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고 시작은 그리 다르지 않았다. 지난주 시작한 이 그러했듯, 장르물이 택할 수 있는 가장 '안이한' 방식으로 가족적 사연 있는 주인공의 절규로 시작되었다. 자살한 선배대신 조교 자리를 달라 뻔뻔하게 말할 수 있는 가난한 고학생 우진(여진구 분)은 감옥에서 나오자마자 '외계인'에 정신 팔린 형이 혹시나 살인자일까 하는 불안에 떨며 형의 뒤를 쫓는다. 외계인이라니! 하지만 이 쌍둥이 형제는 일찍이 어린 시절 그들의 눈앞에 나타난 UFO와 외계인 여성을 목도한 바가 있다. '외계와의 조우'라는 생소한 설정은, 하지만 현실의 우진 형제의 뜻 모를 위기로 이어지며 SF물 은 '장르물'의 형태를 띠며 시작된다. 그런데 이 드라마를 SF라는 장르보다
tvN 월화드라마 속에 등장한 대한민국 2030년은 이른바 스마트 도시와 일반 지구로 나뉘어 있다. 말 그대로 스마트한 외관을 자랑하는 첨단 도시와, 마치 철거 예정지처럼 허름한 일반 지구를 가르는 건 번드르르한 건물들 외에 결정적으로 '공기'다. 청량한 하늘을 자랑하는 스마트 지구와 달리, 상시적으로 뿌연 미세먼지에 감싸인 일반 지구. 입을 막고 연방 콜록거리는 일반 지구를 보며, ‘어휴, 저기서 어떻게 살아?’ 하게 되는.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지금 우리라고 다를까? 어느덧 '미세먼지 주의보'에도 무감각해져가는, 청량한 하늘이 먼 옛날이야기가 되어가는 우리 현실의 이야기일 수 있다. 그리고 그 '청량한 하늘'을 잃은 현실을 4일 이 다룬다.에어노마드 족이
네 번째 시즌이 돌아왔다. 개봉된 미국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전 세계 박스오피스 1위라는 왕년의 기록에는 못 미치는 아쉬운 성적을 내고 있지만, 그럼에도 의 '네버엔딩 스토리'를 기대하는 오랜 팬들에겐 시리즈의 종말이 아닌 '연속'을 기대해 볼 여운을 남기며 순항하고 있다. 무엇보다 분장을 통해 빛을 발하는 배우 조니 뎁, 그의 잭 스패로우가 돌아와 반갑다. 시즌 4, 시리즈의 연속성을 상기해 내는 방식‘Dead Men Tell No Tales- 죽은 자는 말이 없다’란 부제를 가지도 돌아온 시즌 4. 이 부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즌1을 상기해야만 한다. 2003년 개봉한 시리즈의 1편 에서 잭 스패로우(조니
새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새 시대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부풀었다. 은 새 시대에 시급하게 해야 할 교육적 과제로 '대학 입시'를 들고 나선다. 바로 지난 5월 22일부터 5월 31일까지 6부작에 걸쳐 방영된 6부작이다. 왜 대학 입시였을까? , , , , , 으로 구성된 편. 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현재 우리의 대학 입시가, 청소년들 스스로의 힘으로 '개천에서 용이 될 수' 있는 기회의 문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계층 고착화와 그나마
1977년 출간된 고 박완서 작가의 수필집 중 한 꼭지에 해당하는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는 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마라톤 대회에서 시작된다. 사람들이 손을 모아 박수를 치고 환호하는 선두 그룹이 지나고, 마라톤 대회를 지켜보던 사람들의 관심이 흩어질 무렵 여전한 교통 통제에 짜증이 나던 참에 푸른색 옷의 마라토너가 등장한다. 그의 모습이 좀 우습고 불쌍하다고 느꼈던 작가, 하지만 정작 그의 얼굴에서 '정직한 고통'을 본 순간, 무엇이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차도로 뛰어들어 열렬한 박수를 보낸다. 그런 작가의 독려에 힘입어 거리의 시민들도... 지금이라면 다를까? 처음 이 책을 접했던 70년대 후반, 이 글은 충격적이었다. 꼴찌는 말 그대로 꼴찌였던 세상에서 '낙오하지 않는 이
마지막 회를 보고 시청자들은 허무했을지도 모른다. 첫 회부터 집요하게 추격하던 하완승의 첫사랑 현수 살해사건의 전모가 밝혀지는가 싶더니 결국 밝혀진 살인범과 사주범 뒤에, 거대한 또 다른 사건의 그림자가 드러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기 때문이다. 전력질주해왔는데 도착하고 보니, 겨우 한 정류장에 도달했다는 '사인'을 받고 망연자실했을지도 모른다.모호한 엔딩? 아니 시즌 2를 향한 원대한 떡밥 하지만 '미드(미국 드라마)'나 '영드(영국 드라마)'를 다수 시청했던 사람이라면 이런 엔딩 방식에 익숙할 듯하다. 극 초반 시작되었던 사건, 하지만 정작 눈앞의 사건을 해결하고 보니 그 사건은 진짜 거대한 음모의 시작에 불과했다, 뭐 이런 식 말이다. 등의 시리
20세기 최고의 서스펜스 스릴러가 칭해지는 빌 S. 밸린저의 이 으로 돌아왔다. 고전적 스릴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답게, 이 영화는 1945년 경성을 배경으로 마치 한 편의 추리 소설을 읽어 내려가듯 '고전적' 분위기를 물씬 풍기며 진행된다. 가 일제시대 그 암흑을 '환락'으로 밝히는 경성의 유흥가를 그 시대 젊은이들의 피난처로 그려내듯, 은 원작 1950년대 뉴욕의 불야성 대신 일본이 패망하고 새로운 시대의 흥청거림에 불을 밝히는 경성 거리 두 젊은이의 뜻하지 않은 만남과 사랑으로 연다. 순애보의 씨실 위로 법정 공방전의 날실이 돈이 없어 택시 운전기사와 실랑이를 벌이는 하연(임화영 분)을 자신의 특
예지력이 있었던 것일까? 이렇게 기가 막히게 타이밍을 맞춘 드라마도 없겠다 싶다. 새 대통령이 뽑히고, 불감청(不敢請)이었던 시대에선 상상만의 고소원(固所願)들이 새 시대를 실감케 한다. 그리고 그런 '새' 시대에 발맞춰 드라마 에도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법률 카르텔의 아성 태백이 무너지고, 그 대표 최일환(김갑수 분)은 살인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그의 비호를 받던 법조계 인사들은 이제 교도소에 넘쳐난다. 돈봉투로 좌천당하는 우리의 법조계 인사들보다 한 술 더 뜬다. 그 놀라운 신세계, 하지만 을 열혈 시청한 사람이라면 안다. 그 신세계가 도래하기 까지 17부의 길고 긴 공방전이 펼쳐졌었음을. 이른바 '퉁수극'이라 할 만큼 매회 엎치락뒤치락
는 지난 15일 '여자도 군대 가라'에 이어 22일 '군인도 사랑받고 싶다'를 통해 군대 문제를 까칠한 젠더 토크쇼의 전면에 내세웠다. 최근 일부 사이트를 중심으로, 가 성평등이 아니라 페미니즘적 편견을 양산한다며 '폐지' 서명 운동까지 등장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 사회 남녀 사이에 가장 민감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는 '군대'에 대한 토론은 의 존재론적 의문에 대한 가장 적확한 답이 되었을 듯하다. 평등을 논하려면 여자도 군대 가라? 군대 장비가 늘어놓아져 있는 x의 방에 들어선 남자들, 그들은 자연스레 군모를 쓰고 군복을 입고 장비를 갖추며 '군인'이었던 시절로 돌아간다. 대한민국에 태어난 남자라면 이 과제에 대해 자유로울 수 없다
세종대왕이 만든 한글에 대한 자부심이 높은 대한민국, 당연히 우리의 문맹률이 0%일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현실은? 안타깝게도 우리가 OECD 가입국 문서해독능력 비교에서 꼴찌를 차지했다. 전 국민의 75% 이상이 새로운 정보나 기술을 배울 수 없을 정도로 일상 문서해독능력이 매우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 결과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2014.03.07 국민일보)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글을 읽을 수는 있을 정도인데 65세 이상 노인 연령층으로 가면 상태는 더 심각해진다. 65세 노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면 문맹률은 절반에 가깝고 학교 교육을 받지 못해 읽지도 쓰지도 못하는 어르신들이 30%에 달한다고 한다. 어쩌면 우리 시대 어르신들의 봉건적 사고의 잔재는 새로운 사상을 받아들일 기회조차 놓친 어르신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거기에 한술 더 떠 과거와 현재의 만남을 그려 어쩔 수 없이 과 시작 전부터 비교를 당했던 . 16부작이 마무리된 후 그 누구도 을 두고 을 떠올리지 않는다. 오히려 이 작품이 과연 입봉 작가와 입봉 피디의 작품이 맞나 의심스러울 정도다. 안정적인 정서와 구도로 단 한 회도 허투루 보낸 회가 없을 정도로 완성도 높은 이야기를 담아 16부작을 완주한 . 박광호가 터널로 떠날 때 아쉬움에 눈물을 흘렸던 이는 남겨진 강력 1팀과 딸 신재이(이유영 분)만이 아니었다. 과 비슷했다고, 아니 오히려 비슷한 건 비슷한 소재, 거기에 유사한 설정을 들었음에도 을 전혀 떠올리지 않도록 만든
MBC는 해마다 5월 가정의 달이 되면 특집 시리즈를 방영해왔다. 2006년 시한부 삶을 사는 영란 씨와 그녀의 1분 대기조였던 남편 창원씨의 순애보를 담은 , 2007년 , 2009년 , 2011년 등을 통해 2016년까지 45편의 다큐가 '가족'의 의미를 되새겼다. 2006년부터 이제 2017년, 해마다 같은 이름으로 돌아온 이지만, 이 다큐를 통해 조명하고자 하는 '가족'의 의미는 우리 사회의 변화와 궤를 같이하며 해를 거듭하며 다른 감동을 전하며 다른 질문을 던진다. 두 편에 걸쳐 방영되었던 를 통해 고 최진실 씨의 자녀 환희와 준희는 사춘기 청소년으로 자라났고,
이번 예능의 트렌드는 백만 원인가?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 두 편의 예능이 돈 백만 원을 들고 나왔다. 지난 4월 24일 야심차게 선보인 EBS의 예능 에 이어, 5월 11일 첫 선을 보인 올리브 TV의 이 그 주인공이다. 두 프로그램은 모두 출연자에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백만 원을 주고 그것을 마음껏 쓰도록 하는 '호혜'를 베푼다. 단지 그 대상이 다를 뿐이다. 가 그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엄마에게 백만 원을 준다면, 에서 백만 원의 주인공이 된 사람들은 연예인이다.엄마의 가치를 증명하는 백만 원의 시간 매주 월요일 밤 10시 45분, 한 분 혹은 한 가족의 엄마들이 돈 백만 원을
에 이어 2위를 수성하고 있는 은 무난히 100만 고지를 훌쩍 넘어서며 순항하고 있는 중이다(5월 10일 영진위 기준 1,716,642명). 그런데 예의 '사나이픽처스'의 작품답게 사나이들의 거친 이야기를 펼쳐 보이고 있는 이 영화의 제목은 조금은 생뚱맞게도 그 서부 영화에서 등장했던 이다. 고개를 갸웃해 보지만, 막상 영화를 보면 '보안관'이란 제목이 이 영화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는 데 수긍이 가고야 만다. 영화 은 부산 기장을 배경으로 서부 영화의 보안관처럼 마을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왕년의 형사 대호(이성민 분)의 활약상을 그린다. 2017년 부산 기장 버전의 서부 영화 영화 시작과 동시에 주윤발이 이쑤시개를
유발 하라리는 그의 책 에서 농업 혁명이 일어나기 전 원시 인류 사피엔스는 무리의 가운데에서 살며 평생 '고독'과 싸울 일이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인류는 그런 '환상적'인 공동체의 시절을 뒤로하고 발전을 거듭하여, 이제 비대해진 사회 속 원자화된 개인으로 '고독'을 곱씹으며 살아가는 처지에 이르렀다. 바로 그 원자화된 개인이 처한 '관계'의 문제를 KBS2의 2부작 드라마 가 전면에 내세운다. 고독에 대처하는 두 가지 자세 드라마는 대비되는 남녀의 캐릭터를 시끌벅적하게 내세우며 시작한다. 한 오피스텔에 잇닿아 있는 704호와 705호. 번호만 다를 뿐 똑같은 구조의 집과 달리, 그곳엔 전혀 다른 두 사람이 산다. 간호사로 일하는 나지영(민효린
이제는 과거의 인물이 된 오바마 대통령, 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오바마 케어'라고 칭해지는 미국 의료보험체제를 개편으로 상징되는 진보적인 업적으로 칭송되는가 하면, 결국 '오바마 때문이다'라는 평가처럼 오늘날 미국 시민들이 '트럼프'를 선택하도록 만든 경제적 불안감에 대해 전혀 해소하지 못했다는 현실적인 평가도 등장한다. 임기 중 전용기를 타고 농구 경기를 보러 다녔다는 등 '한 일이 없는 이미지'만의 대통령이라는 평가가 있는가 하면, 그 어떤 대통령보다도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 어디든지 달려갔던 기동력 뛰어난 현장가라는 평가가 엇갈린다. 하지만 그렇게 평가가 엇갈리는 가운데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은 퇴임할 당시에 이르기까지 무려 55%의 높은 지지도를 유지했다는 사실 자체만
일상 속에 숨어있는 불평등과 편견을 허물기 위해 나선 프로 불편러들의 이야기 . 1회부터 그 불평등과 편견을 둘러싸고 여성과 남성의 입장은 대립에 대립을 거듭했다. 하지만 이제 7회, 모처럼 여성과 남성의 성적 구별 없이 프로 불편러들의 입장이 일치했다. 바로 '자위'라는 주제로. 1회 여성의 털로 시작하여 피임, 졸혼, 피임, 데이트 비용, 맘충 등 우리 사회 '성'과 관련된 예민한 주제를 다뤘던 . 하지만 7회 '자위'에 대한 토크는 그 어느 때보다 파격적이라 할 만하다. 그나마 남자들의 영역에서는 하위문화의 한 부분으로 불가피하게 수용되고 있지만, 여성의 영역으로 들어오면 알 수 없고 말할 수 없고, 심지어 세상에 없는 것으로 치부되었던 영역. 그 영역을 가 들고 나섰다
이제 대선 레이스도 종반, 내일이 지나면 많은 사람들의 희비가 엇갈릴 것이다. 자신이 지지했던 사람이 당선되어 어깨춤을 추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뻔히 그럴 줄 알았으면서도 어쩌지 못하는 낭패감에 털썩 주저앉아 술을 푸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탄핵이 선고된 그날부터 시작돼 장미꽃이 미처 피기도 전에 마무리되는 대선, 그 짧은 시간 동안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저마다 '자신의 선택'을 고민해왔다. 그리고 그 선택의 시간은 누군가에겐 그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하는 시간이기도 하였다. 그가 자신이 생각하는 이 시대의 시대정신을 대변하는 바로 그 사람이기 때문에부터, 내 세대의 대변자라서 혹은 다른 사람이 되면 안 되니까. 때로는 생뚱맞게도 너무도 인간적이라, 심지어는 잘생겨서라거나 귀여워서란 이유도 있을 것
그는 형사였고, 변호사였고 그리고 임금님이 되었다. 하지만 시대를 달리하고 때론 가해자였다가 피해자이고 정의의 사도로 변화무쌍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모든 것이 달라 보이지 않는다. 그저 언제나 그는 이선균이다. 이렇게 정의하면 될까? 드라마에서 그는 스스로 돋보이기보다 다른 배우를 돋보이게 해주는 남자 배우라 칭해졌다. 에서 그러했고, 에서도 그의 그런 캐릭터는 어울렸다. 그러던 그가 자신을 두드러지게 어필하기 시작한 건 부터였다. 귀가 시끄러울 정도로 언성을 높여 닦달하며, 짜증스럽지만 이른바 '츤데레'의 전형이라 여겨졌던 속정 깊은 셰프 최현욱은 누군가를 돋보이게만 하던 그를 전면에 내세웠다. 영화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대선을 맞이하여 EBS 다큐 프라임이 준비한 카드는 - ‘미스터 프레지던트, 대통령의 탄생’과 '위 더 피플, 국민의 권리’ 2부작이다. 대통령 제도가 탄생한 나라, 미국에서 초대 대통령의 탄생 과정을 돌아보고, 45번 째 대통령을 뽑는 대선 과정을 통해 대통령이란 제도의 의미를 살펴본다. 말 그대로 옛것을 읽혀 새 것을 아는 '대통령 제도의 온고지신(溫故知新)’이다. 하지만 그저 고전강독이 아니다. 영국의 식민지였던 미국이 독립된 국가로서, 그리고 나쁜 대통령은 있었지만 나쁜 제도는 아닌 대통령 중심제 45번을 수행해 온 과정은, 이제 '대통령 중심제' 그 자체에 대한 회의가 들썩이는 우리 대선 과정에서 한번쯤은 복기해 볼 만한 문제이다. 무엇보다 누구를 뽑느냐 이전에, 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