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R&D(연구·개발) 예산 삭감의 명분으로 '과학기술계 카르텔'을 주장한 대통령실 출신 조성경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1차관이 고급음식점 등에서 업무추진비를 사용하고 거짓 신고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조 차관은 "국민세금을 단 한 푼도 개인적으로 쓴 적 없다"는 입장이다. 

15일 JTBC '뉴스룸'은 조 차관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단독] 보도했다. JTBC 보도에 따르면 조 차관은 지난해 9월 26일 저녁 과학기술계 전문가 의견 청취 명목으로 서울 종로구의 고급 한식집을 찾았다. 조 차관 업추비 사용 내역에는 이날 9명이 26만 원을 사용했다고 나온다. 1인당 최대 식사비 3만원 규정을 지킨 것이다. 

하지만 해당 한식집은 저녁엔 1인당 10만 원짜리 코스요리만 판매하고 있었다. 이 식당에서 26만 원을 썼다면 9명이 아닌 2명이 식사를 했다는 얘기다. 

조성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 (사진=연합뉴스)
조성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 (사진=연합뉴스)

조 차관은 JTBC에 해당 식당을 알지 못한다고 해명했다. JTBC가 구체적인 정보를 제시하자 조 차관은 해당 식당 옆에 같은 브랜드의 다른 식당이 있고, 이 곳은 비싼 음식을 판매하지 않는다고 했다. JTBC는 "두 곳 모두에서 영수증을 받아봤다. 대표는 같은 사람이지만 음식점 이름과 사업자번호가 다르다"며 "거짓 해명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차관은 지난해 7월 19일 저녁 서울 강남구 도곡동 자택 근처의 고급 소고기 전문점을 찾았다. 연구현장 전문가 면담이 명목이었다. 6명이 21만 원을 지출했다. 해당 소고기 전문점은 110g당 등심 9만 8천 원, 안심 12만 원이었다. 조 차관은 지난해 7월 25일에는 우주청 설립 관련 9명이 30만 원을, 8월에는 집 근처 또다른 고급 소고기 전문점에서 연구현장 전문가들을 만난다며 9명이 28만 원을 지출했다.

'지금 액수로는 미역국 드셔야 하는 액수인데 여러 명 모아서 미역국에 밥만 드신 건가'라는 질문에 조 차관은 "제가 드릴 말씀은 없다"고 했다. '국민세금인 업추비 내역을 솔직하게 기록한 게 맞느냐'는 질문에 조 차관은 "저는 단 한 푼도 국민 세금을 제 개인적으로 쓴 적이 없다"고 답했다. 

JTBC '뉴스룸' 1월 15일 보도화면 갈무리 
JTBC '뉴스룸' 1월 15일 보도화면 갈무리 

JTBC는 조 차관이 이 같은 방식으로 집근처 고급 고깃집, 중국집, 스시집, 제과점 등을 여러 차례 이용했다고 보도했다. '대전에 있는 연구단지 사람들을 집앞까지 부른건가'라는 JTBC 질문에 조 차관은 "운전하는 주무관이 있는데 늦게까지 운전하게 기다리게 하는 게 싫었다"며 "제가 기후위기나 에너지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차를 오래타거나 이런 건 별로 적합하지 않다"고 답했다. 

조 차관은 지난해 12월 R&D 예산 삭감 문제와 관련해 '과학기술계 카르텔' 때문에 R&D 예산이 부정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취지로 말한 바 있다. 올해 R&D 예산은 전년 대비 4조 6천억 원 삭감된 26조 5천 억원으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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