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강남규 칼럼] 지난 봄은 윤미향 의원과 정의기억연대에 대한 의혹제기 보도로 뜨거웠다. 정의연의 기부금 활용내역을 두고 별별 의혹이 다 쏟아졌다. 논란은 뜨거웠지만 그 결론은 좀 낯뜨겁다. 논란 이후 두 달이 지난 7월, 십여 건의 기사들이 언론중재위원회에서 기사삭제, 정정‧반론보도 게재 등의 조정 조치를 받았다(, “'정의연 맥줏집 3천만원' 등 의혹보도, '정정·반론보도' 조정"). 어쨌거나 논란의 결과로 시민사회단체의 투명성 자체가 도마 위에 올랐고, 대통령까지 나서서 기부금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일각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독립된 감독기구를 만들어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단체들을 감독해야 한다는 대안도 제기됐다. 필요한 얘기들이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는
[미디어스=신연하 칼럼]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 알바생 62.4% 만족, 사장님은 만족․불만족 팽팽”, “일본도 코로나 여파에 최저임금 11년 만에 동결”, “최저임금 오르는 건 좋지만 쪼개기 알바 양산 부작용” 등 일부 경제신문과 보수신문의 기사 제목이다. 제목만 보면 우리나라 내년도 최저임금이 많이 오른 인상을 준다. 하지만 지난 7월 14일 최저임금위원회가 지난 7월 14일 의결한 내년도 최저임금은 현재 8,590원에서 1.5% 오른 8,720원이다.2018년도 최저임금을 16.4% 인상했던 2017년에 일부 보수 언론의 기사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악의적인 조롱에 가담할 생각은 없지만 어쨌든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일들이 펼쳐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과연 이게 그렇게 중요한 일인가 싶은 사건이 정국을 뒤흔들더니 결국 수사기관의 담을 넘어 여론전의 한가운데로 튀어나왔다. 지켜보는 입장에선 그야말로 어안이 벙벙하다.24일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에 대해 이동재 전 채널A기자에 대한 수사 및 기소와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수사 중단 및 불기소를 권고한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수사팀의 동력 상실은 불가피할 것 같다. 결론부터 말하면 검찰은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수사는 계속하되 무리한 기소는 피해야 한다. 한동훈 검사장 역시 수사에 협조해 논란을 끝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광풍이 어쨌다는 둥
[미디어스=소설가 김은희] 글을 잘 쓰고 싶은 욕망은 작가라면 모두 가지고 있다. 작가가 아니어도 글 쓰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면 잘 쓰고 싶은 욕망에서 자유롭기 쉽지 않다.대학원에서 소설을 쓰던 시절. 당시 이미 등단을 해 작가가 된 사람도 있었고, 등단하기 위해 길고 긴 습작기를 보내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등단해 작가가 되었든, 등단하기 위해 습작기를 보내고 있든 공통적인 고민은 소재의 빈곤이었다. 쓰고 싶은 소재는 이미 기성 작가들이 모두 다루었고, 기성 작가가 다룬 소재를 더 유려한 문장으로, 새롭게 구성하기 어렵다는 것을
[미디어스=이광택 칼럼] 오래전 신문사 견습기자 교육을 받을 때 잊혀지지 않는 것이 “개가 사람을 물었다”고 하면 기사가 되지 못하지만 “사람이 개를 물었다”고 하면 좋은 기삿거리가 된다는 것이었다. 기삿거리는 흔한 일상의 일이 아니라 뭔가 흔치 않은 일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없는 사실을 있는 것처럼 하면 허위보도가 된다. 있는 사실을 그대로 보도하여야 한다. 말하자면 사실을 “실물 크기”로 “사생화”처럼 그려내야 한다.그런데 사생화에서는 원근법이 적용되어 멀리 있는 것일수록 잘 보이지 않는다. 멀리 있는 것이 기삿거리가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기사회생했다. 무죄취지 파기환송이라는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결론을 놓고 정치판결이라는 둥 논란이 이어지고 있으나 7대 5로 나뉜 대법관들의 성향을 볼 때 법리 적용이란 측면에서 논쟁적 판결일 순 있어도 대법원이 정치적 판단을 했다고 보기엔 어려울 것 같다. 일례로 실질적 ‘캐스팅 보트’를 행사한 걸로 추측되는 권순일 대법관의 경우 다수의견에 손을 들어준 걸로 돼 있는데, 보수정권에서 지명된 인사이다.이제 세간의 관심은 이재명 도지사의 ‘정치적 몸값’이 어디까지 올라갈지에 집중되는 것 같다. 당장 나오는 건 여당 전당대회에 미칠 영향이다. 당 대표 선거는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의 양자대결이 유력하다. 대권주자들의 진검승부처럼 보이다 보니 이재명 도지사가
[미디어스=이선민 칼럼] 올해 6월 보건복지부가 청소년을 타깃으로 한 금연광고 시리즈를 선보였다. 광고에서 ‘남녀’ 청소년들은 토론왕, 얼리어댑터, 뷰투버(뷰티 유튜버), ‘딸 바보’ 아버지의 딸 등으로 나와 자신의 정체성을 설명하고,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예상대로, 토론왕과 얼리어댑터는 남학생의 몫이고, 여학생들에게 남은 정체성이 부여된다. 여성의 화장에 대한 불편하고 복잡한 시선(‘화장할 시간에 책 한 줄 더 봐라’는 고전적 비난과 화장하지 않은 성인 여성을 게으르거나 ‘여성’이길 ‘포기’한 사람으로 취급
[미디어스=최선욱 KBS 공영미디어연구소] 지난 20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는 ’식물상임위’, ‘불량 상임위’로 불렸다. 과방위 내 여야 간사 간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법안을 심사해야하는 위원회 회의가 열리지 못하거나 연기되어 결국 폐기된 법안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과방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 3개 정부부처의 업무관련 87개 소관법률의 제·개정 권한을 갖고 있다. 하지만 20대 국회 기간 동안 상임위원회에 접수된 총 1,029개 법안 중 126건(12.2%)만이 가결되었다. 896개 법안은 임기만료 또는 대안 반영으로 폐기되었다. 과방위 소관법률 중 방송법의 경우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20대 국회 동안 접수된 방송법 개정안은 총 98개였으며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박원순 서울시장의 죽음은 세 가지 면에서 충격이다. 첫째는 현직 시장인 그가 스스로 죽음을 택했다는 사실 자체이다. 둘째는 그런 선택의 이유로 유력한 게 성추행 관련 고소장이 경찰에 접수된 정황이라는 거다. 셋째는 그의 죽음을 두고 이후 벌어진 논란이 한국사회의 ‘민낯’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는 것이다.일부 유튜버들이 고인을 조롱하고 모욕하며 돈벌이에 몰두하는 것은 진지하게 논할 문제조차 못 된다. 본인들의 금전적 이득 외에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는 행위가 아니다. 문제는 우리가 뉴스를 보며 받는 고통이 이런 주변적 현상들로부터 온 것은 아니라는 거다. 그중에서도 이 사건을 두고 정부 여당 및 지지자들 일부가 보이는 모습은 실망과 좌절을 거듭하게 한다. 비극을 받아들이지 못하
[미디어스=백종훈 칼럼] 2017년 5월 25일 목요일 밤 9시에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 도착하는 대한항공 여객기에는 한 달 여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하셨던 원불교 미주 동부교구의 우두머리이신 S교감님이 타고 계셨다.교구사무국 주사로 근무하고 있었던 나는 교구장님을 모시러 갈 채비를 했다. 교구청에서 비행장까지의 거리는 9마일 남짓, 막히지 않으면 15분 거리다. 그러나 교통 정체가 심할지, 항공편이 연착될지, 입국심사가 길어질지 등 갖은 변수 때문에 도무지 감을 잡기 어려워서 일찍 길을 나섰다.다행히 678번 도로에 차가 밀리지 않았다. 비싼 공항주차비를 아끼려고 공항 입구 노변에 차를 대고 기다리는 이들 곁을 지나 KAL기가 내리는 1번 터미널로 곧장 내달려 타고 온 시에나 승합차를
[미디어스=강남규 칼럼] 90.9%. 무슨 숫자일까? 2018년도 기준 신문기자 중 대학 졸업 이상의 학력을 소지한 사람의 비율이다(2019 한국언론연감 자료 인용). 60.1%. 이건 또 무슨 숫자일까? 2016년도 2월 기준 방송기자 중 ‘SKY’를 졸업한 사람의 비율이다. 방송기자연합회에서 2016년 초 KBS‧MBC‧SBS‧YTN 기자 1,28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80.6%. 마지막 숫자다. 2000년부터 2017년까지 조선일보가 채용한 신입기자 232명 중 ‘SKY’를 졸업한 사람의 비율이다. 서울대 졸업자만 추리면 47%라는 숫자가 나온다. 미디어오늘에서 2018년 조사한 결과다.(2018년 7월 2일, “조선일보 입사기자 2명 중 1명은 서울대 출신”)꼭 통계자료를 인용해야만
[미디어스] 유료방송 간 M&A 논의가 다시 재점화 되고 있다. 그동안 딜라이브는 지속적으로 유료방송 M&A 논의에 등장했었고, 최근에는 현대HCN과 CMB도 매각을 공식화하고 나섰다. 현대HCN의 경우 SK텔레콤, LG유플러스, KT스카이라이프 등 3개사가 모두 7월 15일 본입찰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에 이어 유료방송 시장의 2차 M&A대전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현대HCN의 인수전의 경우 눈에 띄는 점은 IPTV KT가 아닌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가 M&A에 나섰다는 점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스카이라이프가 이번 M&A에 뛰어든 것은 “방송 사업자로서 생존을 위한 독자적인 판단”이라고 한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스카이라이프지부도 성명을 통해 “통신사업자들로 재편되는 유료방송시
[미디어스=하승수 칼럼] 한국에서 산다는 것은 끝없이 무력감을 느끼는 과정이다. 아무리 문제를 제기해도, 의사결정권을 가진 사람들은 듣지 않는다. 변화는 없거나 너무 더디다. 촛불이라도 들어야 기득권자들이 긴장을 하지만, 그 긴장감이 오래 가는 것 같지도 않다. 그렇다고 매번 촛불을 들 수도 없는 일이고, 코로나19 때문에 이제는 모이는 것도 쉽지 않다. 그 어떤 문제가 드러나도, ‘쏟아지는 비만 피하면’ 그만이다. 국회의원들이 채용 비리에 연루되거나 각종 부정, 예산낭비를 저지른 사실이 보도가 되어도 그때뿐이다. 시간이 좀 지나면, 그 국회의원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고개를 들고 활보한다. 부동산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아침에 눈떠서 집값이 올랐다는 뉴스를 보는 것이 익숙해진 만큼,
[미디어스=소설가 김은희] 이 씨의 소파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 이야기를 사담처럼 해보려 한다.집의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물건이 놓여 있는 집이 있다. 이 씨의 집, 소파가 그랬다. 이 씨에 대해 잠깐 말하자면 이 씨는 거리 어디서든 볼 수 있는 보통의 회사원으로 중학생 연년생 딸을 둔 아버지였다. 이 씨는 소파를 처음 보았을 때 느낌을 기억하고 있었다. 차고 된 밥이 명치에 걸린 느낌이었다고 했다.그날은 아침부터 일진이 좋지 않았다. 욕실 형광등이 사망해 며칠째 어둠 속에서 샤워를 하던 아내가 결국 이 씨를 향해
[미디어스=김준현 칼럼] 언론보도로 인한 피해배상을 통상손해의 3배로 높이는 법안이 발의되었습니다. 언론사나 기자들은 반대입장입니다. 언론인권센터에서는 내부 세미나도 준비중입니다. 관련해서 좀 들여다보았습니다.새로운 법과 제도를 만들려면 그 필요성이 사회적으로 인정되어야 합니다. 3배배상제도(징벌적 손해배상제보다는 이 표현이 적합한 것 같습니다) 도입의 필요성과 근거는 무엇일까요.첫째, 언론보도의 피해는 주로 인격권침해입니다. 오보이던 허위보도이던 잘못된 보도로 한번 인격권 침해가 발생하면 이를 보도 이전의 원상태로 되돌릴 수는
[미디어스=김성순 칼럼] 2017년 업무추진비 부당 사용 등을 이유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해임 처분 당한 한국방송공사 이사의 해임 취소소송 제1심 판결이 최근 선고되었다. 제1심 판결은 해당 이사가 업무추진비 일부를 부당집행한 사실, 부적절한 언행을 한 사실을 인정하였으나, 임기 만료 전에 해임될 정도로 이사의 적격을 상실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하여 해임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하였음을 이유로 해임 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내렸다.또 방송법은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고 방송의 공적 책임을 높임으로써 시청자의 권익보호와 민
[미디어스=송경재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6월 말 영국 옥스퍼드대 부설 로이터 저널리즘연구소의 'Reuters Institute Digital News Report 2020(디지털 뉴스리포트 2020)'이 발표되었다. 이번 조사에서는 시의적으로 다양한 주제에 관한 조사가 진행되었다. 리포트는 저널리즘 전반의 변화와 새로운 현상, 그리고 코로나 19에 대응하는 세계 언론의 동향에 대한 다양한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한국에 관한 조사 분야에서 포털뉴스와 관련된 내용은 두 가지이다. 주목해서 볼 것은, 온라인뉴스 부분에서 주간사용률이 네이버와 다음 뉴스가 1, 2위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특히, 네이버 뉴스는 2위인 다음 뉴스의 32%에 비해 거의 두 배에 달하는 62%를 차지했다. 사용자들의 주간 접근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자 그것을 어떻게 처리할지 검사들이 회의를 연 모양이다. 검사장들이 모은 의견을 윤석열 검찰총장이 6일 보고받는데, 언론이 ‘이르면’이란 단서를 붙여 보도하는 걸 보니 결국 ‘결단’을 어떻게 할지는 확정되지 않은 모양이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모인 검사들은 대개 비슷한 얘기를 했다고 한다.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에 대한 전문수사자문단 절차 중단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이 수사에서 검찰총장을 사실상 배제하는 수사 지휘는 부적절하다는 게 그것이다. 이런 검사들의 여론을 윤석열 검찰총장이 ‘결단’에 반영한다고 하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를 일부만 수용하고 나머지는 재지휘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할 것이다.일부 언론은 이를 검사의
[미디어스=백종훈 원불교 교무] 필라델피아의 소도시 글렌사이드 구릉에 오래전 그 지역 대지주가 살았던 우람한 석조건물이 우뚝 서 있으니 지금은 대학원 기숙사가 되었다. 새벽 좌선을 마치고 제각기 맡은 구역에 가서 비질을 하면 한 사람은 주방에서 아침식사를 준비했다. 그날 당번은 총장님이었다. 갓 구운 고소한 와플 냄새와 맑은 커피향이 다이닝 룸에 번져 가득할 즈음 시간 맞춰 청소를 마친 학생과 교직원들이 순서대로 음식을 덜어 제 자리에 앉아 감사기도 올리고 나이프와 포크를 들었다. 식탁에 놓인 단풍나무 시럽을 따뜻한 와플에 발라 한 입 베어 무니 겉이 바삭하게 부서지면서 촉촉하고 부드러운 속살이 혀에 닿는다. 거기에 시럽의 달콤함까지 더해지자 더할 나위 없이 풍미가 살아났다.허
[미디어스=채희태 칼럼]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팬데믹 종료를 선언하려면 추가 확진자 없이 2개월이 지나야 한다. 오늘부터 확진자 수가 제로라고 해도 9월 이후가 되어야 포스트 코로나에 진입할 수 있다. 그런데 그럴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로 시작한 2020년, 코로나로 끝을 맺을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이제 우리는 post-코로나에 대한 준비가 아니라 peri-코로나에 대한 대응으로 전략을 바꿔야 할지도 모른다.pre-, peri-, post-는 주로 의학 분야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증상에 대한 처방 이전, 치료를 위한 처방의 과정, 처방 이후를 구분할 때 사용하는 접두어다. 지금 인류의 경제, 문화 전반을 흔들어대고 있는 코로나도 본질적으로는 바이러스에 의한 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