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8일 예고된 전체회의와 통신심의소위원회를 취소시켰다.

방통심의위 간부 80%가 ‘류희림 총리급 연봉 고수 의지’에 반발, 보직사퇴한 여파로 풀이된다. 한 방통심의위 직원은 "류희림 체제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의사 표시"라고 말했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지난 21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지난 21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방통심의위는 이날 오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보도와 관련하여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해 금일 전체회의는 연기됐다”고 공지했다. 방통심의위 전체회의는 이날 오후 3시에 개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날 전체회의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관련 안건은 상정되지 않았다. 방통심의위는 지난 6일 관련 안건이 포함된 전체회의 안건 목록을 공지했으나 약 4시간 뒤 ‘차기 전체회의 안건에 제주항공 참사 관련 안건이 제외됐다’면서 수정된 안건 목록을 재공지 했다.

8일 방통심의위 관계자는 ‘이날 전체회의 안건에 참사 관련 안건이 상정되지 않았는데, 여객기 참사 보도에 대한 검토를 이유로 전체회의를 연기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미디어스 질문에 “동일한 사유이긴 하다”며 “공식적으로 (전체회의 취소) 관련해 말씀드릴 수 있는 사안이 없다”고 말했다.

방통심의위 직원에 따르면 ‘류희림 연봉 사수’에 반발해 보직사퇴한 팀장들이 전체회의 연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체회의에 앞서 오후 1시 30분에 열릴 예정이던 통신소위도 취소됐다. 통신심의 관련 팀장들이 대거 휴가를 쓴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취소된 통신소위는 오는 10일 오전 10시에 다시 열릴 예정이다. 해당 직원은 “류희림 체제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의사 표시”라고 말했다.

류 위원장의 연봉 고수에 반발해 방통심의위 실국장 8명 중 7인이, 지역사무소장 5인 전원이, 팀장 27명 중 21명이 보직 사퇴했다. 전체 간부 40명 중 33명(82.5%)이 보직사퇴한 것이다. 류 위원장은 기획조정실장 1인 외에 보직사퇴한 간부 인사를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류 위원장은 국회의 대폭적인 예산 삭감에도 총리급 연봉을 고수하고 있어 구성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류 위원장의 연봉은 국무총리급인 1억 9538만 원이다. 월정직책급 등 제수당을 포함하면 2억 2000만 원에 달한다. 방통심의위원장에게 2800만 원 상당의 업무추진비가 별도로 주어진다.

2024년 3월 28일 '선거방송심의위원회 규탄 및 류희림 사퇴 촉구 결의대회' 모습 (사진=방심위지부)
2024년 3월 28일 '선거방송심의위원회 규탄 및 류희림 사퇴 촉구 결의대회' 모습 (사진=방심위지부)

앞서 국회는 류 위원장의 편파 심의·월권심의·표적심의 등을 거론하며 방통심의위 운영 예산에서 약 37억 원(경상비 16억 원, 방송심의 예산 20억 원)을 감액했다. 국회 상임위원회는 류 위원장의 연봉 5000만 원과 상임위원, 사무총장 연봉 등 총 2억 4200만 원을 삭감해 직원들의 처우 개선에 사용하라는 부대의견을 달았으나 본회의 의결 과정에서 이 같은 내용이 삭제됐다.

방통심의위는 국회에서 삭감된 예산을 충당하기 위해 사무실 임차료, 직원 교육 훈련비 등 복리 예산을 대규모 감액 편성해 구성원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동주 방통위 방송기반국장은 “본회의에서 의결되지 않았지만 과방위에서 논의된 부대의견은 존중해서 (예산을)집행해야 하는 걸로 알고 있다. (방통심의위에 부대의견을)고려해 예산안을 올리라고 공문 시행을 했다”고 말했다. 민간독립기구 방통심의위는 방통위가 관리·운용하는 방송통신발전기금을 예산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날 국회 과방위에서 김준희 전국언론노동조합 방통심의위지부장은 “류희림 체제의 방통심의위는 내부에서 완전 붕괴했다”면서 “류희림 씨의 사퇴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또 김준희 지부장은 이현주 사무총장이 “지난 연말 위원장이 본인의 임금 삭감에 대해 저와 실국장의 임금 10% 정도를 우선 삭감하겠다고 의사표현을 했다”고 항변하자 “실제 수당을 합치면 류 씨의 연봉은 2억 2000만 원인데, 여기서 2000만 원 정도 삭감하겠다 그런 얘기”라고 일축했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