니다. 특히 혼란스러운 현장에서 단편적인 정보만 갖고 누군가를 특정해 사고의 원인을 찾는 듯한 보도는 시민들의 슬픔과 분노의 방향을 잘못 유
[미디어스=윤광은 칼럼] 지난 21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페이스북 페이지 ‘아이돌 연구소’ 실제 소유주라는 기사가 나왔다(JTBC, ‘[단독] 카카오엔터, 저작권침해 온상 '아이돌연구소' 페이지 실제 소유주'). ‘아이돌 연구소’는 케이팝 관련 콘텐츠를 올리는 페이지로서 팔로워가 130만 명이 넘는다. 기사에선 해당 페이지가 언론 방송사 저작권을 침해해 왔다는 점이 추궁되었지만, 좀 더 의미심장하게 읽은 대목은 카카오엔터가 “'아이돌 연구소' 페이지를 자사 콘텐트 마케팅 활용 등을 위해 인수했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산하 뮤직 마케팅팀
[미디어스=민언련 모니터] 레고랜드 사태로 금융시장이 경색되며 일어난 파장이 잦아들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원인은 강원도의 채권 지급보증 거부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레고랜드 사업시행사인 강원중도개발공사의 회생신청을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불거졌는데요. 사실상 지급보증 거부로써 투자심리가 얼어붙어 금융시장에 자금이 돌지 않게 됐다는 것이죠. 그런데 또 다른 원인으로 은행의 은행채 발행과 더불어 한전의 한전채 발행이 지목됐습니다. 한전이 적자를 이유로 대규모 발행한 한전채가 금융시장에 흐르는 자금
[미디어스=민언련 모니터] 10월 27일 오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공식적으로 삼성 회장에 취임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은 3대째 반복된 재벌승계 과정의 수많은 위법 및 국정농단 연루에도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사면·복권돼 ‘유전무죄’와 ‘법치주의 파괴’를 상징하는 인물이 되었지만, 언론은 이번 삼성 회장 취임 역시 ‘책임경영’ 등 수식어를 붙여 긍정적 의미를 대대적으로 부여하고 있습니다. 이재용 회장의 거취에 삼성전자와 삼성 계열사 주가가 상승했다는 식의 보도도 잇따르고 있습니다.삼성 발표 받아쓰기, ‘미등기 이사 회장’ 지적
[미디어스=민언련 모니터] 쌀값 폭락을 막기 위해 정부에서 남은 쌀을 의무적으로 사들이게 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10월 19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를 통과했습니다. 현행 임의조항인 쌀 시장격리를 의무조항으로 바꾼 것으로 ‘쌀 생산량이 3%를 초과하거나 쌀 가격이 5% 넘게 떨어지면 정부가 생산량의 일부를 의무적’으로 사들여 쌀값 안정을 도모하자는 취지입니다.다음 날, 윤석열 대통령은 출근길에 “법으로 매입을 의무화하면 격차가 벌어지고, 과잉 공급물량은 결국 폐기해야 하고, 농업재정의 낭비
[미디어스=민언련 모니터] 10월 15일 오전 6시 20분께 경기 평택에 위치한 SPC그룹 계열사 SPL 빵반죽 공장에서 20대 노동자가 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끼임 사고는 기본 안전수칙 준수로 예방 가능한 재래형 사고라는 점에서 안타까움이 컸는데요.사고 당일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은 SPC그룹이 사고 직후에도 공장 일부를 가동하고, 숨진 노동자 장례식장에 SPC프랜차이즈 파리바게뜨 빵을 보내는 등 부적절한 대응에 시민 분노도 커지고 있습니다. 사고 1주일 뒤인 10월 21일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대국민 사과에
[미디어스=윤광은 칼럼] 이 주 전 ‘케이팝 기획사들이 미야와키 사쿠라를 활용하는 관성’이란 글을 썼다. 요점을 간추리면, 아이즈원을 운영한 CJ도 르세라핌을 운영하는 하이브도 사쿠라가 지닌 큰 팬덤과 일본에서의 영향력을 이용은 하되 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글에 잠재된 논점은 아이돌 멤버 개인의 처우에 관한 주장을 넘어선다. 개별 아이돌이 얻는 ‘분량’이란 것은 시시때때로 이 산업의 평화를 깨트리는 뇌관이다. 거기엔 아이돌 개인의 가치와 정체성은 물론, 팬덤의 수요와 기획사의 이해관계, 산업의 그늘진 뒷면이 얽혀 있다.누
[미디어스=고브릭의 실눈뜨기] 마술쇼를 보러 가서 트릭을 알아내겠다며 팔짱 끼고 앉아있는 것처럼 깐깐해질 때가 있다. ‘B급 유머, 재기발랄’이란 키워드로 영화가 호평받을 때다. 특히 B급 유머는 주성치의 영화로 졸업했다고 생각한 내게 올해 3월에 처음 공개된 (이하 에에올)는 깐깐하게 평가할 조건에 부합했다. 그럼 허점을 발견하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만 노리고 마술쇼를 보러 간 깐깐한 평론가는 어떻게 됐을까. (* 이하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미국에
[미디어스=강신규 칼럼] 문화연구(cultural studies)를 대표하는 이론가 스튜어트 홀(Stuart Hall)은 ‘대중문화’가 단순히 지배 이데올로기의 확성기 노릇을 하는 것이 아니라, 협상과 저항이 동시에 일어나는, 그렇기에 끊임없는 투쟁이 필요한 살아있는 정치적 공간이라 여겼다. 대중문화 텍스트와 수용자 경험 간 관계는 ‘코드화(encoding)’와 ‘해독(decoding)’으로 설명된다. 코드화가 다양한 코드(code)를 활용해 텍스트를 생산하는 행위라면, 해독은 수용자가 적절한 코드에 의거해 텍스트를 해석하고 이해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