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이 “국민의힘은 방송 장악에 있어 전과 집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이 ‘언론노조가 KBS, MBC를 장악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계속되고 있다.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1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이) 어떻게 공영방송을 통제했는지 증거로 드러났지 않냐, 10년도 안 된 최근의 역사”라고 강조했다. 윤 위원장은 근거로 이명박·박근혜 정권 당시 국가정보원 문건, 김영한 전 민정수석 비망록 등을 거론했다. 윤 위원장은 “그 당시에 언론 통제 치하에서 해고당했다가 유명을 달리한 이용마 동지가 곧 3주기인데, 그 앞에서 감히 장악 의도가 없다는 말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1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방송화면 갈무리
1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방송화면 갈무리

‘권 원내대표 발언 이전에도, KBS와 MBC 등은 노영방송이라는 말이 나온 적이 있지 않나’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윤 위원장은 “언론노조에서 과거 활동했던 분들이 (공영방송) 경영진이어서 노영방송이라는 논리구조를 갖고 있는 것 같다”면서 “그러면 검찰 출신 윤석열 대통령 치하에서 지금 물가가 치솟고 경제난이 벌어지는 건 검찰의 책임인가, 윤석열 정부의 책임인가”라고 꼬집었다. 

'권 원내대표가 기자들과의 설전 중 소속을 물는 것'과 관련해 윤 위원장은 “정치인과 언론인 사이에서 현안을 두고 논쟁을 벌일 수는 있다”면서 “(기자의) 소속을 물어보고, 자기가 맘에 안 드는 언론사는 배척하고, 자기편을 들어주는 언론만 상대하겠다는 것은 진영논리의 연장선상”이라고 지적했다.

윤 위원장은 여야가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것에 대해 “특정 정당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언론노조 입장에서 언론개혁의 핵심은 방송의 정치적 독립 제도화라고 말한 바 있다”면서 “그런데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그렇고 권력교체기만 되면 공수를 바꿔 공영방송을 놓고 쟁탈전을 벌이는 것은 아주 익숙하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과방위 문제는 권력이 방송을 장악할 수 있는 잘못된 관행을 누가 끊어낼 수 있는가, 거기에 중심을 두고 정리하면 될 문제”라고 덧붙였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과 정연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거취에 대한 여당의 문제제기가 방송장악의 전조로 보는가’라는 질문에 윤 위원장은 “2008년 비슷한 풍경을 목격했고, 그 당시 이명박 정권 하에서 이루어졌던 방송 장악의 흐름과 유사한 것은 사실이다.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권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KBS를 비롯해 MBC 다 민주노총 산하의 언론노조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방송이 아니냐”라고 주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KBS)사장 임명권이 있지만, (사장을) 임명한다고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민주노총 소속 노조원들이 사장 말을 듣겠냐”고 했다.

방송 이후 국회에서는 해당 주장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기자들이 '어떤 배경에서 민주노총이 방송을 장악했다고 말한건가', '기자들은 개인의 양심에 따라 취재하는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생각하지 않느냐'' 등의 질의를 하자 권 원내대표는 기자의 소속을 물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권 원내대표는 자신의 발언에 사과할 의사가 없으며 언론노조 위원장하고 일대일 토론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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