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YTN 지분 매각주관사 선정 과정과 매각 방식은 특혜 매각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 중 하나다. 한전KDN(21.4%)과 한국마사회(9.5%)의 YTN 지분이 삼일회계법인 손을 거쳐 유진그룹 특수목적법인(SPC) '유진이엔티'에 통매각됐다. 

이에 앞서 NH투자증권은 한국마사회 지분 매각 주관사 입찰에 유일하게 참여했다. 그러나 NH투자증권은 마사회의 소수지분을 인수할 기업이 안 보인다는 이유로 돌연 입찰 참여를 철회했다. 삼성증권도 하이브의 SM지분 공개매수 건에 집중해야 한다는 이유로 한전KDN 지분 매각주관사를 포기했다. 결국 삼일회계법인이 한전KDN과 한국마사회의 YTN 지분 통매각을 주관하게 됐다. 

이런 가운데 NH투자증권이 유진그룹이 YTN 인수전에 뛰어들 것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으며 유진그룹으로부터 자문 요청을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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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에게 "(NH투자증권이)마사회 소수지분을 살 매수자를 찾기 어려웠다고 했다. 한전KDN과 마사회 매각주관사 선정 입찰에 참여한 모든 회계법인과 증권사를 확인하니, 유일하게 NH투자증권만 유진그룹이 입찰할 것을 파악하고 있었다"며 "그런데 매수자가 있었는지 몰랐다는 거냐"고 질의했다. 

윤병운 대표는 "통상 제안서를 제출할 때 이 회사를 살 만한 회사가 누가 있느냐를 태핑(시장수요조사)한다. 태핑하기 전에 스터디를 하는데 기존에 언론사가 있는 회사들, (언론사가)아예 없는 회사들, 언론사만 하는 회사들 이렇게 세 부류로 나눠 누가 살 수 있는 건지 내부 스터디를 했다"며 "(유진그룹은)스터디의 결과"라고 말했다. 

노종면 의원은 "(유 대표는)증인이다. 의원실에서 이미 NH투자증권 측에 확인을 했다"며 "유진그룹이 먼저 자문을 요청해왔다. 왜 거짓말을 하나. (유진그룹과)접촉이 있었나 없었나"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윤병운 대표는 "그건 자문요청이 아니다"라면서 "(유진그룹으로부터)연락이 왔었다. 연락 받은 내용은 YTN에 대한 공시 내용을 정리한 리포트를 달라는 요청"이라고 했다. 

노종면 의원이 "왜 처음부터 유진과 사전에 접촉했음을 인정하지 않고 '스터디'라는 이상한 표현을 썼냐"고 묻자 윤병운 대표는 "방금 전에 사실관계를 추가로 말씀드렸다"고 해명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왜 말을 바꿨는지 답변해보라"고 묻자 유병운 대표는 "말을 바꾼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1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가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국회방송 갈무리)
1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가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국회방송 갈무리)

노종면 의원실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이 '스터디 결과'라며 만든 YTN 인수 희망 기업 리스트에 유진그룹을 비롯해 언론사 11곳, 언론사 보유기업 5곳, 언론사 보유를 희망하는 기업 15곳 등 총 31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통매각'이 이뤄지면서 이 중 최소 절반 이상의 기업은 YTN 지분 인수를 시도조차 못하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통매각 방식도 여전히 의문을 남긴다. 삼일회계법인은 애초 한전KDN에 매각주관사 제안서를 내면서 1안으로 '단독 매각'을 제시했다. 한국마사회 지분과 따로 팔아야 가격경쟁력이 있고 신속하게 팔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특히 방송법상 대기업과 신문·뉴스통신사는 보도전문채널 지분을 30% 초과해 소유할 수 없기 때문에 한국마사회 지분을 합쳐 '통매각'(공동매각)을 할 경우 잠재적 매수자의 참여를 막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럼에도 삼일회계법인은 돌연 '통매각'이 적절하다고 입장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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