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이강택 미디어재단 TBS 초대 대표이사가 건강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다. 이 대표의 임기는 내년 2월까지다. 이 대표는 최근 척수증 수술을 받았다.
TBS는 당분간 대표이사 대행체제로 운영되며 차기 사장 선출을 위한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TBS는 지방정부·의회 권력의 교체와 대표이사 궐위로 일대 변화를 맞게 됐다.
이 대표는 10일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척수증 치료가 오래 걸릴 것 같아 TBS로 복귀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크게 3단계 치료 과정에서 수술은 1단계라고 한다. 대략 1년 안팎의 치료기간을 두어야 한다고 한다"며 사의표명 이유를 설명했다. 이 대표는 오는 15일 서울시에 사표를 제출한다.

TBS 정관은 대표이사 궐위 시 이사회 의결을 거쳐 이사 중 직무대행자를 지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TBS 이사회는 이 대표 사표 수리가 예상되는 이달 말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지정할 계획이다.
아울러 TBS 이사회는 다음주 중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한다. 이 대표와 임기가 같은 이사 4명, 감사 1명도 이번 임원추천위에서 다뤄지게 된다. TBS 임원추천위원회는 총 7명으로 서울시장이 2명, 서울시의회가 3명, 이사회가 2명을 추천한다. 미디어재단 TBS 출범 때와 비교해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과 과반의석을 차지한 국민의힘 서울시의원들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게 된다. 대표이사는 시민평가단 평가점수 40%, 임원추천위원회 결정 60%를 합산해 선임된다. 이에 따라 대표이사 후보는 공개정책 설명회를 거치게 된다.
이 대표는 TBS가 서울시 산하 사업소 '교통방송' 시절인 2018년 10월 대표로 취임해 2020년 미디어재단 TBS 독립법인화를 이끌었다. 독립법인화 이전까지 TBS는 임기제 공무원·비정규직으로 구성된 방송사였다. 콘텐츠는 기상·교통 정보 전달, 서울시정 단순 홍보 위주였다. 소유주인 서울시장의 입김에 의해 정치적 독립성과 제작 자율성이 흔들리기도 했다.
이 대표는 미디어재단 TBS 출범과 함께 시민평가단 평가를 거쳐 초대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후 TBS는 '시민참여형 지역공영방송'을 표방하며 '우리동네 라디오' '시민영상 특이점' '아빠들의 육아수다' 등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콘텐츠들을 생산해내기 시작했다.
인력구조는 독립법인화 이후 인력 상당수가 정규직 전환이 되면서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비정규직 백화점'이라고 평가받는 방송업계에서 선도적인 시도로 평가 받았다. 독립법인화를 통해 채용·부서 개편 등 조직운영의 자율성이 생기면서 뉴미디어·시민참여 전략에 나설 수 있었다.

TBS는 정치·경제적으로 서울시로부터 완전히 독립되지 못한 한계가 있다. TBS 이사회에는 현재까지 당연직 이사로 서울시 홍보·재정라인 공무원 2명이 포진하고 있다. 임원추천위원회 구성은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규정되어 있어 서울시·서울시의회 입김을 배제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개정이 필요하다.
방송통신위원회는 TBS 독립법인화를 허가하면서 '공공성 저해'와 타 지상파 라디오 반발 등을 이유로 상업광고를 허용하지 않았고, TBS는 재정 70% 이상을 서울시 출연금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공정성 논란으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현 여권의 타깃에 오르면서 서울시 출연금 삭감 논란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서울시의원들은 서울시 출연금을 끊는 내용의 'TBS 조례 폐지안'을 추진 중이다. TBS 양대노조(TBS노동조합·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는 이 대표 사퇴와 '조례 폐지안' 철회를 촉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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