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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6화- 이재한과 박해영을 각성시킨 차수현의 죽음, 두 형사의 외로운 투쟁이 시작됐다[블로그와]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자이미 | 승인 2016.02.07 15:48

빠른 전개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높였던 <시그널>은 주인공인 차수현마저 폭발 사고로 숨지게 만들었다. 물론 차수현이 그렇게 극에서 빠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는 없다. 과거가 바뀌면 현재도 바뀐다는 기본적인 가치가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차수현의 죽음은 과거와 현재의 두 남자를 각성시켰고, 사회악에 맞선 두 형사의 외로운 투쟁은 이제 시작되었다.

충격적인 차수현의 죽음;
대도 사건을 통해 드러낸 부정한 권력에 대한 외침

"돈 있고 빽 있으면 무슨 개망나니 짓을 해도 잘 삽니까? 20년이나 지났는데 뭐라도 달라졌겠죠?"라고 울분을 토하던 이재한의 외침은 박해영을 향한 것은 아니었다. 과거 돈 권력을 가진 자에 의해 날갯짓이 시작됐고 현재의 차수현까지 죽이는 이유가 되었다.

한영 대교가 무너지며 수많은 이들이 죽어야만 했다. 그리고 이번 납치 피해자와 그녀의 아버지 역시 그 사고의 생존자였다. 그들은 그 긴 시간 동안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항우울제까지 복용해야만 버틸 수 있는 고통 속에서 살아가야 했다.

납치된 신여진은 자신의 집으로 전화를 걸었다. 울먹이며 전화를 건 여진은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준다. 꽉 막힌 공간에서 춥다고 외치는 여진은 냉동탑차에 갇혀있는 것으로 추축되었다. 휴대전화를 통ㅇ해 납치된 공간이 어디인지가 명확해진 상황에서 형사들은 모두 냉동탑차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 tvN 금토드라마 <시그널>

해영은 오경태가 일부러 증거를 남기며 납치한 이유는 따로 있다고 확신한다. 신여진의 아버지에게 복수하기 위함이라는 해영의 추리는 정확했다. 신여진이 살고 자신의 딸 은지가 죽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여진의 아버지인 신동훈 때문이라 믿고 싶었던 오경태였다.

오경태는 처음부터 자신의 딸과 같은 나이의 여진을 죽일 생각은 없었다. 다만 살릴 수도 있었던 은지를 살리지 못했던 자신의 처지와, 현장에서 자신의 딸을 살린 동훈의 행동에 분개했다. 은지가 부서진 버스 안에서 아버지를 바라보며 "아빠"라고 이야기를 하는 마지막 모습과 버스 폭발은 경악스럽기만 했다.

20년 복역하며 몇 번의 탈옥을 시도하기도 했던 오경태가 전기 기술을 배운 것은 취업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같은 방식으로 복수를 하기 위해서였다. 냉동탑차에 신여진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킨 후 혼란을 줘 경찰들을 따돌리고, 여진의 아버지에게 같은 고통을 주기 위해 덫을 놨다.

문제는 그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수현이 희생자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오경태가 장치한 폭탄이 든 냉동탑차는 한영대교 위령비 앞에 세워져 있었고, 납치된 신여진을 구하기 위해 탑차 안에 들어선 수현이 불을 켜는 순간 발생한 불꽃은 폭발로 이어지며 뒤늦게 쫓아온 해영의 눈앞에서 죽고 말았다. 말도 안 되는 이 상황은 충격적이었다.

과거 잘못된 결과 하나가 현재의 다른 누군가를 죽게 하는 방식은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해영과 재한이 과거 사건에 개입하며 혹독한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진범을 잡지 못하면 억울한 희생자가 나올 수밖에 없는 이 지독한 현실 속에서 수현은 끔찍한 방식으로 죽고 말았다.

   
▲ tvN 금토드라마 <시그널>

잘못된 복수로 인해 누구보다 인간적인 경찰이었던 차수현은 죽어야만 했다. 평생 한 남자만 사랑했고, 그렇게 사라진 그 남자를 잊지 못한 채 살아왔던 차수현. 그녀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는 가족들의 오열과 동료를 떠나보내야만 하는 거친 형사들의 뜨거운 눈물은 참혹할 정도였다. 나비의 지독한 날갯짓은 그렇게 죽지 말아야 할 사람을 죽게 만들었다.

수현의 죽음 뒤 절망에 빠져있던 해영은 각성하게 된다. 생전에 그녀가 했던 발언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프로파일러에 걸맞게 사건 전체를 바라보고 핵심을 잡아낼 수 있어야 한다는 수현의 말을 되뇌며 고심했다. 해영이 그녀를 다시 살리기 위해선 20년 전 '대도사건'의 진범을 꼭 잡아야만 했다.

이재한이 있던 과거 진범을 잡게 된다면 현재의 수현은 살릴 수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공조 수사가 절실했다. 그들은 한 사람의 용의자를 특정하게 된다. 마지막 사건의 피해자였던 한세규였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상한 이 사건에서 범인은 내부 사정을 너무 잘 알고 있는 존재다. 그리고 네 곳에 사는 이들 중 4명이 같은 학교를 다닌 동창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고, 그 연결고리는 결국 한세규이 범인일 것이라는 확신으로 다가온다.

과거의 재한 역시 이미 결론 난 '대도 사건'을 다시 수사하기 시작한다. 당일 완벽하게 구축된 상황 속에서 빠져나갈 곳이 없는 이 사건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다. 재한의 의문은 형사 반장에 의해 묵살되고 말았다. 사람들에게도 '급'이 있다며 검사장 아들이 범인이겠냐고 질타하는 상황 속에서 결국 진범을 잡기 위해서는 '증거'를 찾아야만 했다.

현재의 해영도 과거의 재한도 사건을 재수사하며 진범은 목격자 한세규라고 확신했다. 문제는 그에게 접근하기가 과거나 현재나 어렵다는 사실이다. 과거 검사장의 아들이었던 한세규는 여전히 잘 살고 있다. 권력은 또 다른 권력을 낳고 그렇게 그들의 권력은 대물림되고 있었다.

   
▲ tvN 금토드라마 <시그널>

다시 과거의 '대도 사건'에 집착하고 있는 해영에게 슬쩍 관련 사건자료를 흘려주는 김계철 형사로 인해 보다 체계적으로 과거 사건을 수사할 수 있었다. 그렇게 압축된 범인. 하지만 검사장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는 현실은 과거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았다.

권력은 그렇게 정교하게 대물림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세규가 목격자 행세를 하며 오경태를 지목한 이유는 단 하나였다. 생선을 배달하던 오경태는 한세규의 집에 배달하려다 잘못해 그와 부딪치며 생선을 쏟고 말았다. 그 상황은 한세규를 분노하게 했고, 그게 발단이 되어 그는 자신이 목격했던 오경태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그저 생선이 자신의 옷에 묻었다는 이유로 다른 이의 삶을 철저하게 망가트린 잔인한 존재인 한세규는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세상을 살고 있다. 아버지의 권력으로 키워진 망나니는 그렇게 자신의 잘못을 숨긴 채 권력의 비호를 받으며 호의호식하고 있다.

한세규를 잡아넣기 위해서는 증거가 절실하다. 하지만 집안에는 없을 그 장물은 시장에도 퍼지지 않은 채 어딘가에 숨겨져 있다. 재한은 그 장물을 찾기 위해 모든 곳을 뒤지지만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난관에 빠진 그들은 뒤늦게 깨닫게 된다. 한세규가 타고 다니던 빨간색 차가 사라진 것이다. 그건 그 차량 안에 증거물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가 된다. 그렇게 범인을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을 키운 이재한과 박해영의 합동 수사는 차수현을 살리기 위한 유일한 방법으로 다가왔다.

   
▲ tvN 금토드라마 <시그널>

정말 잘못한 자들에 대해서 생각하지 못하고 같은 피해자인 신여진과 그녀의 아버지에게 복수심을 키웠던 오경태. 이런 상황은 우리 사회에서 일상적으로 접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갑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을들을 싸우게 한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증오하게 만드는 것은 갑들이 세상을 지배하는 방법이다. 모든 화살을 을에게 돌리며 만만해 보이는 서로를 시기하고 질투하게 하며 정작 사건의 본질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하는 것이 바로 갑들의 지배방식이다.

우리는 다음 세대를 위해 과거의 이재한이 되어야 한다. 작가가 용도 폐기된 배터리도 없는 무전기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며, 사라진 재한과 소통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의도이 것이다. 과거를 통해 현재를 이야기하는 방식은 그저 사극에서만 사용되는 형식은 아니다. 과거의 재한을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그가 된다. 그리고 미래의 해영을 위해 우리가 해줄 수 있는 일은 그들이 억울해하지 않을 바른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그게 바로 드라마 <시그널>이 우리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일 것이다.

<시그널>이 대단한 이유는 이런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해주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메시지 전달에만 집착한 드라마가 아니라는 점이 진정 위대한 이유다. 출연하는 그 어떤 이들도 연기에 흠이 없다. 작은 배역을 맡은 이들마저도 명품 연기를 선사하고 있다.

차수현의 어린 조카들이 이모의 죽음을 알아채고 고개를 돌리며 슬픔을 표현하는 장면은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감독의 연출이 만든 결과이지만, 수현의 어머니가 온몸으로 표현하는 슬픔, 그리고 대도가 보인 간절함이 담긴 표정 연기 등 그 어떤 장면도 쉽게 넘길 수 없는 이들의 명연기가 곧 <시그널>을 최고로 만드는 절대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자이미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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