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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일만의 장례식, 삼성AS기사 염호석씨 영면하다[현장]40여일 동안 노숙 농성한 동료들, 그의 유언을 잇다
박장준 기자 | 승인 2014.06.30 13:15

76년 무노조 경영 삼성에서 첫 단체협약을 이끌어 낸 삼성전자서비스 AS기사들이 동료 고 염호석씨 영결식을 치렀다. 염씨는 삼성전자서비스 간접고용노동자로 지난달 17일 “더 이상 누구의 희생도 아픔도 보질 못하겠으며 조합원들의 힘든 모습도 보지 못하겠기에 절 바칩니다. 저 하나로 인해 지회의 승리를 기원합니다”라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 30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 앞 농성장에서 열린 고 염호석씨 영결식. 염씨는 34세로 지난달 17일 강릉 정동진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진=미디어스)

염씨의 동료 수백 명은 40여 일 동안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노숙농성을 벌였다. 그리고 지난 29일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염씨의 동료들은 ‘원청’ 삼성전자서비스의 사과를 받아냈고, 없던 기본급을 만들었고,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받았다. 그리고 30일 동료 800여명 등 1500여명은 염씨가 유서에 쓴 대로 단체협약을 체결한 뒤에야 장례를 치렀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난달 18일 경찰은 유가족 일부를 설득, 서울의료원 강남분원 장례식장에 있던 고 염호석씨의 시신을 탈취했다. 당시 어머니 김정순씨는 “아들의 유언대로 해달라”고 말했으나 경찰은 유골함마저 가져갔다. 시신 탈취 과정에서 라두식 수석부지회장은 연행됐고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지난달 21일 구속됐다. 위영일 지회장도 22일 구속됐다.

   
▲ 영결식에 참석한 유가족과 장례위원들, 조합원 및 시민 등 1500여 명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미디어스)

김정순씨는 30일 농성장에서 열린 영결식에서 “우리 석이가 마지막에 훨훨 날아갈 수 있도록 도와줘서 고맙다”며 울었다. 곽형수 지회장 직무대행은 “호석이는 우리에게 흩어지지 말고, 흔들리지 말라고 했다”며 “가만히 있으면 죽을 것 같아 노조를 만들었지만 삼성은 우리를 더욱 더 쥐어짰다. 그런데 우리는 해냈다. 호석아, 우리가 삼성을 무너뜨렸다”고 말했다.

이들은 영정을 들고 삼성전자 본관 주변을 행진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이것은 장례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이건희 삼성과 박근혜 정부를 끝내는 싸움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염씨의 유언대로 이날 오후 4시께 강릉 정동진에서 노제를 지낸다. 이튿날 경남 양산에서 노제를 진행하고, 솥발산 열사모역에서 하관식을 끝으로 장례일정을 마친다.

   

▲ 영결식 동안 삼성전자서비스 AS기사들은 고 염호석씨의 영정 사진을 들고 있다. (사진=미디어스)

   
▲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소속 조합원들은 만장을 들고 영결식 장소를 지켰다. (사진=미디어스)
   
▲ 영결식에서 진혼무를 추고 있는 춤꾼 서정숙씨. (사진=미디어스)
   
▲ 눈물을 흘리는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사진=미디어스)
   
▲ 추모시를 읽고 있는 송경동 시인. (사진=미디어스)
   
▲ 곽형수 지회장 직무대행이 염호석씨 영정을 들고 있다. (사진=미디어스)
   
▲ 고 염호석씨 유골함. (사진=미디어스)
   
▲ 삼성전자 사옥 주변을 행진하는 염씨의 동료와 시민들의 모습. (사진=미디어스)
   
▲ 삼성전자 사옥 주변을 행진하는 염씨의 동료와 시민들의 모습. (사진=미디어스)
   
▲ 삼성전자 사옥 주변을 행진하는 염씨의 동료와 시민들의 모습. (사진=미디어스)
   
▲ 삼성 사옥에 걸린 삼성 깃발. (사진=미디어스)
   
▲ 43일 만에 치워진 노숙농성장. 농성장 바닥에 ‘무노조는 끝장났다’는 구호가 적혀 있다. (사진=미디어스)

박장준 기자  wesh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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