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오늘 MBC 카메라는 왜 안 왔죠? 취재거부하는 겁니까?"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KBS·MBC 때리기를 이어갔다. 권 원내대표는 "공영방송을 특정 세력이 아닌 국민 품으로 돌려드리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이 방송을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1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보수 언론시민단체 '불공정방송 국민감시단'의 대선 모니터링 결과를 거론하며 "문재인 정권에서 공영방송 불공정 편파보도가 끊이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운데)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운데)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권 원내대표는 "정권 부역이라는 표현이 등장할 만큼 당시 여권인 민주당에 유리하도록 이슈를 편항적으로 다루거나 쟁점을 왜곡한 사례가 가득하다"며 "우리 당에서 최근 3년간 KBS·MBC 시사보도 불공정 사례를 모니터링한 결과 MBC는 405건, KBS는 365건"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편파보도에는 눈을 감고, 불리한 보도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하려던 민주당이 정권이 바뀌었다고 방송 장악 운운하는 것은 양심불량"이라며 "민생 위기라면서 있지도 않는 일을 과대망상해 원구성을 지연하는 것은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21대 국회 후반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민의힘 간사로 확정된 박성중 의원은 "KBS·MBC가 민노총(민주노총)에 완전히 장악된 노영방송이라는 증거는 차고 넘친다"며 권 원내대표의 '언론노조 방송장악'설에 힘을 실었다. 박 의원은 KBS·MBC 임원 대부분이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 소속이라며 이 때문에 편파방송이 자행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권 원내대표는 회의 중간 "오늘 MBC 카메라는 왜 안 왔냐. 취재 거부하는 거냐"고 날을 세웠다. 이후 권 원내대표는 "오늘 MBC 카메라가 안 온 것은 취재 거부가 아니라 당번이 아니라서라고 한다. 오해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동석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권 원내대표의 말에 웃음을 지었다.

권 원내대표는 회의 종료 후 KBS·MBC 기자들이 질문을 하려 하자 "두 분은 그만하라"고 제지했다. 또 행사 참석을 위해 이동하던 중에는 KBS 기자와 설전을 벌였다. '사주가 있는 회사는 사주 뜻대로 보도가 된다고 생각하나', '노조 출신 간부가 많다고 불공정 보도가 많은가' 등의 질문이 이어지자 권 원내대표는 "KBS 보도를 보라. 양심이 있으면 그런 질문을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TBS를 압박하기도 했다. 그는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 통화에서 "교통방송(TBS)같은 경우 국민 혈세로 운영되는데 민주당에 완전히 경도된 인사가, 김어준 씨 같은 분들이 얼마나 편파적으로 운영을 했냐"며 "이런 것이 진짜 방송장악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전날(14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통화에서 "우리 여당이 어떻게 방송을 장악할 수 있겠나. 장악할 방법이 없다"며 "지금 인터뷰하는 KBS를 비롯해 MBC, 다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가 좌지우지하는 방송 아닌가. 솔직히 깨놓고 얘기해서"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언론시민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방송장악 획책하는 국민의힘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미디어스)
언론·시민단체들이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방송장악 획책하는 국민의힘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미디어스)

언론노조는 권 원내대표의 주장은 허위사실 유포라며 책임을 묻겠다고 예고했다.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14일 "이런 망발을 쏟아내는 권 원내대표를 비롯해 국민의힘이야말로 언론정책, 언론철학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아볼 수 없는 정당"이라며 "솔직히 말해 이명박 정부 시절 인사들이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 뒤에 숨어 언론장악을 획책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15일 논평을 내어 "공영방송의 보도가 노동조합이나 어느 특정한 조직과 집단에 좌지우지된다는 발상은 너무 깊이가 얕다. 이는 역으로 본인은 부정하지만 ‘언론과 방송의 장악’이라는 속내의 반증"이라며 "권성동 의원과 국민의힘 그리고 윤석열 정부의 노동조합에 대한 무지와 편견 그리고 민주노총에 대한 혐오를 지적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이명박·박근혜 시절 방송 민주화를 위해 헌신한 언론노동자의 투쟁을 부정한 것이고, 이를 지지하고 연대한 절대다수의 노동자와 시민을 모욕한 것"이라며 권 원내대표에게 노동3권을 명시한 헌법 33조를 알려준다고 했다. 

현재 진행 중인 여야 원구성 협상의 최대 쟁점은 과방위원장으로 좁혔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의 사퇴를 압박하는 국민의힘과 여당의 방송장악을 막겠다는 민주당이 맞붙었다. 14일 한 때 원구성 협상 쟁점 사안에 대해 잠정 합의했다는 소식이 알려졌지만 이내 협상이 결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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